2024.11.11 (월)

  • 구름조금동두천 13.8℃
  • 구름많음강릉 15.7℃
  • 구름많음서울 15.2℃
  • 맑음대전 13.3℃
  • 맑음대구 15.2℃
  • 맑음울산 15.1℃
  • 맑음광주 15.6℃
  • 맑음부산 16.7℃
  • 맑음고창 11.9℃
  • 맑음제주 16.1℃
  • 구름많음강화 14.1℃
  • 맑음보은 10.4℃
  • 맑음금산 11.6℃
  • 맑음강진군 12.7℃
  • 맑음경주시 14.4℃
  • 맑음거제 15.9℃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금투세 폐지, 얄팍한 속셈과 소탐대실’ 이준구 교수에 찬성하고, 반대한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몇몇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론을 보면, 근거 없는 동어반복이다.

 

주식투자를 안 해봤으면 금투세 말을 꺼내지 말라느니,

뜻은 좋은 데 민심이 안 좋으니 유예‧폐지하자느니.

 

유리한 대로 전제를 짜서 말씀들 하시는데,

그 전제에 대한 근거는 도통 알 수가 없다.

 

금투세 관련 주된 반발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제도상 펑크가 있다는 말이고,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 같다가 두 번째다.

 

첫 번째 ‘사모’펀드 이야기 좀 해보자.

 

세율 이야기가 웃긴 게, 애초에 종합소득세에 비하면 금투세 자체가 특혜적 세금 체제다. 미국은 양도소득, 주식투자소득 할 것 없이 모아서 종합소득 과세한다. 우리는 양도세나 금투세 등은 종합소득에서 빼주는 거다. 그것도 미장 등 해외투자는 250만원 공제치고 과세하는 건데, 국장(국내투자)은 5000만원 공제치고 과세하는 거다.

 

혹자는 한국 현실 좀 생각하라고 그러던데, 대만 금투세는 하락 끝에 폐지했지만, 일본은 1980년대 버블이 터지고도 주식 양도세를 시행했다. 현상은 일률적으로 볼 수 없고, 상황과 전개가 다르다.

 

동일기업 과세특례 이야기는 어쩌다 나온 소리인지 모르겠다. 2009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이전에도 사모는 배당가능 이익을 초과해 배당하면 법인세를 털어낼 수 있었고, 2009년부터는 세무서에 사전신청을 해야 받을 수 있게 해 뒀다. 동일기업 과세특례 하든 말든 펀드 운용사(GP)와 출자 기관(LP), 투자자는 번 만큼 세금 내야 한다. 해산하면 배분받은 만큼 세금 내야 한다.

 

두 번째, 큰 손들이 빠진다.

 

빠진다는 상상은 자유이긴 한데, 빠져도 한국 주식판 구조는 안 바뀐다.

 

주가는 자금흐름에 따라 출렁출렁 이는 파도와 같다. 큰 손들 빠져도 거래가 이뤄지는 한 눈치 보다가 저점에서 사고, 고점에서 파는 방식은 똑같다.

 

장기적으로 그 파도 높낮이를 정하는 건 견실한 기업성장과 합당한 배당이 돼야 할 테지만, 한국에서는 대주주 일가가 기업경영을 꽉 쥐고 배당을 잘 안 한다. 그리고 합병이니 사업부 분할을 통해 성장과실을 확정적으로 빼먹는다. 그러니 한국 주식시장은 투자가 아닌 사고파는 돈놀이에 멈춰 있고, 작전세력이 장난치기가 좋은 거다.

 

금투세는 그 작전세력들을 겨냥한 법이다. 꽉 막힌 대주주와 갑갑한 개미들 사이에서 피를 빠는 작전세력에 과세하자는 거다.

 

물론 과세 대상인 고수익자 중엔 선량한 투자자도 있을 거다. 그런 큰 손들은 수익이 있는 한 남을 거다. 수익이 없으면 금투세 있든 없든 나간다. 요즘 누가 국장 말고 미장이 대세라는 데, 금투세 때문에 나가는가? 5000만원 공제해준다는 국장이 있는데도, 250만원 공제받으면서도 미장 나가지 않는가. 그리고 통상 큰 손이라면 기관들을 말하는 데 금투세도 안 내는 기관들이 왜 국내 투자를 줄이거나 늘리겠는가.

 

그런데 지금 전개되는 금투세 논의는 이런 게 아니다.

 

처음부터 100 아니면 시행하지 마라. 이런 식이다.

 

일하려는 사람들은 절대로 이런 화법을 쓰지 않는다.

금투세가 없으면, 주식시장이 잘 될 것처럼 말하는데 금투세 없는 상태에서 70년 끌고 와봤다. 무엇이 있었는가.

 

그리고 리스크 없는 수익은 없다. 오류 없는 제도도 없다.

 

유효성, 적합성, 효과성… 아무리 좋은 기계를 만들어도 자기가 모르는 오류가 터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업은 A/S 센터 두고, 학생은 오답 노트 만드는 거고, 정부는 매년 세법개정안이란 걸 하는 거다. 사람은 불완전하고, 제도도 불완전하기 마련이다. 오로지 일을 망치려는 사람들만이 제도를 도덕이나 완벽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의 글에 찬성한다.

 

10월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금투세 폐지 쪽으로 돌아선 민주당의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행보’라고 올린 글이다. 길지도 않고, 명료하고 쉬운 글이다.

 

그럼에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종부세나 금투세 감세는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것, 소비‧투자심리와 무관.’

 

‘금투세 폐지는 표 몇 장 더 얻으려는 얄팍한 속셈.’

 

‘민주당의 금투세 폐지는 부자감세를 반대하는 지지층을 배반하는 꼴이 될 것.’

 

구구절절 찬성하지만, 단 하나 결론은 동의하지 않는다.

 

‘남은 선택지는 정치에 아무런 희망도 걸지 않는 냉소적인 방관자가 되는 길뿐.’

 

교수님 결론에 심정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반대한다.

 

전제는 부합하다고 보여지나,

결론이 아직 관측되지 않았다.

 

베팅은 100%일 때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4일 민주당 의총에서는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가 그간 유보적 입장을 표명했지만,

때로는 낮은 가능성에 베팅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런 과정은 늘 실망과 분노가 함께 한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할 때 유독 그러하다.

 

그럼에도

결론을 관측하기 전까진

베팅 철회할 생각은 없고, 미리 실망할 생각도 없다.

 

베팅 결과가 기대와 다르면,

다음 베팅은 그다음의 일이다.

 

그러하기에

이준구 교수님의 말씀에 찬성하고, 또한 반대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아이 낳고 싶지 않은 여성이 대부분인 나라
(조세금융신문=이상현 편집국 부국장) 1년 가까이 저출생 문제를 장기 취재하면서 줄곧 든 생각이 한국의 미디어 환경이다. 방송카메라는 온종일 독신 유명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 연예인 가족의 일상을 샅샅이 훑는다. 시청자들은 간간이 미소 짓고, 자주 한숨 짓는다. 저소득 노동자들의 일상은 대략 비슷하다. 택배상자를 뜯어 찰나의 소소한 행복감에 젖고, 대기업의 반제품 요리재료꾸러미(meal kit) 포장을 뜯어 백종원의 지침대로 요리도 해먹는다. 다국적 미디어 플랫폼 N사의 영화를 보다가 잠든다. 침대에 누워 SNS를 뒤적일 시간도 사실 그리 넉넉하지는 않다. 그저 그런, 그냥 일상의 연속이다. 바다가 보이는 별장에서 진짜 정성을 기울여 만든 요리를 함께 모여 먹는 장면을 보면서 컵라면을 먹는다. 1인당 입장료가 15만원인 호텔 수영장에서 아이와 신나게 물장난을 치는 장면을 보면서 한숨을 쉰다. 아이를 태운 유모차 값이 850만원짜리라는 걸 결혼한 친구로부터 들었기 때문에 한숨은 잠시 분노 섞인 탄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TV나 유투브를 보는 동안 내 인생과 연예인의 인생은 그럭저럭 공존한다. 폼나는 부분은 연예인 인생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 궁색하고 구질
[인터뷰] 인성회계법인 이종헌 회계사 “세무회계 전문가, AI활용으로 더욱 고도화된 역할 감당해야”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지난 8월 26일 홀리데이인 인천송도 호텔에서는 ‘2024 인천지방세무사회 회직자 워크숍’이 열렸다. 상생과 화합을 다짐하는 이 자리에서는 ‘회직자가 알아야 할 회무 관련 규정’, ‘온라인 전자투표’ ‘GPT를 활용한 전문직의 미래’ 등의 다양한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이날 취재를 하면서 생성형 AI를 대표하는 ChatGPT 등을 세무회계 전문가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고, 또 앞으로 어떤 또 다른 미래가 다가올까에 관심이 더해졌다. 이날 ‘GPT를 활용한 전문직의 미래’ 강의는 인성회계법인 이종헌 회계사가 맡았다. 가장 먼저 소개한 것은 AskUp(아숙업)이다. 카카오톡 채널인 아숙업을 통해 ChatGPT 무료 버전을 활용할 수 있었다. 필자도 바로 채널을 추가해서 활용해 봤다. 변화하는 세상이 한 걸음 더 다가간 느낌이 들었다. 이종헌 회계사를 만나 워크숍 참석한 세무사들의 반응과 함께 세무회계 전문가들이 앞으로 어떻게 AI를 대비하는 게 좋을까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강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많은 세무사가 AI, 특히 GPT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셨어요. 질의응답 시간에는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