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3 (목)

  • 구름많음동두천 22.9℃
  • 구름조금강릉 25.0℃
  • 구름많음서울 24.5℃
  • 구름많음대전 24.6℃
  • 구름많음대구 24.9℃
  • 구름많음울산 24.5℃
  • 구름많음광주 24.4℃
  • 구름많음부산 26.3℃
  • 구름많음고창 23.1℃
  • 구름조금제주 26.4℃
  • 구름많음강화 24.0℃
  • 흐림보은 22.3℃
  • 구름많음금산 24.1℃
  • 구름많음강진군 25.7℃
  • 구름많음경주시 25.5℃
  • 구름많음거제 23.9℃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부동산 투기의 자화상, 옴쭉달쭉한 부동산 세금정책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한국의 부동산 세금제도는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세금제도다.

 

집값이 오를 때까지 보유세는 낮게 매기고 기다려줄테니 나중에 집 팔아 돈 벌면 그 때 양도세로 좀 달라는 식이다.

 

한국의 GDP 대비 국내 전체 부동산 값은 5.3배로 주요국 평균 4.1배로 1.3배 더 높다.

 

비교대상인 8개국은 호주 5.0배, 프랑스 4.9배, 영국 4.0배, 독일‧캐나다‧일본 3.6배, 미국 2.7배다.

 

한국의 주택매매거래 회전율은 5.5%로 미국보다 1.2배, 일본보다 9배 많이 팔린다.

 

미국(4.5%), 영국(3.6%), 일본(0.6%) 등이다. 증여나 무상거래는 뺀 숫자고 그거까지 치면 한국의 주택매매거래 회전율은 9.9%까지 솟구친다.

 

한국은 주요국보다 집값은 1.3~2배나 비싼데, 거래회전율이 1.2~9배나 된다.

 

집이 비싼데도 더 많이 사고 판다는 건 집이 돈이 된다는 것이고, 세금 부담이 낮다는 뜻이다.

 

무슨 부담이 낮느냐면 보유세다.

 

한국의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0.16%다. 주요국 8개국 평균은 0.54%로 주요국의 30% 정도다.

 

일각에서 어떤 사람들은 부동산 세금 이야기만 하면, 양도세‧취등록세가 높다며 목소리를 올린다. 일단 틀린 건 아니다. 한국이 1.5%, OECD 평균이 0.4%란 것은 맞다.

 

그런데 보유세는 보유하는 동안 매년 내는 세금이고, 양도세나 취등록세는 사고 팔 때 한번만 낸다.

 

한국이 10년간 보유세로 내는 금액은 GDP의 1.6%인데, 미국은 10%, 프랑스 5.5%, 영국은 7.7%, 일본 5.2%를 낸다. 양도세‧취등록세를 내도 한국은 외국보다 갑절의 세금이익을 얻는 다. 집값 오를 때까지 보유세 적게 매기겠다는 명시적인 메시지다.

 

한국 부동산 세금이 ‘존버’ 특화형이란 건 알 사람들은 다 안다.

 

그런데 민주당의 부동산 세금 정책을 보면 ‘옴쭉달쭉’이다.

 

처음에는 정석대로 보유세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다주택자 종부세를 찔끔 강화하다가 집값이 올라 종부세 내는 사람이 확 늘어나자 재산세를 낮추고, 종부세‧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올려 95%에게 감세혜택을 줬다.

 

양도세에서는 전체 주택의 약 40%를 독식하는 다주택자에게 부담을 주는 듯 싶더니 종국에는 양도차익 5억 초과 시 보유공제를 축소하는 안을 국회 제출했다. 전체 중에 양도차익이 2~3억원이 넘어서 세금내는 사람은 0.9% 정도 밖에 안 된다.

 

거시지표로 볼 때 별로 한 게 없는 셈이다.

 

언론에서는 여당이 별로 한 게 없다고 비판하면서도 여당 때문에 집값 오른다 세금 높다며 연일 비판이다. 한 게 없다며? 그런데 여기에 여론이 움직이고, 선거 결과가 움직인다.

 

조금난 부동산을 만져도 지지율 출렁이고, 담당 민주당 의원실은 몇 주간 전화통에 불이 난다. 따르릉 소리만 울려도 해당 의원실은 ‘옴쭉달쭉’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여당을 ‘옴쭉달쭉’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은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한국 사회는 낙오 사회다.

 

자녀학비는 삶을 짓누르고 있다.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 너무 많은 비용을 요구하고, 그 비용을 대지 못하는 사람들은 낙오된다.

 

근로자 90%가 중소기업에서 일하지만, 임금격차는 대기업의 두 배다.

 

무수한 낙오 끝에 늙으면 어떻게 되나. 국민연금은 설계부터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만 만들어졌다. 당신을 도와주는 사람은 없다. 병들고 아프면 앓다가 그대로 세상을 떠나야 한다.

 

부동산은 낙오 사회의 유일한 희망이다.

 

본 기자가 취재한 영끌들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열심히 산 거 빼고 잘못한 게 없다. 그런데 매일 고통 받으며 미래를 두려워 한다.’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기를 원하지 않는 것은 낙오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은 영원할 수 없다.

 

부동산에 더 많은 돈을 부울수록 더 많은 낙오자가 나온다. 

 

그 높다던 도쿄 집값도 꺼졌다. 인구가 줄어서다. 한국도 시한폭탄의 초시계가 돌고 있다. 통계청은 2028년부터 인구가 줄어들 거라고 봤는데, 이미 지난해 한국인구가 2만명 줄었다.

 

낙오를 막지 않으면 붕괴될 뿐이다.

 

분명 많은 대가를 지불할 것이다. 정부도 우리 모두도.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대가를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우리가 지켜야 할 삶이 무엇인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다.

 

집을 지키는 것은 사람의 삶을 지키는 것이다.

 

집은 ‘사는 주소’가 아니다. ‘인생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시론] 주택 등 경제정책수단에서 세금의존도 낮춰야
(조세금융신문=홍기용 인천대 교수, 전 한국세무학회장) 최근에 주택폭등, 재난사태 등으로 국민들의 어려움이 가득하다. 주택과 재난은 국민복지에서 매우 중요하다. 어떤 정권에서도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최근 주택과 재난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세금을 너무 과도하게 활용하고 있다. 실효성도 뚜렷하지 않다. 주택의 경우 취득세의 최고세율은 13.4%(지방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 포함), 양도소득세율 최고세율 82.5%(지방소득세 포함),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7.2%(농어촌특별세 포함)로 크게 인상했다. 해당 주택의 경우 주택보유를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또한 재난지원금도 전국민에게 대규모(2차에만 34조원)로 지급하며, 전국 및 혹은 88% 국민에게 지급한다. 재난지원금인데도 재난 정도를 감안하지 않고 세금을 지출한다. 국가는 세금을 걷을 때는 물론이고 지출할 때도 원칙이 있어야 한다. 또한 세금을 경제정책의 핵심수단으로 삼는 경우 실효성이 제한적이다. 대부분 현대국가가 사유재산에 기초하는 시장경제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민간중심의 경제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아무리 세금으로 시장경경제제체에 도전하려고 해도 정책효과가 매우 제한적일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터뷰] "국가재정 560조원, 왜 체감 못 하나"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우리 국가예산이 10년 만에 거의 두 배 증가했다. 2011년 300조원이었던 국가예산이 올해는558조원이 됐다. 1인당 GDP도 3만불 시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경제성장의 혜택을 느낀다는 사람들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나랏돈을 걷고 쓰는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어떠한 시장경제체제로도 시장실패는 발생하며 그 결과물로 양극화가 나온다. 시장실패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부재정이다. 국가 재정혁신을 추구하는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을 통해 우리 재정의 문제점과 나아갈 길을 들어봤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린다. 조세 재정분야에는 국가의 역할을 최고화해야 한다는 사람들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서로 양립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매우 정치적 의제로 다뤄진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정치적 의제로서 정책을 다루지 않는다. 대신 실질적인 정부 재정혁신을 위한 세부적인 정책을 연구하는 시민단체다. 한국 정부재정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어떤 예산에다가 세금을 쓴다는 이야기는 시장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이 생겼다. 그런데 그 문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