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영혼이 없다는 공무원 중
영혼이 있어야 하는 자리가 있다.
장‧차관들, 정무직 공무원들이다.
대부분 공무원들은 시키는 일을 한다.
반면
정무직 공무원은 결정하고 책임을 진다.
결정과 책임. 그래서 정무직이다.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책임을 회피할 의도가 없었다고 한들
책임을 회피한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온다.
대통령도 그러하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헌법 수호 맹세를 한다.
한국도 미국도 한다.
그거 심심해서 하는 게 아니다.
국가 대사에 대해
결정 내리는 이는
자기 자신을 완전히 버리고
목적을 위한 도구로써 행동해야 한다.
그 목적은 헌법에 다 나와 있다.
그래서 헌법 수호 맹세를 하는 거다.
권한대행이라는 최상목(부총리)과
공수처장이라는 오동운(차관급)을 보자.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최상목은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경호처가 위력을 사용해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것을 외면하고,
헌법재판관을 멋대로 반쪽 임명하고
국무위원들이 한마디 한 거에 훌쩍거렸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어떠한가.
이 사람은 특정직 공무원인데
법 집행이 자기 업무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 시
고작 120명 들여보내고 실패하자
‘이제 경찰에서 알아서 해주세요’
라고 하고 있다.
재밌는 건
이 두 사람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는 거다.
‘왜 응원하냐’ 물으니
‘그 사람들 서울대 나오지 않았느냐.’
‘그 사람들보다 똑똑하고 명석한 사람이 없다.’
이런 답이 돌아온다.
실로 어이가 없다.
똑똑하기만 한 건 도구나 기능에 불과하다.
좋은 망치 잘 다루는 것과 비슷하다.
서울대 출신은 타 대학들과 비교해
능력은 물론 인격마저 월등히 훌륭하다고
믿는 얼간이들이 있는데
그 얼간이들의 말이 맞는다면
옥스퍼드‧케임브리지나 아이비리그 수입해서
대통령 시키고 장‧차관 시켜야지
무엇 하러 서울대를 시키나.
제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결정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장‧차관은
장‧차관하지 말고
실‧국장으로 마쳐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선배 따라 정권 따라 연줄 따라
장‧차관이 되니
결정에 개인 이해관계를 고려하거나
결정도 책임도 못 지는 장‧차관이 나오는 거다.
자기 연민에 빠지는 결정권자
헌법을 멋대로 해석하는 결정권자
그런 자의 결정에
국가가 좌지우지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반쪽 임명하고 훌쩍이는 자.
반쪽 집행하고 나몰라하는 자.
그건 장‧차관이 아니다.
그냥 관료의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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