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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스코이앤씨, 안전을 말했고 책임은 골랐다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포스코이앤씨가 최근 잇따른 안전 이슈 이후 ‘현장 중심 안전 경영’을 강조했다. 선언은 분명했고 표현도 단호했다. 하지만 그 기준이 모든 현장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말이 향한 곳과 설명이 닿지 않은 곳은 분명히 갈렸다.

 

광명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 현장은 그 대비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사례다. 신안산선 공사 붕괴 사고 이후 수습·복구 과정이 이어지면서 소음과 진동, 지반 불안 우려가 제기됐다. 문제는 사고 자체보다 이후 복구 과정에서 불안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에 오폐수 무단 방류 논란까지 겹치며 주민 민원이 누적됐고, 사태는 결국 광명시장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으로까지 번졌다. 지자체 차원의 현장 점검과 시정 요구가 이어졌지만, 시공사의 설명은 ‘확인 중’이라는 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주민과 행정이 체감할 수 있는 적극적인 해명이나 소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설명이 필요한 국면에서 침묵이 길어지면, 그 자체가 하나의 선택이 된다. ‘사람이 먼저’라는 안전 경영의 기준이 모든 현장에 동일하게 작동하는지 묻게 되는 이유다. 안전은 선언의 수위가 아니라, 불편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로 평가받는다.

 

같은 시기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에서는 또 다른 장면이 펼쳐졌다. 금호21구역을 비롯한 주요 재개발 사업지를 두고 포스코이앤씨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며 기대감이 형성됐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가능성까지 언급되면서 조합 내부의 관심도 높아졌다. 결과는 불참이었다. 수주 여부는 기업의 판단이다.

 

다만 문제는 판단 그 자체가 아니라 과정이다. 참여 가능성은 반복적으로 언급됐지만, 불참에 이른 배경이나 설명은 없었다. 기대를 키운 뒤 책임 있는 설명 없이 물러난 모습은 조합원들에게 허탈감을 남겼다.

 

신안산선 사고 이후에도 포스코이앤씨는 송파한양2차, 중림동 398번지, 성수2지구, 금호21구역, 서초진흥 등 다수 정비사업 현장의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다. 사고 이후 수주 활동을 전면 중단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책임 문제와 수주 행보를 바라보는 회사의 태도를 두고 조합원들 사이에서 엇갈린 시선이 이어졌다.

 

이 같은 모습은 최근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길음5구역과 방배15구역 등에서도 포스코이앤씨는 사업제안서 제작과 브랜드 이미지 제시 등 초기 단계에서는 적극적으로 관여했지만, 사업이 본격화되거나 이행 여부에 대한 확인이 이뤄지는 국면에서는 설명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합 입장에서는 판단의 결과보다, 과정에서의 침묵이 더 크게 남았다는 평가다.

 

현장과 수주, 성격은 분명히 다르다. 하나는 기존 공사의 안전과 피해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신규 사업 참여 여부에 관한 경영 판단이다. 그럼에도 두 사안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설명은 최소화됐고, 책임은 선택적으로 작동했다는 점이다. 불편한 현장에서는 침묵했고, 수익성이 걸린 수주 국면에서는 조용히 발을 뺐다. 이는 개별 사안의 우연이라기보다, 반복되는 태도의 문제로 읽힌다.

 

포스코이앤씨가 잃고 있는 것은 특정 사업 하나가 아니다. 주민과 조합, 시장이 바라보는 것은 사고의 발생 여부가 아니라 사고 이후의 자세다. 안전과 책임은 보도자료로 완성되지 않는다. 손해가 예상되는 현장, 부담이 따르는 설명 앞에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 때 비로소 신뢰가 쌓인다.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선언이 아니다. 설명을 피하지 않는 태도, 책임을 고르지 않는 행동이다. 끝내 남는 질문은 하나다. 포스코이앤씨는 앞으로 어떤 태도로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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