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0 (화)

  • 흐림동두천 -10.7℃
  • 구름조금강릉 -2.4℃
  • 맑음서울 -9.2℃
  • 맑음대전 -6.5℃
  • 흐림대구 -2.3℃
  • 구름많음울산 -0.6℃
  • 흐림광주 -3.1℃
  • 흐림부산 2.2℃
  • 흐림고창 -3.4℃
  • 흐림제주 2.3℃
  • 맑음강화 -10.4℃
  • 흐림보은 -6.7℃
  • 흐림금산 -5.9℃
  • 흐림강진군 -2.2℃
  • 흐림경주시 -1.5℃
  • -거제 2.7℃
기상청 제공

정책

[기자수첩] 정권마다 바뀌는 간판…금융 실험대 오르는 청년들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청년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며 윤석열 정부가 야심차게 출범시킨 ‘청년도약계좌’가 불과 2년 만에 폐지를 앞두고 있다. 내년부터는 이재명 정부가 내세우는 ‘청년미래적금’이 그 자리를 대신할 예정이다. 명분은 중복 제도를 정비하기 위함이라지만, 실상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되어 온 ‘간판 갈이’의 전형이다.

 

문제는 청년들이 당장의 생활비와 고용 불안을 감당하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정부가 예고 없이 정책을 갈아치운다는 점이다. 소득이 일정해야 납입을 유지할 수 있고, 납입을 유지해야 정부 지원도 받는다. 그러나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이 모든 과정은 버겁기만 하다. 근본적인 고용 안정 대책 없이 금융 상품 이름만 바꾸는 정책은 시작부터 설계가 잘못된 것이다.

 

청년도약계좌는 2023년 6월 출시 초기 연 9%대의 실질 수익률로 인기를 끌며 200만명이 넘는 청년이 가입했다. 하지만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중도 해지율이 급증했고, 2024년 말 중도 해지율은 15%에 육박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불안정한 소득, 생활비 급등, 실업 등 구조적 문제 속에 설계만 복잡하고 실제 현장성과는 동떨어진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월 10만원도 납입하지 못한 청년들의 해지율이 39.4%를 기록했고, ‘부모 찬스’ 없이 전액 납입할 여력이 없는 이들은 결국 이탈했다.

 

그런데도 정책은 또 갈아엎어진다. 이번엔 ‘청년미래적금’이다. 만기 기간을 짧게 하고, 일정 소득 이하 청년에 정부 매칭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방향성은 나쁘지 않지만, 기시감을 지울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청년희망적금’도, ‘청년내일채움공제’도 이와 같은 문제의식으로 출발했으나 정권이 바뀌자 예산과 지원이 줄었고 결국 단명했다.

 

결국 청년들이 정책 연속성 없이 몇 년 단위로 바뀌는 금융 정책 실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청년도약계좌 역시 마찬가지다. 5년 만기를 채워야 제대로 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인데, 정부는 2025년 말을 기점으로 신규 가입자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종료하기로 했다. 기존 가입자는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책 변경 사실 자체가 중도 해지를 고민하게 만들고 장기 금융계획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그런데 예산이 투입된 정책에 대한 책임은커녕, 새 정권은 “우리 상품이 더 낫다”고 홍보에만 열을 올린다.

 

금융은 단기적 퍼포먼스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청년층은 가장 자산이 적고, 아직 미래가 불확실한 세대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더 높은 금리가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적금을 들고 5년, 10년을 내다보는 청년들에게는 정책 홍보용 상품이 아니라 ‘일관된 약속’이 절실하다.

 

정부가 진정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고자 한다면, 정책 설계의 방향이 더욱 명확해야 한다.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정부 매칭 비율, 만기 선택권, 납입 유연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도 해지 없이 정책을 믿고 따라갈 수 있는 정책의 존속력이다.

 

정권마다 청년을 위한 새 상품을 내세우지만, 정작 청년들의 냉소는 깊어져만 간다. 잦은 변화의 끝에 남은 건 중도 해지된 계좌와 반 토막 난 신뢰뿐이다. ‘간판’이 아니라 ‘내용’을 바꿔야 할 때다. 청년 정책이 더 이상 정권의 쇼윈도 상품이 되어선 안 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세금은 낮춰 줬는데, 조세정책 방향은 안 보인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정부가 16일 2025년 세법 시행을 위한 후속 시행령을 내놨다. 개정 세법에 담겼던 원칙을 집행 규정으로 옮겼다. 과세요건과 적용 범위, 산식과 절차를 구체화했다. 소득 구분과 공제 기준, 국제조세 계산 체계도 시행령 차원에서 정비했다. 조세법률주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개정의 가장 분명한 성과는 과세 기준의 명확화와 집행 가능성 제고다. 현장에서 반복되던 해석 혼선을 제도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행정 효율성과 법적 안정성도 개선됐다. 정책적 메시지도 읽힌다. 민생 분야에서는 육아휴직수당 비과세 확대, 생산직 야간근로수당 요건 완화, 초등 저학년 예체능 학원비 세액공제가 도입됐다. 조세지출을 활용한 전형적인 소득보완형 조세정책이다. 기업 세제는 국가전략기술·R&D 세액공제 범위 구체화, 콘텐츠 산업 지원, 통합고용세액공제 개편, 해외진출기업 국내복귀·지방이전 기업 지원, 가상자산·보험자산 평가기준 정비로 이어진다. 조세특례의 집행 기준을 촘촘히 정비해 투자 유인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금융·자본시장에서는 IMA 소득구분 명확화, 고배당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 마련, 금융상품 세제지원 확대가 담겼고, 국제조세 분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