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7 (토)

  • 흐림동두천 26.8℃
  • 흐림강릉 27.8℃
  • 구름많음서울 27.6℃
  • 구름많음대전 26.7℃
  • 구름많음대구 27.6℃
  • 구름조금울산 28.2℃
  • 구름많음광주 26.2℃
  • 흐림부산 27.8℃
  • 구름많음고창 27.4℃
  • 제주 27.9℃
  • 흐림강화 27.4℃
  • 흐림보은 24.9℃
  • 흐림금산 25.3℃
  • 구름많음강진군 27.6℃
  • 구름많음경주시 28.0℃
  • 구름많음거제 28.0℃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국세청장이 말하는 신뢰…사람인가, 원칙인가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장이든 대통령이든, 장들은 신뢰를 버릇처럼 입에 올린다.

 

하지만 신입 말단이라도 이런 말 안 믿는다.

 

강한 자는 형편 따라 쉬이 약속을 깨먹는 버릇이 있는 탓이다. 약속을 깨는 것은 강자만의 특권이다. 

 

신년 시무식에서 김창기 국세청장이 꺼낸 이신위본(以信爲本)이란 말도 그렇다.

 

겉뜻은 ‘신의를 근본으로 삼는다’는 얌전한 말이지만,

 

속뜻은 ‘지휘관이 부하들과 기본적인 약속도 못 지키는 게 무슨 조직이냐’는 제법 거친 말이다.

 

제갈량 4차 북벌 때의 일이다.

 

제갈량은 장안 서쪽 기산을 포위해 병력을 전개했다.

 

위나라는 북쪽 선비족을 견제하며 위군의 명장 사마의와 장합을 기산에 보냈다.

 

교전 직전 촉군에게 병력 순환 시점이 찾아왔다.

 

토, 일은 쉬어 줘야 다음 주 일하듯 군도 전후방 부대를 주기적으로 교대해줘야 전력이 유지된다.

 

촉 장군들은 교대를 막았다. 적군이 눈 앞에 있으니 후방 교대 부대가 올 때까지만이라도 전방 교대 병력을 빼지 말자고 했다.

 

제갈량은 거절했다. 그간 내가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군을 지휘해왔는데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약속을 깨면 누가 나를 따르겠느냐고 반박했다.

 

그 때 제갈량의 말이 이신위본이었다.

 

제갈량은 좋은 사람이라서 신의를 강조했을까.

 

 

제갈량의 북벌은 성공하기 어려운 싸움이었다. 애초에 국력차가 너무 컸다.

 

위나라에는 자원과 사람이 많았고, 신뢰로 다스리기 보다 자원을 관리할 절차만 잘 갖추면 됐다.

 

약한 촉은 부하들에게 내줄 게 많이 없었다. 인재, 자원, 전략적 입지, 모든 면에서 뒤쳐졌고, 제갈량이 기댄 마지막 보루가 조직력이었다.

 

제갈량은 예정대로 전력 20% 교체를 지시했다. 도박이었다. 제갈량은 장병을 믿었고, 장병도 원칙을 믿었다. 이어진 노성전투에서 촉군은 위군을 저지하고 추격해 온 장합을 사살했다.

 

국세청장, 아니 국세청은 어떠한가.

 

 

다른 편에 있던 장수를 관대히 보내줄 수 없었고, 젊은 유망주에게 편도행일 수도 있는 지방국세청장 표를 끊어줬다.

 

더 큰 우려는 그간의 믿음이 깨질 수 있다는 일선의 불안이다.

 

전방에 6개월 있으면 후방에 3개월 보내준다는 식의 소박한 믿음이다.

 

누가 고생했고, 안 하고는 서로 다 안다.

 

이들은 인사 결과가 반대로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용산 상황은 녹록지 않다.

 

1년도 안 되는 정권이 벌써부터 신뢰를 하달했다.

 

충성심을 시험대에 올렸다.

 

하지만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것은 인사대상자들이 아니다.

 

이신위본으로 약속을 지킬지, 약속을 깨는 강자의 특권을 누릴지.

 

이 시험은 오롯이 각급 인사권자들의 몫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의사의 꿈을 버리고 인류 최고의 지혜를 만든 사람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의료계의 극심한 반대 속에서도 정부 측의 강행으로 의대증원이 확실시 되어가며 바야흐로 의사 전성시대가 도래되었다. 현재 의대정원 3058명이 5058명으로 대폭 늘어나며 10년 후에는 5만명 이상의 의사가 늘어나게 된 것은 반드시 우리 사회에 포지티브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존재하듯이 이에도 여러 가지 부작용이 도래될 것임은 명확하다. 첫째는, 의사를 목표로 하는 광풍시대가 사회구조를 더욱 불균형으로 만들 것이다. 오로지 계급 최고의 위치에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 본인을 비롯해 부모들이 더 미친듯이 나댈 것은 지금까지의 입시 흐름을 봐서도 틀림없다. 그래서 흔히 회자되는 의대입학을 위한 반수생, N수생의 폭증이 불 보듯 뻔하며 이 수요는 이공계의 우수한 인재를 거의 고갈시켜 국가과학기술발전에 큰 후퇴를 가져올 것이다. SKY대 등의 이공계 우수인재들이 의대입학을 하기 위해 자퇴를 하고 의대입시 전문학원에 몰려드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것은 현재 바이오, AI, 우주, 반도체 등이 글로벌 산업의 중추로 국가간 초경쟁시대에 거꾸로 가는 현상이고 이는 국가미래에 매우 불안한 느낌을 준
[인터뷰] 창립 50주년 부자(父子) 합동 남서울관세사무소 홍영선 관세사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국내 최초의 부자(父子) 합동 관세사무소인 남서울관세사무소가 지난 5월 12일 하버파크호텔에서 창립 50주년 행사를 열고 혁신과 도약의 100년을 다짐했다. 이 자리에는 특히 장시화·이용철·이영희·김용우·이상태·손종운 씨 등 남서울 창업 멤버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현재 남서울관세사무소를 이끄는 홍영선 대표관세사는 이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남서울관세사무소의 50주년은 관세사회 역사에 커다란 획을 긋는 뜻깊은 기록이자 커다란 귀감이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전·현직 남서울 식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믿음으로 다져온 남서울관세사무소의 50년을 보냈습니다. 앞으로 혁신과 도약의 100년을 다짐합니다”라고 전했다. 기념식에는 이승남 국가원로회의 정책위원 겸 KBS 前 국장도 참석해 “지금까지 믿음으로 50년을 지켜온 만큼 앞으로 100년도 믿음으로, 튼튼하게 성장해 나가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덕담을 전했다. 남서울관세사무소(옛 남서울통관사)는 국내 첫 지하철(청량리역~서울역)인 1호선이 개통되고, ‘K-푸드’의 대표주자로 세계 60여 개 나라의 과자 시장을 휩쓰는 ‘초코파이’가 탄생하던 해인 1974년 5월 10일 고 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