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제 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 지난 1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도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유예하자”는 뉘앙스로 신중한 정책 접근을 강조,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와 정무위원회 소속 당내 국회의원들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15일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 의장이 금융재정정책통인 최운열 전의원을 포함, 당내 기재-정무위 소속 의원 간담회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금투세를 둘러싼 이견과 관련 오해가 많은 점이 확인됐다면서 결론을 못냈다고 밝혔다”고 16일 본지에 설명했다.
김 의장은 특히 “상임위 차원에서 결정할 상황 아니어서 지도부 차원의 방침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기재위 의원실 관계자는 16일 본지 인터뷰에서 “지도부 등에서 우려 의견이 나오고 간을 보다가 결국 입법을 미루려는 여당에게 쥐꼬리 만한 거 하나 받고 합의해 주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서서 입법 당위성을 강조하면 여론의 미움을 살 것이고, 모른체만 하면 실력이 없다고 할테니, 기재부와 학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에게는 여당 탓을 하면서 과세반대 여론층에는 “우리도 기여했다”는 식의 이중적 태도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금투세 입법을 못하면 앞으로 영영 못할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민주당은 하루 전 1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금투세 당론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가 강행하면 여론이 나빠질 것 같다는 얘기를 먼저 꺼냈다. 이에 최고위원들은 “도입을 강행했다가 자칫 여론이 안 좋아질 수 있다. 이 대표 말대로 유예를 검토하는 것이 맞다”고 입을 모았다.
당내 정무위 소속 의원들도 금투세 도입 유예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기재위 소속 의원들은 “금투세를 예정대로 도입해야 한다”며 이견을 보였다.
11월 중순 현재 금투세 입법을 강행할 경우 한국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동학개미)들의 큰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은 블루칩(우량주)에만 수억원을 투자한 개미들이 최근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시름에 잠겨 있는데, 다수석을 차지한 야당이 나서서 당초 예정대로 금투세를 시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느냐는 현실론이 비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동학개미들은 민주당의 금투세 재추진에 반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촛불집회까지 열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동학촛불개미들은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 낙선운동까지 경고했다. 주식이 떨어져 울고 싶은데, 민주당이 뺨을 때려준 격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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