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버무리 떡 / 강순옥 팝배꽃이 필 무렵 햇살 문지방 넘나드는 고향 집 툇마루에 걸터앉아 따끈따끈한 쑥버무리 먹고 싶다 쫄깃쫄깃한 쑥 개떡 찹쌀가루 부꾸미 화전도 먹고 청명에 파릇파릇한 봄 내음 향긋한 쑥버무리를 먹고 싶다 팝배꽃 소담스럽게 필 때면 동구 밖 소 풀 뜯는 소리 산 아래 아이들 웃음소리 디딜방아 소리가 들린다 절구통에 쌀 방아 쿵더쿵쿵더쿵 쿵쿵 찧어 쑥과 쌀가루 살살 버무려 떡시루 김 모락모락 쪄낸다 우리 엄마는 쑥버무리 소쿠리에 확 부어 식히며 벌떼처럼 달려가 꿀떡 먹던 그때 그 시절 꽃고무신 신고 달콤한 쑥버무리 떡 먹고 싶다. [시인] 강순옥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서울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아름다운 추억은 두고두고 이야기해도 끝이 없는 것 같다. 어린 시절 마음에 담은 이야기는 더욱 그렇다. 오랫동안 이야기할 수 있고 회상할 수 있는 매개체가 많이 있다는 것은 글 쓰는 사람에게는 아주 큰 자산이라고 본다. 강순옥 시인의 ‘쑥버무리 떡’ 작품 속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가득 들어있고 어릴 적 정겨웠던 배경이 그림으로 그려져 따뜻함이 느껴진다. [낭송가] 박영
단풍나무 아래서 / 강순옥 언젠가는 너처럼 화려한 날이 올 거란 생각에 물들이는 이 순간에도 상한 마음 곱씹지 않아 좋다 푸르던 잎새에 쏟아지는 햇살도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다 꽃잎처럼 말라 버린다 해도 눈 앞에 펼쳐진 생의 빛깔이 참 좋다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숲에 머무는 바람소리 사연 달고 낮술 취한 듯 벌겋게 달아올라 낙엽 되어 떨어지는 가을은 그리움 담아내는 모가의 법칙 험담해도 쉬어가라 해서 좋다 산등에 곱게 그려내는 빗살무늬 정 묻은 굴뚝 연기처럼 피어올라 한 줌 재로 남긴 벗이어서 참 좋다. [시인]강순옥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혐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서울지회 정회원 2018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선정 2018 전국 짧은 시 짓기 동상 2018 한국문학 발전상 [시감상] 박영애 ‘단풍나무 아래서’ 시적 화자의 모습이 참으로 멋지다. 변화되어가는 계절 속 가을 풍경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내면서, 시각적으로 또 청각적으로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어로 물들어가는 가을을 표현하기도 했다. 거기다 가을의 특징인 풍요로움과 여유로운 마음도 담아 유유자적 가을을 마음껏 느낄 수 있어 좋다. 나의 모든 허물을 알고도 그것까지 품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