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아래서 / 강순옥
언젠가는
너처럼 화려한 날이 올 거란 생각에
물들이는 이 순간에도
상한 마음 곱씹지 않아 좋다
푸르던 잎새에 쏟아지는 햇살도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다
꽃잎처럼 말라 버린다 해도
눈 앞에 펼쳐진 생의 빛깔이 참 좋다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숲에
머무는 바람소리 사연 달고
낮술 취한 듯 벌겋게 달아올라
낙엽 되어 떨어지는 가을은
그리움 담아내는 모가의 법칙
험담해도 쉬어가라 해서 좋다
산등에 곱게 그려내는 빗살무늬
정 묻은 굴뚝 연기처럼 피어올라
한 줌 재로 남긴 벗이어서 참 좋다.
[시인]강순옥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혐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서울지회 정회원
2018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선정
2018 전국 짧은 시 짓기 동상
2018 한국문학 발전상
[시감상] 박영애
‘단풍나무 아래서’ 시적 화자의 모습이 참으로 멋지다. 변화되어가는 계절 속 가을 풍경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내면서, 시각적으로 또 청각적으로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어로 물들어가는 가을을 표현하기도 했다. 거기다 가을의 특징인 풍요로움과 여유로운 마음도 담아 유유자적 가을을 마음껏 느낄 수 있어 좋다. 나의 모든 허물을 알고도 그것까지 품을 수 있는 넉넉한 마음, 아픈 상처도 눈 감아 주면서 함께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이 참 좋다. 요즘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우울한 시간 속에 지칠 때, ‘단풍나무 아래서’ 넉넉한 가을을 담아가 지친 심신을 위로해 본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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