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정 / 한병선
게고동 끼운 주낙 묶음
대나무 바구니에 주르륵 꽂아
아버지 어장으로 노 저어가서
쭉 펼쳐두면 매달려 나오던 학꽁치
슴벙슴벙 썰어 집된장에 콕 찍어
투박한 손으로 쏙 넣어 주시면
고소하니 어찌나 맛있던지
아직도 그 맛은 잊지 못한다
똥장군 짊어지고 밭으로 가
거름 주며 하시던 말씀
아빠같이 살지는 말라며
헛헛한 웃음으로 신신당부하신다
우리 아들은 공부해야 한다며
빠듯한 살림에 과외 시켜주시던 아버지
취해서 들어와도 항상 나만 찾으시며
화초처럼 살아도 이쁜 아들 사랑은
유난히 남다르셨다
하늘나라 가신 그날 이후로
그 아들은 잡초 같은 인생길로
접어들며 세상을 깨닫는다
[시인] 한병선
광주광역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폭염이 계속 이어지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곳곳에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 같은 미래의 아이들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정말 깊이 고민해야 할 우리 어른들의 과제이다. 지금과는 사뭇 다르게 옛날 아버지는 대부분 근엄하고 무게를 잡으면서 자식에게 사랑 표현을 자주 하지 않고 마음 깊이 담아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자식은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서 ‘그것이 나를 위한 사랑이었구나!’라는 그 깊은 마음을 깨닫게 된다. 시적 화자도 아버지의 사랑을 너무 늦게 알면서 감사하고 그리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시인/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저서: “시 한 모금의 행복” 시낭송 모음 시집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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