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 호수를 깨우다 / 정형근
구름처럼 떠도는 것을 삼켜 버리고
낮달이 뜨면 안개 속으로 눈을 감고
만삭(滿朔)의 어미가 되어 모든 것을 품어 안는다
그리곤 수풀 한복판에 술렁이며 서성이다
맘속에 있는 풍경을 슬그머니 가져다 놓고 길손을 불러 세운다
아름다운 것 그리운 것을 녹여 삼키고
남겨진 아름다움에 놀라 소리치는 호수
고독한 맑음에 나도 몰래 물소리 흩어지고
부딪히는 어둠 속에서 별처럼 빛나는 건
빛과 색채가 녹아 엉키다 못해 식은 너의 향기
바람에 금이 가고 틈새에 낀 봄의 유혹이
꽃구름 타고 내려와 그린 수채화의 반영
산책로 따라 걸음 재촉하는 발자국 따라
봄바람 남실남실 불어오는 사월이면
비릿한 물 향기 쫓아 피어나는 웃음꽃
빨간 지문이 남긴 시화전, 문향이 뜨겁습니다.
[시인] 정형근
인천 거주
현대시선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인천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누렇게 익어가는 벼와 길가에 활짝 핀 코스모스가 가을의 풍성함을 더해준다. 깊어져가는 이 가을 정형근 시인의 ‘時 호수를 깨우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곳곳에 시인들의 시향이 곱게 물들어 가기를 시인의 한 사람으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 한 편을 만남으로 희망이 되고, 그리움이 되고, 사랑으로 채워지는 풍성한 삶이 되었으면 하는 시간이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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