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만년필 / 임세훈
검은 잉크가 말라갈 때
나는 너에게 쓰려던 마지막 문장을
손끝에 남긴 채 멈춰섰다
말보다 깊은 침묵이
종이 위에서 너를 기억했다
문장은 끝나지 않았지만
감정은 종결되었고
활자가 되지 못한 마음들이
구겨진 종이처럼 가슴에 접혔다
만년필은 더는 흐르지 않았지만
그 무게는 여전히 손에 남았고
나는 그 울림을
잉크 없이 눌러 쓰곤 했다
마지막 행은 쓰이지 않았기에
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인] 임세훈
제주도 거주
한메투자개발 대표, 우리 관습법 연구소 소장, 법학박사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등단
한맥문학 수필부분 등단
저서: 제1시집 <세월은 지워져만 가고>, 제2시집< 거울 속의 다른 나>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잉크 없이 눌러쓴 문장은 어떤 것들이었을까? “멈춘 만년필”을 감상하면서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시적 화자가 쓰고자 하는 마지막 행의 문장은 무엇일까? 시를 읽는 독자가 궁금증을 유발하고 그 문장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 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멈춰진 글이 아닌 아직 끝나지 않은 관계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을 주고 있다. 아직 쓰지 않은 손끝에 남긴 마지막 문장을 통해 ‘멈춘 만년필’이 아닌 독자의 가슴에 오래도록 흐를 수 있는 생동감 있는 만년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저서: “시 한 모금의 행복” 시낭송 모음 시집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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