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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화)


[클래식&차한잔] 애런 코플런드, Appalachian Spring

-Suite from the Ballet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순간

 

작곡가 애런 코플런드는 ‘미국의 소리를 만든 작곡가’라고 불리는 인물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음악으로 정리해낸 최초의 작곡가이기 때문이지요.

 

그는 세계 제2차 대전, 냉전, 매카니즘을 모두 겪었으며. 한때 공산주의 동조혐의로 청문회에 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음악은 그런 이념을 넘어서서 공공의 감정을 다룹니다. 청중과 소통하기 위한 음악으로 만든 곡이 그를 20세기 가장 영향력있는 미국 작곡가로 만들었습니다.

 

1944년, 그는 안무가 마사 그레이엄을 위해 이 작품을 썼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한가운데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이 특히나 의미심장합니다.

 

또 흥미로운 점은 이 곡이 ‘춤을 위한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과장된 리듬이나 화려한 동작을 전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춤곡은 외적 동작보다는 내면의 결심을 더 드러냅니다. 마사 그레이엄의 무용 또한 이 음악에 걸맞게 상징적이고 내면적인 움직임을 중시했습니다.

 

이후에 코플런드는 이 작품을 오케스트라 모음곡으로 편곡했고 오늘날 우리는 주로 이 버전으로 이 곡을 만납니다. 발레에서 탄생했지만 지금은 콘서트홀에서 하나의 교향적 명상처럼 울립니다.

 

이 작품의 흐름은 단순합니다

 

젊은 부부의 결혼, 공동체의 축복, 잠시 스쳐가는 불안, 그리고 다시 찾아오는 평온. 앞서 언급했듯이 음악의 배경이 되는 이 시기는 제2차 세계대전의 한 가운데였습니다. 세상은 불안정했고 미래는 불투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곡은 그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합니다. 제목의 ‘spring’은 계절이면서 동시에 ‘샘’을 의미합니다. 삶이 솟아나는 근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작품 구조와 정서의 흐름

 

 

 

코플런드는 아주 고요하게 음악의 문을 엽니다. 밀도 있는 화성 대신 ‘여백’을 사용하면서 말이지요. 음 사이의 ‘침묵’을 살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러다가 리듬이 조금씩 살아나며 활기가 더해집니다. 이 부분은 신혼부부의 미래를 축복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장된 기쁨’이 아니라 ‘소박한 확신’입니다.

 

코플런드는 화려한 낭만주의적 폭발을 피합니다. 대신 투명하고 단단한 리듬을 선택합니다.

 

이 작품의 중심부인 ‘simple Gifts 변주’ 여기서는 쉐이커 교회의 찬송가 simple Gifts 선율이 등장합니다. 이 선율은 단순합니다. 그러나 변주가 거듭될수록 음악은 점점 확장됩니다.

 

마치 한 사람의 소망이 공동체의 믿음으로 커지는 과정처럼. 이 대목이 3월과 가장 닮아 있습니다. 한 개인의 작은 결심이 새로운 계절을 만듭니다.

 

그 후 잠시 어두운 구간이 등장합니다. 불협화음과 리듬의 긴장….

 

작곡가는 왜 이런 장면을 넣었을까요?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불안을 동반합니다. 3월이 설렘과 동시에 긴장을 품고 있는 것처럼. 격렬함 보다는 내면의 파동처럼.

 

그러다가 맞게 되는 마지막은 거대한 클라이막스가 아닙니다. 다시 돌아오는 평온입니다. 고요함으로 돌아옵니다.

 

이 귀환은 단순한 반복이 아닙니다. 경험을 지나온 뒤의 평온입니다.

 

3월의 끝에 우리가 맞이하는 것은 화려한 만개가 아니라 안정된 방향성입니다. 아직은 차갑지만 걸어 나가야 하고, 아직은 불안하지만 시작해야 합니다.

 

전쟁을 딛고 일어나 평범한 삶을 시작하는 장면을 한 쌍의 젊은 부부탄생과 함께 담고 있습니다.

 

3월에 이 곡을 들으면 거대한 희망이 아니라 작은 방향성을 얻게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발걸음을 내딛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겁니다.

 

코플런드의 Appalachian Spring 듣기

 

 

[프로필] 김지연

•(현)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현)이레피아노원장

•(현)레위음악학원장

•(현)음악심리상담사

•(현)한국생활음악협회수석교육이사

•(현)아이러브뮤직고양시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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