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

[클래식&차한잔]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Cavalleria Rusticana:intermezzo)

 

많은 사람들로부터 ‘들으면 행복해지는 음악’으로 꼽히는 간주곡입니다.

 

느린 안단테의 3박자여서인지, 아름다운 선율의 흐름 때문인지, 조용히 감상하다보면 긴장했던 육신이 무장해제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저 ‘좋다’라는 표현만으로는 뭔가 부족하고, 좀 더 깊이 있는, 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마음속에서 끌어 올려지는듯합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마스카니가 27세의 젊은 나이에 작곡한 1막짜리 오페라로서 ‘시골 기사’라는 뜻입니다.

 

본래 오페라 음악은 대부분 아리아가 유명합니다만, 이 오페라에서는 예외적으로 간주곡이 널리 알려져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막이 내린 후 무려 20회나 되는 커튼콜을 받았고 한낮 시골학교 음악교사였던 마스카니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는 기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성공과 함께 ‘1막짜리 짧은 오페라’의 인기는 그 이후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 ‘푸치니’의 <외투>와 같은 주옥같은 작품들에게로 이어져 새로운 유행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베리스모(verismo-현실주의)’라고 하죠

특별한 과장이나 군더더기가 없이 사진처럼 현실 그대로를 옮겨 놓은 듯한 예술의 명칭입니다. 이 작품은 ‘베리스모’ 오페라의 문을 연 최초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오페라’라고 하면 거대한 무대와 3막의 긴 시간 동안 현실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는 우아한 귀족들의 삶을 공연하던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갓 제대한 군인과 그의 애인, 그리고 이야기를 둘러싼 일반서민들이 주요 등장인물이었고, 그들이 처한 삶을 그대로 그렸습니다. 인간적인 평범한 삶을 그린 짧은 오페라가 대형 오페라에 질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 흥행의 비결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줄거리를 잠깐 살펴볼까요

시칠리아섬을 배경으로 부활절에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군대를 갓 제대한 ‘투리두’는 그가 군대간 사이 변심한 옛 애인 ‘롤라’로 인해 상심하다가 새로운 사랑 ‘산투차’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옛 애인 ‘롤라’를 완전히 잊지 못하고 그녀와 재회하며 비밀관계를 이어가다가 롤라의 남편에게 발각되고 맙니다. 두 사람의 결투 후 주인공 투리두는 죽음을 맞게 된다는 비극적인 이야기입니다.

 

소개해드리는 간주곡은 이들이 결투하기 직전에 흐르는 4분여 남짓한 음악입니다.

 

멜로디와 곡의 느낌이 주는 편안함이라는 것이 이보다 더 할 수 없습니다. ‘주인공의 죽음’이라는 사건 앞에서 관객을 방심하게 만들려는 작곡가의 의도가 있진 않았을까요? 폭풍전의 고요함이 깊고 편할수록 반전의 묘미가 있을 테니 말입니다.

 

죽음을 앞두고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존재감에 물음표를 던져보고자 했던 마스카니의 의도에 관객들은 격하게 공감하고 반응하였습니다. 이 오페라의 시간적 배경을 부활절로 택한 만큼 이 작품에 마스카니는 종교적인 여운을 담아보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대중들은 이 곡에서 그저 편안함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삶이란 무엇일까?’, ‘존재란 무엇일까?’ 등 근원적인 질문이 던져지는 느낌을 받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명화 ‘대부3’에서는 주인공 알 파치노가 자신의 딸이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후 과거를 회상할 때 이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겨우 4분짜리 음악에서 나의 존재와 내 속 깊숙한 부분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은 음악이 줄 수 있는 실로 위대한 힘입니다.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듣기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칼럼] 관치금융의 덫에 걸린 농협금융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최근 농협금융지주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사장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금감원까지 가세하면서 관치금융에 대한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의 연임 도전과 관련이 있다. 정 전 사장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일으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장본인이다. 여기에다, 폐쇄적인 조직운영, 개인 사법리스크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6년간 장기 집권에 성공한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증권사태가 범농협 차원의 규제 리스크로 확산되는 가운데 정영채 전 사장이 4연임에 도전하자,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쟁점을 살펴보면, 농협중앙회는 이번에는 농협 출신 인사를 추천해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자본시장 전문가를 앉혀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농협중앙회와 마찰이 일어난 것이다.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이석준 지주회장의 말도 일리가 있고, 범농협 차원의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는 대주주의 판단도 일리가 있다. 참고로,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한 1인 최대 주주다. 문제는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