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9 (토)

  • 맑음동두천 0.0℃
기상청 제공

문화

[클래식&차한잔] Flames of Paris(파리의 불꽃)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2025 로잔 국제 발레콩쿨에서 서울예고의 박윤재(16세) 발레리노가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로잔 국제 콩쿨은 바르나, 잭슨, 모스크바, 파리와 함께 세계 5대 국제 발레콩쿨에 포함됩니다. 역대 여러 여성 발레리나의 수상경력이 있었지만 남자무용수로서는 최초 수상입니다. 박윤재 군의 우승으로 우리나라는 발레 역사를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보리스 아사피에프의 발레음악 ‘파리의 불꽃’

 

이번 호에서는 이 영광스런 콩쿨에서 박윤재 군이 경연했던 발레음악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작품의 제목은 '파리의 불꽃(Flames of Paris)'입니다.

 

‘파리의 불꽃’은 제목에서 짐작해볼 수 있듯이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발레작품으로서 러시아 발레의 황금기인 1932년에 소련의 레닌그라드에서 초연의 막이 올랐습니다. 프랑스가 배경인 소련의 발레작품인데 프랑스 시민혁명 정신을 이어받은 소련의 10월 혁명을 투영시킨 작품이라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이 작품은 다소 오락성이 강했던 고전발레와 달리 ‘혁명’과 ‘자유’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담은 만큼 사회적인 메시지를 품고 있는 작품입니다.

 

혁명적이고 열정 가득하거나 사랑스럽고 우아하거나

 

 

‘바실리 바이 노넨(Vasili vainonen)’은 총 4막의 안무를 구성했고, 음악은 러시아의 작곡가 보리스 아사피에프(Boris Asafiev)가 맡았습니다. 보리스 아사피에프는 러시아의 유명한 발레음악 작곡가로서 발레음악 역사의 큰 획을 긋는 인물입니다. 그는 발레음악 작곡 뿐만 아니라 또한 음악학자로서도 권위가 있는 인물로서 학문적인 음악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파리의 불꽃’의 수록곡은 극의 줄거리와 어울리게 혁명적이고도 드라마틱한 음악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의 음악은 춤과 완벽하게 매치될 수 있도록 영리하게 설계되어 많은 발레인들이 선호하는 레퍼토리가 되고 있습니다.

 

‘혁명’이라는 주제로 배경을 삼은 만큼 박진감 넘치는 음악이 많습니다만, 액자식 구성으로 포함되어 있는 귀족들의 무도회 장면에서는 화려한 춤곡이, 제롬과 아델린의 사랑에서는 우아함이 넘치는 음악도 보입니다.

 

그럼 발레의 줄거리를 잠시 보겠습니다.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고 혁명군인 제롬은 혁명에 가담하여 투쟁을 합니다. 그 힘찬 열정에 이끌리어 귀족 여인 아델린은 제롬을 마음에 품으며 둘의 사랑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집안의 반대로 둘은 역경을 맞게 됩니다. 제롬은 혁명을 하다가 체포되고 아델린은 그런 그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합니다.

 

결국 프랑스 혁명의 성공과 동시에 제롬과 아델린도 사랑의 재회를 하고 마지막 막에서는 혁명군의 승리를 축하하는 화려하고 힘찬 군무가 이어집니다.

 

발레 ‘파리의 불꽃’의 음악은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무용수의 동작과 호흡을 함께 하면서 극 전체를 끌고 가는 힘이 있습니다.

 

일찍이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봄의 제전’과 ‘불새’를 통해 발레음악이 안무를 위한 반주 정도로 인식되던 데에서 나아가 음악의 다양한 화성을 사용하는 등 발레음악에서 혁신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만, 음악과 춤의 유기적 관계라는 발레음악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파리의 불꽃은 어색함이나 과함이 없습니다. 오랜만에 발레음악 ‘파리의 불꽃’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해 봅니다.

 

박윤재 군의 로잔 발레 콩쿨서 우승 영상

 

[프로필] 김지연

•(현)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현)이레피아노원장

•(현)레위음악학원장

•(현)음악심리상담사

•(현)한국생활음악협회수석교육이사

•(현)아이러브뮤직고양시지사장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성질이 고약하다”에서 본 리더의 그릇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국가, 지지체, 법인, 단체 가족 등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들에는 CEO, 즉 조직의 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조직의 장이 유능하냐 무능하냐에 따라 그가 이끄는 조직은 백만대군을 가지고도 고구려의 소수 군사에 패한 당나라의 지리멸렬한 군사조직이 되기도 하고 임진왜란 시 10척의 배로 일본의 수백 척 왜선을 물리친 연전연승의 조선수군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조직의 장의 위치는 그가 가지는 재주와 기질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질 수밖에 없는 조직의 미래와 운명을 불가역적으로 결정하게 만든다. 필자는 우연히 물개영화를 보다 한 내레이션의 문구가 인상에 남았다.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주는 멘트였는데, 물개가 얼굴은 귀엽게 생겼지만 성질이 고약해 쓰다듬지 말라는 말이었다. 여기서 ‘성질이 고약하다’는 어원의 출처를 캐보면 옛날 우리나라 최대의 성군이라 일컫는 조선의 세종대왕이 등장하게 된다. 한글을 창제하고 영토를 확장하고 장영실 같은 천민을 발굴해 과학 창달을 이뤄 당대에 태평 치세를 이룬 그에게 ‘성질이 고약하다’라는 어원의 출처가 등장하다니 뭔가 재밌는 일화와 후대들에게 시사하는 레슨이 있음은 분명해보였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