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요즘 어떤 성과들을 이루어내고 계신가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일정을 맞추어 밤샘 작업을 하고, 황금빛 미래를 꿈꾸며 일분일초를 쪼개고 또 쪼개어가며 열정을 쏟고 있진 않으신지요.
하지만 그 모든 일이 우리가 만든 계획대로, 성과대로 그대로 우리에게 좋은 결과물로 돌아오면 마땅하고 좋기 그지 없겠건만, 때론 열매를 거두어 따먹어야 할 타이밍이 제대로 우리를 비켜가기도 하지요.
삶의 아이러니!
오페라 ‘카르멘’은 프랑스에서 오페라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비제의 음악인생에서 최고의 열정과 눈물, 그리고 한숨이 집약된 결정체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또한 비제의 ‘ 역작’이자 ‘ 유작’이라는 사실도….
1875년 3월 3일
‘카르멘’은 파리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초연되었는데, 오페라의 내용이 당시 최하층으로 분류 되던 집시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과 그들의 사랑싸움 끝에 결국 주인공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으로 인해 초반에는 파리관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하층민들의 사랑과 죽음이야기가 오페라를 감상하는 수준높은(?) 관객들에겐 고상하지도, 대중적이지도 않게 느껴졌던 것이었죠.
초연 실패 후, 비제는 비통한 마음으로 돌아가 ‘카르멘’ 작업으로 몸을 혹사한 나머지 발병한 인후염으로 투병하다가 결국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정확히 3개월 후인 6월 3일 그의 나이 36세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망 이후 ‘카르멘’은 전 유럽과 미국을 석권하며 공연되었고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1872년
프로이센과 프랑스간의 전쟁 후 가난에 찌들었던 비제는 ‘아를의 여인 모음곡’의 성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음악가로서의 명성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대중의 크나큰 인기에 힘입어 여세를 몰아 오페라로 성공을 거두고자 하는 욕망에 불타올랐습니다.
곧바로 오페라 작곡에 착수한 그는 프랑스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동명소설 <카르멘>을 원작으로 하여 오페라곡을 완성합니다. 하지만, 이 쯤에서 비제가 한 템포 쉬어갔으면 어땠을까요?
비제는 ‘카르멘’을 완성시키기 위해 몇 날간 밤을 새우며 몸을 혹사시켰고, 결국 그로 인한 후 유증인 인후염과 기관지염에 이어 심장마비를 이기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습니다.
21세기인 지금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는 자신의 이 작품이 이렇게나 많은 사랑을 받을 줄도 모른채….
어쩌면, 가장 분발해서 젖 먹던 힘까지 끌어당겨 써야만 한다는 그 때가 바로 가장 쉬어가야 할 때(break time)인지 모릅니다.
가장 힘을 내어야 할 그 때가, 자신의 힘이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인지 모릅니다. 가속페달에서 잠시만 발을 떼고 하늘 한 번 보고, 눈 한 번 감아 공기 내음 한 번 맡아보고, 밤에 옥상에라도 나가 총총한 별도 한 번 느끼며 휴식을 가져보세요.
어쩌면 내가 애써 씨뿌려 키워낸 달콤한 열매를 아주 적절한 때에 오롯이 내가 먹을 수 있진 않을까요?
카르멘의 주요곡들
1. 서곡 Prelude
오페라 카르멘 개막 전에 연주되며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첫 부분은 집시들의 춤을 연상시키는 경쾌한 멜로디이며 두 번째 부분은 앞 부분과는 대조적으로 우울한 분위기로 반전됩니다.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비극을 미리 암시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2. 하바네라 Habanera
카르멘의 아리아로서 자기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호세를 유혹할 때 부르는 곡입니다. 매우 매혹적이며, 스타카토로 카르멘의 매력을 한껏 발산시키는 노래입니다.
3. 투우사의 노래 Chanson du toreador/Couplets
두 명의 집시 여인이 춤을 추고 있는 술집에서 에스카미요가 여러 사람들과 건배를 하며 부르는 노래. 투우사의 용맹성을 자랑하고 힘차게 노래하며 축배의 잔을 돌리는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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