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놀란 가슴을 채 진정시키기도 전에 상상도 하지 못했던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동시다발적으로 투하한 미사일 5000발.
이로 인해 최대 명절인 ‘초막절’ 축제를 즐기고 있던 민간인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로켓에 포격되거나, 그 자리에서 인질로 잡혀가는 참상을 당하게 되었고, 이것이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또 한 건의 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그간 여러 형태로 간간이 크고 작게 일어났던 일이지만 이번 전쟁은 21세기에 인간이 이렇게 야만적이고 잔혹할 수가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는, 정말 인류애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 사상자를 양산한 잔인한 전쟁입니다.
대니 보이(Danny Boy)-전장에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노모의 노래
1913년에 나온 아일랜드의 노래로서 아일랜드의 항구도시인 ‘런던데리(Londonderry)’의 전통 가락에 영국의 ‘프레데릭 웨덜리(Frederic Weatherly)’가 가사를 붙인 곡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아, 목동아’라고 알려져 있는 이 노래는 영국과의 전쟁에 나가 소식이 없는 아들을 기다리는 아일랜드인 노모의 심정을 노래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가사는 역설적이게도 ‘프레데릭’이라는 영국인이 아일랜드의 전통가락에 노모의 애절한 마음을 헤아려 가사를 써서 얹어 노래로 선을 보인 것이라고 합니다.
서양에서는 ‘다니엘(Daniel)’이라는 이름을 ‘대니(Danny)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하는데, 노래에 나오는 이 어머니도 어릴 적 부르던 애칭 ‘대니 보이’를 부르며 아들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대니 보이! 여름이 되면 오거라, 아니면 눈 내리는 겨울이라도 오거라,
아니지, 기다리다가 내가 죽더라도 꼭 돌아오거라...”
지구촌에 평화를 기도합니다
전쟁이 진행되면서 그 전사자의 수가 많아지자 미처 수습하기가 힘들어지고, 그래서 이름도 헤아리기 힘든 무명용사들의 무덤에 동료 병사들이 나뭇가지를 주워다가 나무 십자가를 만들어 꽂은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비목’이라는 가곡의 내용도 그와 비슷한데 ‘비목(榧木)’이란 ‘나무로 만든 묘비’를 뜻한다고 합니다. 전쟁의 포탄(초연)이 만든 연기 사이로 보이는 한 무명용사의 나무묘비를 보며 가사를 만든 노래라고 하지요.
이유 없는 다툼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여러 매체들을 통해 접하는 전쟁 영상은 너무도 끔찍하여 눈으로 보고도 믿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부끄럽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대니 보이를 양산하는 이 전쟁이라는 비극이 하루속히 종결되기를 오늘도 기도합니다.
- 대니 보이(Danny Boy) -
“오 대니 보이,
백파이프 소리 울리는구나
산골짜기에도 산기슭에도...
여름이 가고 장미꽃도 지고
너는 떠나야 하고 나는 남아야 한다.
하지만 초원이 푸르른 여름에 돌아오라
아니면 계곡에 눈 덮인 때라도
나는 여기 남아 널 기다리니...
눈부시게 빛나는 날이거나 비록 흐린 날일지라도...”
[프로필] 김지연
•(현)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현)이레피아노원장
•(현)레위음악학원장
•(현)음악심리상담사
•(현)한국생활음악협회수석교육이사
•(현)아이러브뮤직고양시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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