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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클래식&차한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Ludwig van Beethoven-Piano sonata No.14 'Moonlight'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귀뚜라미 소리가 스산한 가을의 문턱에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가을에 어울리는 곡 베토벤의 ‘월광’을 가져왔습니다. 3악장까지 있는 곡이지만 가을에 감상하기 좋은 1악장을 소개합니다.

 

월 광

 

‘월광’은 베토벤이 당시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줄리에타 귀차르티에게 헌정한 곡입니다. 이 시기의 베토벤은 청각장애가 점점 심해지고 연인과의 결별로 많은 정신적인 고통 가운데 서 있었습니다.

 

유서까지 쓸 생각을 할 정도로 그의 인생 중 가장 힘든 시절이었지요. 그래서인지 다단조의 1악장은 여타 다른 소나타와 다르게, 조용하고 슬프고 약간은 비장한 기운도 느껴집니다.

 

베토벤은 이 곡의 표현에 대해 ‘환상곡풍의 소나타’라는 부제를 남겨놓았을 뿐이지만 그의 사후 5년 뒤에(1832년) 음악평론가 루드비히 렐슈타프가 1악장에 대해 ‘달빛이 비친 루체른호수 위에 떠있는 흔들리는 조각배’와 같다는 표현을 한 연유로 ‘월광’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첫 소절부터 등장하는 셋잇단음표의 반복은 뱃노래처럼 마치 작은 배 한 척이 잔잔한 호수 위에서 출렁이듯 들리기도 합니다.

 

이 곡을 연주할 때는, 평론가들에 의해 지어진 제목이 원래 작곡가의 의도를 흐리게 하고 연주자로 하여금 표현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견해가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월광’이라는 제목대로의 느낌도 분명 수긍이 되지만, 정형화된 소나타형식에서 조금은 벗어나기를 바란 ‘환상곡풍으로’라는 그의 부제를 기억하며 마음을 열어두고 자유롭게 연주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1악장(Adagio sostenuto)은 느리게 연주하는 우울한 다단조의 셋잇단 음표가 끝까지 이어집니다. 반주파트가 약간은 단조로울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들리는 명확한 멜로디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달 밝은 9월

 

굳이 ‘루드비히 렐슈타프’의 해석을 가져와 빗대지 않더라도, 처연하고 쓸쓸한 1악장은 누구든 가을의 달빛을 연상하도록 하기에 충분합니다. 달빛 아래 호수 위를 떠다니는 한 척의 조각배와 같은 음악.

베토벤의 월광, 참 매력적입니다.

 

베토벤의 '월광' 듣기

 

[프로필] 김지연

•(현)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현)음악심리상담사
•(현)한국생활음악협회 수석교육이사
•(현)이레피아노학원 · 레위음악학원 원장
•음악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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