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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삶의 질, 신뢰, 젊음이 성장 비결”…경정청구 ‘프로’ 김진형 회계사

진형세무회계 개업 당시 전문가들 지금까지 근속…“호흡 긴 경정청구엔 젊음이 경쟁력”
호기심 가득 소년 표정으로 이슈발굴 척척…될 때까지 하는 근성, 평생고객의 신뢰원천
빅4 회계법인 재직당시 극한경쟁에 회의…자택 근처 사무실로 걸어서 출근 '마을회계사'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인적소득공제에서 본인 및 부양가족 1인당 150만원 기본공제액은 20년 전 정한 그대로입니다. 20년동안 자장면 값이 3배 올랐어요. 그러니까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부양가족공제액을 3분의 1로 축소한 셈이죠.”

 

지난 10일 서울 지하철 9호선 흑석역 인근 대형 아파트 단지 상가동에 자리 잡은 진형세무회계 김진형 대표(공인회계사)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김 대표는 “출생률을 높이려면 물가가 오른 만큼 인적소득공제 등 부양가족 인센티브를 올리는 게 필수적”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눈이 동그래진 기자가 무릎을 탁 치며 좀 더 설명을 구하자 김 대표는 “세제 정책 전문가도 아닌데…”라며 손사래를 쳤다. 자신의 필살기인 ‘이슈발굴’, 이를 주특기로 승화시킨 ‘경정청구’ 전문성에 집중하고 싶었던 것.

 

하지만 세제 전문가가 따로 있나. 김진형 대표는 지난해에도 아무도 찾아내지 못한 정부 세제개편안의 문제점을 찾아냈다고 한다. 한국공인회계사회(KICPA)가 매년 회원들로부터 수렴하는 세제개편 의견으로 제출, 세법 시행령에 기어이 반영시켰다. 그래서 그 얘기부터 캐물었다.

 

물론 김진형 회계사의 필살기와 주특기, 그의 인간미를 짐작케 하는 얘기도 들었다. 4년 전 대형회계법인을 박차고 나온 이유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세금과 회계를 어려워하는 일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평생의 업과 인생을 찬찬히 곱씹는 중이다. 물질주의에 지나치게 경도된 세상이 내팽개친 소통과 행복을 고스란히 주워담고 있다.

 

돈 버는 전문가를 넘어 세상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드는 디자이너 느낌이 난다. 그럼 돈은 뒷전일까? 전혀 아니다. 물론 직원들을 위해 쓰는 몫이 크지만, 자신이 속해 있던 빅4 회계법인 파트너 연봉을 넘어선지 오래란다. 그와 2시간여 나눴던 얘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22대 국회가 열렸다. 김 대표가 한국공인회계사회(KICPA)에 제출한 의견이 세법령 개정안에 반영됐다고 들었다.

  ▲ 작년 개정 세법 시행령에 우리가 제안한 의견이 문구 그대로 반영됐다. 나중에 알게됐는 데 뿌듯했다.

 

‘근로소득증대 세액공제’라고 있다. 중소기업 상시 근로자 수가 직전 과세연도의 상시근로자 수보다 크거나 같다는 전제로, 직전 3년 평균을 초과한 임금 증가분의 20%(중견기업 10%, 대기업 5%) 상당액을 해당 과세연도의 법인세(소득세)에서 공제하는 제도다. 문제는 중도입사자가 있으면 1인당 평균임금 상승률이 높게 나타난다는 점. 시행령 산식에서 7월 입사자를 0.5명으로 잡는데, 이러면 임금은 그대로 가야 연 환산 임금이 정상적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시행령에서는 연봉을 6(7~12월 6개월)으로 나누고 다시 12(개월)를 곱하라고 했다. 그러면 회사는 월 300만원을 지급하는 이 직원에게 실제론 1800만원(300만원 곱하기 6개월)을 지급했지만, 7200만원(300만원 곱하기 12개월을 또 0.5로 나눔)으로 계산된다. 이 오류를 잡아낸 것이다. 이 오류가 무려 9년간 지속되는 동안 아무도 잡아내지 못했던 것을 찾아냈다.

 

— 복잡한 산수 문제가 간단치 않아 보인다. 듣고 보니 굉장히 큰 일 한 거 맞는 거 같다.

▲ 말로 풀어놓으니까 쉬워 보이는데 실제 시행령 조문을 보면 이걸 왜 9년동안 아무도 지적 안 했는지 알 수 있다. 엄청 어렵게 써놨다. 국세청 일선 세무서 직원도 “그간 시행령조항이 왜 이렇게 되어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하셨을 정도다.

 

— 올해 세제개편안에서도 좀 건의할 게 있을까?

▲ 현행 세법상 청년과 장년을 구분해 청년이 더 많이 늘면 세액공제 혜택을 더 많이 준다. 문제는 해당 기업의 청년 인원 수가 줄면 청년 증가로 추가 세액공제 받은 분을 도로 반납해야 한다는 점. 그런데 청년은 줄어들어도 전체 상시근로자가 증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청년이 줄어들더라도 전체 상시근로자 증가에 대한 인센티브(세액공제)는 동일하게 가야 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이런 세법에 따르자면 청년 수가 줄어 기존에 받은 세액공제를 모두 반납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전체 근로자 증가 효과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면 오히려 아예 청년 고용 없이 조금씩 고용을 늘리는 게 낫다. 법령에서는 청년고용(특수) 증가의 법익을 고용증가(보편) 법익에 내재화 했어야 한다.

 

이런 문제가 반복 지적되자 이 세액공제에 대해서는 유권해석(예규)으로 고용증가에 대해서는 청년 여부와 상관 없이 보편적으로 최소한의 세액공제 혜택을 보장해야 한다는 게 예규의 뼈대다. 요컨대 고용증대 세액공제(보편)에 청년고용 세액공제(특수)를 추가 인센티브로 주자는 것. 이걸 법률에 명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세제 전문가 맞네. 올해도 기대해 보겠다. 그런데 요즘 세수가 많이 줄어, 세제 당국이 세수가 줄 수 있는 이런 합리적인 제안을 모른체 하면 어쩌나.

▲ 불합리한 세제를 바로잡거나 규정에 따라 경정청구를 해주는 것이 세수가 줄어드는 원인일 리가 없다. 근본적으로 경제가 위축되고 그에 따라 거래가 줄어드니까 세수가 줄어드는 것이다. 세수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불합리한 세법 조항을 모른체 하는 것은 명백히 좁은 시야 때문이다. 거기 머물러 있으면 오히려 경제를 더 망치게 된다. 입법 취지에 맞게 세법을 합리적으로 고치고 정교하게 다듬어 줘야 경제가 더 활성화된다. 그럼 세금도 더 잘, 더 많이 걷히는 것이다.

 

— 중소기업, 중견기업들에 대한 가업승계 업무가 세무대리인들에게 안정적인 수임영역인 것 같은데. 진형세무회계의 경쟁력은 뭔가.

▲ 가업승계 건을 수임하게 되면 단계별로 고객사에 세제혜택 요건 같은 것을 검토해서 알려주고 해야 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당연히 다 알려주면서 각종 현황파악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한다.

 

그런데 가업승계 용역은 호흡이 매우 길다. 증여세 문제도 있고, 기업주 사망 땐 상속세 내고 난 뒤 세무조사까지 끝나야 완전히 수임계약이 종료된다. 세무대리인이 고객사 기업주의 사망시점을 알 수 없다 보니 수임한 용역이 언제까지 길어질지 모른다. 아무래도 업무의 호흡이 기니까, 그런 관점에서는 고객의 사망시점이 몇 십년 후라도 거뜬히 당초 약정한 세무서비스 용역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는 게 핵심이다.

 

젊은 실무전문가가 훨씬 낫다는 것. 만일 60대 가업승계 고객이 90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하고, 이 고객의 세무대리인이 50~60대라면 좀 불안하지 않겠는가. 젊은 세무대리인들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말하고 싶다.

 

— 얼마나 젊고 유능하길래?

▲ 공인회계사 두 분과 변호사 한 분, 세무사 두 분 등 다섯명이 근무했는데, 최근 감사원에 근무하셨던 회계사님이 추가로 합류, 전문가만 여섯 명인 진용을 갖췄다. 주 연령은 30~40대인데, 대부분 30대 후반이다. 여섯 중 셋은 결혼해 자녀를 키우고 있다.

 

— 전문인적용역 시장도 경쟁 가속화로 진정한 실력자들만 살아남을 것 같다. ‘젊음’이 경쟁력인 건 맞지만 젊음은 거칠고 역동적일 거라는 선입관도 없지 않다. 진형은 어떤가?

▲ 주관적인 생각일 지 몰라도, 우리 진형의 인적구성은 정말 좋다. 개업 4년차인데 단 한 분도 그만둔 사람 없다. 이 업계, 한 조직 근속연수가 길지 않은데 말이다. 고객 관점(user interface)에서 보면, 자기 사건을 맡은 전문가가 계속 바뀌는 게 좋을 리 없다.

 

경정청구, 조세심판청구를 맡긴 전문가가 부과 제척기간 5년이 지나기 전에 이직한다면, 고객은 불안하다. 세제혜택 받은 후라면 엄격한 사후관리 조항들 때문에 더 불안할 수 있다. 누구든 끝까지 책임져 줄 사람이 필요한 거다. 그런 측면에서 젊은 진형세무회계를 믿고 맡기는 고객들이 꽤 많다.

 

— 대형로펌 안부럽다는 말로 들린다.

▲ 솔직히 대형로펌이나 대형회계법인보다 명성(Reputation)이 높다고 얘기할 순 없다. 대형펌들의 높은 명성은 대기업이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고부가가치 업무를 하면서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요구사항에 맞춰 이런 업무를 제대로 하려면 야근에 휴일근무가 불가피한 게 사실이다. 실제 대형펌들에선 야근과 주말근무가 불가피하다.

 

빅4에 근무할 때 함께 근무했던 선배는 최근 거기서 파트너가 됐다. 그런데 그 형은 지난 한 10년 동안 주말을 모르고 지냈다고 한다. 불편한 얘기지만, 빅4에서는 과로사하는 선배도 봤다. 하지만 진형은 높은 강도의 노동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성과는 조직원의 안정성을 기반으로하고, 인간적으로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직장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운 이유다.

 

 

— 요즘 전문인적용역이나 사업서비스업 영역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부쩍 늘고 있다.

▲ 우리도 업무상 어떤 이슈가 있으면 일단 전 직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오픈AI사의  인공지능(AI)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서 조사(research) 하기도 한다. 아직 우리 주력분야인 경정청구 분야 업무과정 자체를 관통하는 AI 는 구상 단계다. 주력 업무에 활용하는 기술을 최대한 다른 업체보다 먼저 도입을 하려고 한다.

 

—  진형세무회계는 ‘택스리서치(tax research)’라는 온라인 고객소통 플랫폼을 가동하고 있다. 경정청구를 미리 해보는 플랫폼 정도로 이해 되는데.

▲ 택스리서치 누리집(taxresearch.kr)을 연지 두 달 남짓 밖에 안 됐는데, 잠재 고객 인입이 꾸준하다. 사이트 방문 기업주 중에 실제로 수임계약으로 이어진 사례도 꽤 있다. 나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서로 소통하는 플랫폼을 시도해 본 거다. 경쟁시장조사를 해보니 데이터 사업자들이 만들어 사용자와 연결해 주는 중개 플랫폼이 4개쯤 있고, 회계사나 세무사 등의 전문가가 직접 만들어 본격 시작한 플랫폼도  5개 정도 된다.

 

—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으로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들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불러오는 기술이 적용된다고 하던데. 재무회계, 세무회계에서 AI 기술의 비전은 뭔가.

▲ 회계 분야도 전통적 전문가 영역이다. 한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의 업무 노하우를 올곧이 ICT 프로그램으로 구현하긴 어렵다. 물론 이제 전문인적용역도 100% 사람이 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그래서 2023년 정보기술(IT) 사업에 착수했고, 그 1차 결과물이 ‘택스리서치’다. 아직은 이 플랫폼에 AI를 코딩을 하고 학습을 시키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늘 열어 두고 개발을 모색하는 분야이고, IT개발 협업 제안도 많이 들어온다. AI 활용 세무회계업무 솔루션 쪽에 아직 전문가들이 많이 없어 협업 여지가 많다. 이제 첫 걸음을 뗀 정도랄까?

 

— ‘택스리서치’가 경쟁제품에 견줘 더 나은 점이 뭔가.

▲ 택스리서치는 홈택스에서 기존 세무대리인을 변경하지 않고도 경정청구를 의뢰할 수 있다. 홈택스에서 세무대리인을 바꾸게 되면 기존에 홈택스에서 처리해오던 업무가 갑자기 끊기니까 기장이나 세무조정하던 세무대리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해진다.

 

반면 택스리서치는 홈택스상 세무대리인을 바꾸지 않으니까 기존에 기장하던 업무를 방해하지 않는다. 사실 세무대리인을 바꾸면 여러 문제들이 쉽게 해결된다. 하지만 우리는 타 세무대리인들의 영업권을 존중하는 쪽을 택했다. 그래서 프로그램 설계방식도 다르게 접근했다. 그에 따라 개발 알고리즘이 훨씬 복잡해졌다. 산식도 복잡해지고 월 프로그램 유지비용도 높아진다. 유지비용이 더 들지만 후회는 없다. 고객과 기존 세무대리인들의 권리 존중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 흑석동하면 중앙시장 순댓국 아닌가. 대형 주상복합상가 1층에 사무실을 잡은 특별한 이유라도?

▲ 집에서 도보로 출근할 수 있는 사무실을 찾다 보니 여기에 터를 잡게 되었다. 출퇴근에 몇 시간씩 들일 바에야 그 시간에 고객 업무를 하나라도 더 처리하는게 좋다고 생각해 결심한 것이다. 직주근접 일터의 장점을 한껏 누리고 있다.

 

4년간 매출이 급등했지만 아직 본사를 강남으로 옮길 생각은 없다. 주소지 자체가 중요하다는 게 이 업계 정석이지만, 나의 철학대로 길을 가고자 했다.

 

마을 회계사랄까? 고층집합건물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사방이 트인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동네 사람들과 잘 알고 지내고 소통하는 것이 즐겁다. 식사하러 가는 길에도 꼭 아는 동네분들을 몇명 씩은 만나고 인사를 나눈다. 지나가던 행인이 1층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와 세금 고민을 털어놓는 열린 환경이 좋다. 고객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잠재고객의 고민을 들으며 인생과 미래를 그린다.

 

— 마을사람들과 얘기 나누는 걸 좋아한다니, 20년간 서로의 이름을 모르고 살아온 중국의 재래시장 상인들의 사례를 소개한 막스프랑크연구소 샹뱌오 교수가 생각난다. 최근 저출생 장기취재 중이다.

▲ 요즘 초등학생들은 돈 얘기, 집 얘기를 많이 한단다. 가족, 친구, 친척과 어울려 논다는 개념도 별로 없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돈 중독이다. 사회가 너무 물질적으로 많이 기울었다. 사람들이 돈을 먼저 생각하니까 사람간 정, 공감, 행복에 대한 감성이 많이 사라졌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데 자식을 낳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풍요롭지 않다. 그런데 풍요를 행복으로 여기니 스스로가 불행해 지는 거다. 스스로 불행하니 결혼하기 힘들고, 하더라도 애를 낳지 않게 된다. 연애도, 결혼도, 자녀출생도 같은 맥락의 ‘물질지상주의’에서 싹텄다.

 

— 진형세무회계는 돈을 쫓지 않았다는 얘기인데, 그래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비결이 뭔가?

▲ 솔직히 저를 믿고 일을 맡겨준 고객분들이 고맙다. 끝까지 믿고 기다려 주는 고객이라서 고마운 거다. 어려운 일이 나타나도 이슈를 찾아내 해결하면 되는 난제라서 더 반갑다. 품셈과 수임료는 그 다음 문제다.

 

특히 누군가로부터 신뢰를 얻는다는 것은 참으로 절묘한 기쁨이다. 당연히 끝까지 승부를 내는 것으로 보답하려는 욕구가 생긴다. 한번 수임한 청구 건은 해결될 때까지 책임진다. 최초 청구가 기각되더라도 이의신청으로, 이의신청이 안되더라도 조세심판이나 감사원심사청구로 이어간다. 실제로 2년 가까이 이어져서 끝내 해결해낸 수임 건도 있다.

 

이는 모두 고객이 진형세무회계를 믿고 기다려 주신 덕분이다. 믿고 기다리면 납세자의 입장에서 최선의 해결책을 내어주는 전문가로 알려지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 진형세무회계의 문은 활짝 열려 있으니 언제든 문을 두드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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