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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증거일까요?

 

요즘은 자꾸만 자연을 가까이 하고픈 마음이 커져갑니다. 아마도 도시의 팍팍한 생활이 주는 스트레스를 견딜 에너지가 나이가 들수록 고갈되어가나 봅니다.

 

한 댓 평이라도 나만의 텃밭이 있다면 손발 열심히 꼼지락거려 채소라도 심어보고 싶고, 아니면 아예 큰맘 먹고 근교에 텃밭 딸린 주말주택이라도 한 채 마련해보면 어떨까 꿈도 꾸어 봅니다.

 

자연과 가까이할수록 맘이 편해지는 요즘입니다.

 

‘신을 만나고 싶다면 자연으로 가라’는 말을 누군가 내게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가끔 찾는 대자연은 해결되지 않던 삶의 난제들에 대한 해답을 주기도 하더군요. 음악인이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존경받는 베토벤이야말로 자연이 다시 일으켜 세운 인물입니다.

 

“전능하신 신이여, 숲속에서 나는 행복합니다. 여기서 나무들은 모두 당신의 말을 합니다. 이곳은 얼마나 장엄합니까!”

 

청력 상실로 인해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던 베토벤의 고백입니다. 유서를 작성할 정도로 극도의 우울에 시달리던 베토벤의 입에서 ‘행복’이라는 단어까지 나오다니요. 그랬던 그가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연이 준 힘이었습니다.

 

대인 기피증으로 사람 만나기를 두려워하던 그였지만, 오직 자연에게만은 스스럼없이 다가갔습니다. ‘하일리겐 슈타트’에서 요양할 때는 오후 2시부터 저녁이 될 때까지 매일 숲 속에서 산책을 하는 것이 그의 일과였답니다. 자연 앞에서는 그의 귓병도 전혀 장애물이 되지 않았습니다.

 

자연은 예쁘고 알록달록한 색으로,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으로 다가와 외롭던 그와 함께하며 위로를 해주었지요.

 

그러고 보면, 사람이 자연을 가꾸고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사람을 “괜찮다!, 별거 아니다!” 어르고 달래 키우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하튼 베토벤은 자연 속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일어납니다.

 

‘전원 교향곡’은 단순히 새소리나 물소리, 바람소리를 흉내 내어 ‘모사’한 곡이 아닙니다. 그가 자연 속에서 느꼈던 ‘감정’에 초점을 맞추어 솔직하게 표현한 곡입니다. 그는 첫 장의 표지에 ‘전원 교향곡 또는 전원생활의 회상, 묘사라기보다는 감정의 표현’이라 적어두었습니다.

 

1808년 12월 22일 초연된 이 곡은 바로 제5번인 ‘운명 교향곡’과 함께 쌍둥이처럼 발표되었습니다. ‘운명 교향곡’은 모두가 아시다시피 청력 상실로 인한 그의 좌절, 우울, 공포를 표현한 곡입니다. 그의 삶에 찾아온 고통스러운 운명이 문을 노크하며 시작하는 곡인데, 나란히 발표된 ‘전원 교향곡’에서는 그 운명을 자연으로 치유받고 다시 살아날 힘을 얻은 인간승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곡이 비슷한 시기에 작곡되었지만, 곡을 감상해보면 삶에 대한 동전의 양면처럼 판이하게 다른 시각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묵은해의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진 않습니까?

 

그렇다면 자연에 가까이 가보세요. 새소리, 물소리, 지난 가을 수북이 깔린 낙엽들 바스락거리는 소리 듣다 보면, 어쩌면 답이 보일지 모릅니다.

 

베토벤 ‘전원 교향곡’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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