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6 (금)

  • 흐림동두천 -3.6℃
  • 맑음강릉 6.4℃
  • 구름많음서울 -2.8℃
  • 박무대전 1.3℃
  • 연무대구 7.2℃
  • 구름많음울산 8.4℃
  • 박무광주 3.3℃
  • 구름많음부산 7.9℃
  • 흐림고창 1.9℃
  • 연무제주 7.9℃
  • 구름많음강화 -4.6℃
  • 구름많음보은 0.9℃
  • 구름많음금산 1.9℃
  • 구름많음강진군 3.3℃
  • 구름많음경주시 3.2℃
  • 구름많음거제 5.6℃
기상청 제공

문화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증거일까요?

 

요즘은 자꾸만 자연을 가까이 하고픈 마음이 커져갑니다. 아마도 도시의 팍팍한 생활이 주는 스트레스를 견딜 에너지가 나이가 들수록 고갈되어가나 봅니다.

 

한 댓 평이라도 나만의 텃밭이 있다면 손발 열심히 꼼지락거려 채소라도 심어보고 싶고, 아니면 아예 큰맘 먹고 근교에 텃밭 딸린 주말주택이라도 한 채 마련해보면 어떨까 꿈도 꾸어 봅니다.

 

자연과 가까이할수록 맘이 편해지는 요즘입니다.

 

‘신을 만나고 싶다면 자연으로 가라’는 말을 누군가 내게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가끔 찾는 대자연은 해결되지 않던 삶의 난제들에 대한 해답을 주기도 하더군요. 음악인이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존경받는 베토벤이야말로 자연이 다시 일으켜 세운 인물입니다.

 

“전능하신 신이여, 숲속에서 나는 행복합니다. 여기서 나무들은 모두 당신의 말을 합니다. 이곳은 얼마나 장엄합니까!”

 

청력 상실로 인해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던 베토벤의 고백입니다. 유서를 작성할 정도로 극도의 우울에 시달리던 베토벤의 입에서 ‘행복’이라는 단어까지 나오다니요. 그랬던 그가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연이 준 힘이었습니다.

 

대인 기피증으로 사람 만나기를 두려워하던 그였지만, 오직 자연에게만은 스스럼없이 다가갔습니다. ‘하일리겐 슈타트’에서 요양할 때는 오후 2시부터 저녁이 될 때까지 매일 숲 속에서 산책을 하는 것이 그의 일과였답니다. 자연 앞에서는 그의 귓병도 전혀 장애물이 되지 않았습니다.

 

자연은 예쁘고 알록달록한 색으로,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으로 다가와 외롭던 그와 함께하며 위로를 해주었지요.

 

그러고 보면, 사람이 자연을 가꾸고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사람을 “괜찮다!, 별거 아니다!” 어르고 달래 키우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하튼 베토벤은 자연 속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일어납니다.

 

‘전원 교향곡’은 단순히 새소리나 물소리, 바람소리를 흉내 내어 ‘모사’한 곡이 아닙니다. 그가 자연 속에서 느꼈던 ‘감정’에 초점을 맞추어 솔직하게 표현한 곡입니다. 그는 첫 장의 표지에 ‘전원 교향곡 또는 전원생활의 회상, 묘사라기보다는 감정의 표현’이라 적어두었습니다.

 

1808년 12월 22일 초연된 이 곡은 바로 제5번인 ‘운명 교향곡’과 함께 쌍둥이처럼 발표되었습니다. ‘운명 교향곡’은 모두가 아시다시피 청력 상실로 인한 그의 좌절, 우울, 공포를 표현한 곡입니다. 그의 삶에 찾아온 고통스러운 운명이 문을 노크하며 시작하는 곡인데, 나란히 발표된 ‘전원 교향곡’에서는 그 운명을 자연으로 치유받고 다시 살아날 힘을 얻은 인간승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곡이 비슷한 시기에 작곡되었지만, 곡을 감상해보면 삶에 대한 동전의 양면처럼 판이하게 다른 시각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묵은해의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진 않습니까?

 

그렇다면 자연에 가까이 가보세요. 새소리, 물소리, 지난 가을 수북이 깔린 낙엽들 바스락거리는 소리 듣다 보면, 어쩌면 답이 보일지 모릅니다.

 

베토벤 ‘전원 교향곡’ 듣기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