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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클래식&차한잔] 아렌스키 피아노 3중주 1번 Op.32

Arensky Piano trio no.1 Op.32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라흐마니노프의 스승이며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제자인 아렌스키

 

라흐마니노프와 림스키코르사코프, 이 둘 사이에서 조금은 덜 유명한 러시아 낭만주의의 음악가, ‘안톤 아렌스키(Anton Arensky)’.

 

아렌스키는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와 의사이자 첼리스트였던 아버지를 둔 비교적 부유한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탁월한 음악성으로 18세에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입학하면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제자가 되었고, 졸업 후 바로 모스크바 음악원의 교수가 되어 후학을 양성하였습니다.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와 같은 걸출한 제자를 낳아 러시아 음악가들의 굵직한 계보를 잇는 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쇼팽과 차이콥스키의 서정미를 닮은 피아노 트리오 no.1

 

소개해 드리는 피아노 삼중주곡은 아렌스키의 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대곡입니다.

 

러시아음악이지만 유럽의 스트링 기반과 러시아 민요의 조화를 이루었다는 점이 시대를 뛰어넘은 현대인에게 들려주어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요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세 악기의 조화 속에서 시작하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치밀한 구성으로 작곡된 뼈대 위에 얹히는 음악적으로도 큰 가치를 보이는 명곡입니다.

 

특히 3악장은 ‘애가’의 정수가 느껴지는데 이 3악장으로 인해 ‘추모곡’이라는 이 곡의 정체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렌스키는 자신에게 첼로 작곡의 동기를 유발하고 이 곡에서 첼로 파트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데 일조를 한 첼리스트 ‘카를 다비도프’에게 이 곡을 헌정하였다는데 (친구이자 음악적인 동지이기도 했던 차이콥스키를 추모하며 지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래선지 이 곡에서는 특별히 첼로의 역할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아렌스키를 사랑한 차이콥스키

 

“나는 그를 무척 좋아합니다.

당신이 종종 그에게 관심을 기울여주시길 바랍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_차이콥스키가 아렌스키의 스승 림스키코르사코프에게 쓴 편지

 

차이콥스키는 아렌스키의 친구이자 음악적 동지였고, 정신적 지지자이기도 했습니다. 아렌스키를 걱정하면서 아렌스키의 스승에게 부탁조의 편지를 쓸 정도입니다.

 

아렌스키 또한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좋아하고 무척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아렌스키의 서정미 넘치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차이콥스키의 스타일과 비슷하다는 것을 보면 짐작이 갑니다.

 

차이콥스키가 아렌스키에게 보낸 편지에 보면 이 곡을 작곡할 때 ‘5/4박자 쓰는 것을 경계하라’는 조언을 하였는데 아렌스키는 이를 받아들여 이 곡에서 5/4박자가 등장시키지 않습니다. 진심 어린 조언과 지지를 보여주는 음악적 동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자산인지요.

 

하지만 아렌스키에게 음악적으로 훌륭한 스승. 걸출한 제자들, 마음의 친구 등 수많은 인적자원이 있었음에도, 그들이 그의 깊은 공허함까지 채워주진 못했던가 봅니다. 그가 빈 마음을 채우던 또 다른 그의 벗. 알코올과 도박, 이 둘은 아렌스키를 결핵으로 몰고 갔고, 이로 인해 그는 44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과 이별을 하게 됩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며, 존재 자체의 의미를 끊임없이 물어가면서 맨바닥에서 작곡하던 선배음악가들보다 외적인 자원이 많아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이었을 거라 짐작되는 아렌스키의 말년 삶은 아쉬움이 많습니다.

 

아렌스키는 당시에는 무척 유명한 러시아의 음악가이자 교육자였지만 그 능력에 비해 후세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근래에 들어서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그의 음악은 세련됨과 현대적 감각까지 느껴져 신선합니다.

 

아렌스키의 피아노 트리오와 함께하는 신선한 4월 문을 엽니다.

 

아렌스키의 ‘피아노 삼중주 1번 d단조 Op.32’

 

[프로필] 김지연

•(현)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현)이레피아노원장

•(현)레위음악학원장

•(현)음악심리상담사

•(현)한국생활음악협회수석교육이사

•(현)아이러브뮤직고양시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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