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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詩가 있는 아침] 예전에는

 

예전에는 / 김혜정

 

햇빛이 강하게 떨어져 내리는

창가에 앉아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

예전에는 몰랐던 행복이었군요

 

창가에 어리는 내 모습에

조금은 쓸쓸함이 묻어나지만

뭐 그래도 괜찮아요

 

가을이잖아요

그래서 그럴 거예요

가을을 닮고 싶은 여자이니까

가을을 닮은 고독과 쓸쓸함이

좀 묻어나면 어때요

 

커피 맛이 아주 달콤하네요

햇살 한 줌이 가져다주는

이 쓸쓸함의 행복

지금 이 순간만큼은 깨고 싶지 않군요

마주 보며 웃을 수 있는 환한 햇살의

눈빛과 부딪히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이 시간의 행복을.

 

[시인] 김혜정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대한창작문예대학 지도 교수

저서 제 1시집 “어떤 모퉁이를 돌다”

제 2시집 “ 먼, 그래서 더 먼”

제 3시집 “돌아보는 시선 끝에는”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무심코 지나던 일상의 한순간이 문득 행복으로 다가와 자리를 잡곤 한다.

커피를 마시면서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다는 것, 기다림의 설렘, 만남의 행복 그 시간이 참 소중한 시절이다. 얼마 전까지 거리를 두고 가림막을 치고, 마스크로 꽁꽁 묶어두었던 것들이 하나하나 풀리듯, 봄날의 햇살과 함께 얼어있던 것이 따뜻함으로 풀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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