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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詩가 있는 아침]만추의 길목

 

만추의 길목 / 전병일

 

만추의 휴일 천변을 걷는다

가는 길 억새는 붉은 옷 갈아입고

흰 모가지 갈바람에 나부끼다

억세 사이 갈대임은

무거운 수술을 달고 고개 숙여 인사한다

 

철모르게 꽃을 피운 뚱딴지

허리 잘려 재생한 개망초와 기생초도

늦은 꽃을 피우느라 바쁘다

 

흐르는 여울물가 청둥오리 가족들

잠수질에 물살을 가르고

흰 왜가리 먹이 찾아 황소걸음 한다

 

버드나무 가지 위에 모여든 텃새

겨울맞이 작전 회의 지저귄다

 

만추의 휴일

겨울의 길목에

 

가을도 가고 해와 달도 간다

 

 

[시인]전병일

대한문학세계 시, 수필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전주전북지회 정회원

대한창작문예대학 졸업

2019년 한국문학 올해의 시인상

2020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선정

 

[시감상] 박영애

‘만추의 길목’ 작품 속에서 가을이 점점 멀어지고 겨울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삶 속에서 자연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작가만의 시각으로 그 속에 의미를 부여하고 저마다의 모습을 보면서 또 겨울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시인의 눈은 일반인보다 예리하고 더 깊은 사고력과 관찰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버드나무 가지 위에 모여든 텃새 / 겨울맞이 작전 회의 지저귄다’ 참 재미있는 표현이다. 과연 그들의 회의는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만추의 길목 시심과 함께 세차게 내려치는 장맛비가 가슴을 적신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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