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속에는 / 안태현 들여다보면 들어오는 빛으로 가득한 공간(空間)의 여울로 들여다보면 아기자기한 모형(模型)들의 움직임으로 분주(奔走)한 이야기 사각(四角) 구름으로 늘어놓는 대형(隊刑 )의 시간들이 무대 위를 휘젓는다 온갖 단풍 들을 품어 화폭을 만들고 새들을 불러 모아 품으로 보듬어 내는 향(香) 언젠가 들려오는 노랫가락으로 취해 방황(彷徨)하는 허수아비로 허공 속 아귀다툼은 눈물을 자아내고는 슬며시 떠나가 버리는 모상(模像) 그렇게 자리 잡은 시간의 나열(羅列)은 하나둘 털고 일어나 품을 떠나 창 속에서 사라진다 허수아비는 없다 기나긴 여행을 마치고 뿔뿔이 창 속에 추억으로 접어든다 여전히 들어오는 빛 그리고 알 수 없는 이야기로 수 없이 생성(生成)된다 춤으로, 노래로 창에 비치는 무대 위 [시인] 안태현 수원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기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창으로 비치는 세상을 담은 안태현 시인의 “창 속에는” 작품을 감상하면서 창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본다. 창문 너머로 비치는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만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차를 마시
빈방의 노래 / 안태현 빈 공간(空間) 나는 혼자이다 지나간 흔적(痕跡)들이 너저분하게 깔려있다 저마다 이름 모를 소리를 내어 지껄이다가 지쳤는지 입을 닫았다 고요 속 적막(寂寞) 공기마저 탁하여 피워 대는 담배 연기로 매캐함이 목구멍을 자극(刺戟)한다 쉰 기침 소리로 적막(寂寞)을 깨곤 한다 덩그러니 놓인 침대는 임자를 잃고 그리움으로 찾아간다 한 때 다정했던 그때를 속삭이던 이야기들 나르던 비상(飛上)의 기쁨들이 머무르던 그곳 그립다 지친 몸 뉘어 볼까 하였지만 이내 도리질을 친다 아니라고 거기에 나는 숨비소리마저도 이미 떠났다 그리고 그리고 풍랑(風浪)이 이는 곳에 피곤한 지친 몸을 뉜다 덩그러니 떠오른 섬 하나 빈방은 그를 끌어들여 품 안에 안았다 그리곤 꿈이라는 곳에서 춤춘다 숲속 그 어디에 춤을 춘다 꿈속 그 어디다.... [시인] 안태현 수원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기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처럼 늘 함께 있을 것만 같다가 그 자리가 비게 되면 함께했던 공간과 사물들을 보면서 생각보다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고 마음의 공허함이 파도처럼
품속 어머니 / 안태현 마음 안에 돛단배 하나 띄워 놓았구려 순항(順航)에 바람 실어 펄럭이는 풍어기(豊漁旗) 풍향기(豊向旗) 맘껏 돌아도 숨 토하는 곳곳마다 자리 자리를 놓았구려 오는 길 언제일까 마는 마음에 단 모닥불 하나 따뜻한 온기로 숨 토하는 곳곳마다 애절한 기원 하나 돛달고 술렁술렁 잘도 가는구나! 여기가 어디냐고 묻지도 말고 그냥 그냥 절로 절로 가는 길에 달 속 이야기로 품속 어머니 살뜰한 미소로 꿈 핀 듯 화사(化絲)한 모습으로 별빛 방향 잡아 노 저음이 줄줄 흐르는 땀 속에 꿈 잡은 꿈속 이야기로 어느새 다가온 새벽에 등댓불 속 날아드는 불나방이 되었구려 품속 어머니여! [시인] 안태현 수원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가뭄 끝에 비가 내리는 오늘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이 비가 마른 땅에도, 속 타는 농부의 마음에도 촉촉하게 스며들어 조금이나마 근심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비를 기다리는 그 누군가에게 기쁨의 소식으로 전달되어 웃음꽃 피울 수 있기를 바라고 또 울고 싶은 누군가에게는 시원하게 울어주는 눈물이 되길 바란다. 오늘은 엄마 품에 안겨 마
울어주는 꿈 / 안태현 어디 같이 울어 주는 이가 있으면 좋겠다 어디 다독여 주는 이가 있으면 좋겠다 홀로 사색에 잠겨 속으로 맘껏 우는 빈방 창으로 봄의 꽃의 향기가 솔솔 들어온다 들어오는 향마저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두툼하고 봉긋한 목련이 웃고 있었다. 곧 방안으로 들어와 그동안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애환의 그 이야기를 그냥 귓전을 맴돌다 가는 속절없는 이야기들 귀에 익지 않은 마음속에는 안지 못하고 그냥 흘려보냈다 맵새의 울음이 찾아들고 비루(悲淚)를 쏟아 내는 마음속 지나가는 바람이 싣고 간다 그 눈물은 흐르다 못해 타는 가슴이 되어 뭇 사물 위에 이슬이 되고 메어 달린 윤슬은 빛 받아 떨군다 덩달아 우는 참새들의 무리와 함께 토해내는 생채기로 드넓은 세상 밖으로 흩어진다 거기에 흐르는 기억 속 내(淶)의 고요 흐름이 우뚝이 서 있었다 온갖 것을 품고는... [시인] 안태현 수원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경기지회 정회원 [시감상] 박영애 바쁜 현대인들의 삶이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겉으로는 화려한 삶 같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면 모두가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