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탑 / 박희홍 어떤 방해를 가해도 기다려 주는 법이 없다. 지나간 흔적도 찾을 수 없다. 태양의 햇살이 만물을 차별 없이 비추듯 누구도 차별하지 않으며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결국은 현재의 연속이다. 점과 점, 선과 선으로 연결되어 아침이 이어져 저녁이 오고 그것들이 반복되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되듯 초목이 연초록에서 단풍으로 그리고 낙엽이 되는 것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그걸 세월이라 한다. [시인] 박희홍 광주광역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시집 : 제1시집 “쫓기는 여우가 뒤를 돌아보는 이유” 제2시집 “아따 뭔 일로” 제3시집 “허허, 참 그렇네 제4시집 “문뜩 봄” 제5시집 “괜찮아 힘내렴”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시간은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른다. 지금도 흐르고 있고 그 흘러가는 시간 속에 각자의 삶이 있고 그 삶이 곧 시간의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똑같이 주어진 시간 속에서 저마다 살아가는 방법은 다르고 이루는 것도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행복일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통이 되고 희망이 되기도 한다. 지금 흘러가는 시간이 나에게는 어떤 의미를
절필(絶筆)하지 못하고 / 홍은자 먼지 같은 한나절이다. 눈을 감으면 시구가 풀풀 날아오르다가 자판에 앉으면 하얗게 부서지며 흩어져 간다. 이도 저도 뭣하나 제대로 이루지도 못하면서 스스로 쫓기고 있는 형국이다.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던 시절은 글귀도 매끄럽고 달콤 쌉싸름했었다. 시어가 입안 가득 굴러다니며 침전물을 만들고 진한 향기는 행복한 기억들에 촉수를 세워 무지갯빛 시간은 화살촉 같기만 했었다. 현실은 오래 머물 줄을 모른다. 시계도 지쳤는지 한곳만 응시하고 있고 웃을 일은 찰나, 꼬리 끝으론 고독이 달려온다. 칼칼한 내 언어들에 날개 달아 줄 수 있는 검은 베일, 달달한 불륜의 초콜릿이 그립다. [시인] 홍은자 경기도 평택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詩 한 편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행복이 되고 위로가 되고 또한 희망이 된다. 연두 새싹이 새록새록 솟는 봄날에 삶이 녹아 있는 시 한 편과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옛 추억을 돌아보는 시간이 기쁨이다. 가끔 불어오는 봄바람이 정겹다. [시인/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봄날-문창호지 / 최승태 슬며시 어릴 적 기억으로는 간들바람 살랑살랑 불고 햇살이 맑은 봄날에는 문창호지 바르는 날이다 허리 굽은 할매는 주름진 손으로 빛바랜 창호지를 살뜰히도 뜯었고 어머니는 숯검뎅이 아궁이에서 고운 밀가루로 풀을 지었다 참견하기 좋아하는 아재들이 뭔 일인가 싶어 하나둘 모여들고 아버지는 어매 눈치 한번 힐끗 보고 한가로이 노니는 애꿎은 암탉을 잡았다 시끌벅적 막걸리가 몇 순배 돌고 어차피 배가 산으로 갈 즈음이면 창백한 흰색으로 자태를 드러냈고 그 수수한 여백에 그지없이 반했다 간들바람 살랑살랑 불고 햇살이 맑은 봄날에는 문창호지 바르는 날이다 오늘 같은 날이 그런 날이다 [시인] 최승태 경기 이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기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어린 시절 문창호지를 바꾸는 날은 집 안의 큰 행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봄이 되면 새로운 마음으로, 겨울이 되기 전에는 추위를 방지하기 위해 덧대었던 그 시절이 새롭기만 하다. 지금은 건축 자재가 바뀌고 주거 문화가 달라 문창호지를 바르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최승태 시인의 ‘봄날-문창호지’ 시를 감상하면서 다시 어린 시절로
별이 된 복수초 / 홍성기 가냘프고 여리디여린 손끝으로 톡! 톡! 톡! 이른 봄이 나를 깨운다 얼다가 녹고 녹다가 얼고 모진 세월 견디고 이겨내며 지루한 겨울 고이 숨죽이다 덕장에 널린 황태 껍질처럼 바싹 마른 낙엽 헤집고 황금색 복수초 화려하게 피어나 갓난이 같은 애교로 다가와 환한 웃음꽃 피우며 방긋방긋 아양을 떤다 온갖 거짓과 선동들 정의와 공의가 실종된 어지러운 세상 눈이 시리도록 곱게도 피어나 어두운 세상 별이 되어 살맛나는 세상으로 환하게 비추어 주는 꽃 이른 아침 서둘러 분단장하고 선보러 가는 아가씨 되어 별이 된 널 보러 집을 나선다. [시인] 홍성기 경기 남양주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수필 부분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경기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시리고 차가운 추운 겨울을 잘 견디고 나면 다시 새싹이 돋는 희망의 봄이 찾아온다. 그래서 봄은 많은 사람에게 꿈을 주고 어느 계절보다 더 화려하게 피어난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어려움이 있고 고통이 있어도 그 시간을 잘 견디고 이겨내면 또 그만큼의 행복이 찾아오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쌓인 눈 속에서 노랗게 피어나는
하나뿐인 당신 / 박남숙 코끝을 스치는 아픔이 애절한 몸짓으로 또 한 계절을 끌어안고 진통을 풀어놓고 있다 설익은 백설기처럼 퍼덕거렸던 이끌림에 그대를 만나 울고 웃었던 지나간 시간이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살점이 터져 피고름이 올라와 봄을 삭혀버려도 버리지 못한 삶의 애착 묵묵히 내 곁에서 흐느끼는 어깨를 감싸 주는 당신이 있기에 강을 건너고 산을 넘고 있나 보다 이 봄 지나면 고통이 희망으로 영글어 생명의 무늬들이 낙동강 줄기를 지나 망망대해 푸른 바다에 일출이 떠오르듯 당당하게 행복의 문을 열고 살아가겠지요. [시인] 박남숙 구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운영위원장(대구경북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 제1시집 “그리운 것은 사랑이다” 제2시집 “세 번째 스물 살의 비상”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살다 보면 의도치 않게 감당 못 할 슬픔과 고통이 밀려온다. 그 당시에는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또 견뎌내고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힘들었던 만큼 언젠가는 더 큰 기쁨과 행복이 찾아오는 것이 삶인 것 같다. 시리고 추운 겨울이 지나야 새 생명이 움트고 다시 예쁜 꽃이 피어나듯 말이다.
고향 생각 / 이현자 햇빛보다 바람이 먼저 와 창문을 두드리는 날 제각기 제 나름대로인 생각 속에 곱게 떠도는 숨어있던 추억들 안개가 구름같이 피어오르고 처마 밑 고드름 주렁주렁 열려 정겨운 곳 아궁이 통로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해 질 녘 앞산 바라보며 황량했던 빈 가슴 마음이 저려 오기에 나란히 그리운 곳이다 자신을 불사르고 노여움도 아우르며 성장했기에 정겨운 정을 달랬던 고향 생각에 머지않아 피어 날 보랏빛 수국의 풍성한 아름다움도 함께 그려본다. [시인] 이현자 경기 이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경기지회 총무국장)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고향 하면 태어나고 자란 곳을 말하기도 하고 내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을 고향이라고도 한다. 옛날과 다르게 지금은 고향의 개념이 그렇게 크게 자리하지 않는 것 같다. 너무 빨리 변하고 잦은 이동 속에 살면서, 이웃과 서로 소통하기보다 막혀있는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영향도 있다고 본다. 참 안타깝다. ‘고향 생각’ 작품을 감상하면서 어린 시절 산과 들로 자유롭게 다니면서 산딸기와 찔레 꺾어 먹던 추억, 그리고 해 저물 때까지 친구들과 신나게 놀던 시
이밥꽃 / 남원자 팝콘이 팡팡 터지던 날 보릿고개 힘들게 넘던 부모님과 동생들 함께 지낸 어린 시절 생각이 난다 기름기 자르르 흐르는 하얀 이밥을 동생들 몰래 고봉으로 꾹꾹 담아 주시며 배고프지 많이 먹고 힘내라 어머니는 이밥을 먹고 싶어도 자식들 생각에 배고프다고 말씀도 못 하시고 뱃속에서는 꼬르륵꼬르륵 소리 요란했다 그 고향길 언덕에도 쌀밥 꽃 하얗게 피었을까 고생만 하신 어머니께 이밥 수북이 담아 고봉밥 한 그릇 차려 드리고 싶다. [시인] 남원자 경기 광주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기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 시집 “꽃 피는 삼월”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이팝나무꽃을 보면 마음이 풍성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은은한 향과 하얀 쌀밥을 닮은 소복한 꽃을 보면 부자가 되는 기분이 들어서일 것이다. 풍족하지 않았던 옛 시절 자신보다는 자녀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배불리 먹지 못했던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시적 화자는 안타까움과 죄송스러운 마음을 풀어냈다. 지금이라도 정성스럽게 따뜻한 밥을 차려 드리고 싶은 마음을 이밥꽃에 담아 봄이 오는 길목에 정성스럽게 차려본다. [시인/낭송가] 박영애
인연 / 정상화 봄결아 함부로 맺지 마라 좋은 인연은 잡고 나쁜 인연은 흐르게 두라 인연을 맺는 것은 향기에 취해 하얗게 된 가슴에 말없이 젖어 물드는 것이더라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색깔을 하고서도 서로의 향기에 묻혀가는 것이더라 나 하나 버리고 너 하나 채워서 서로의 가슴에 죽는 것이더라 인연이 아니면 나를 보이지 마라 그것은 고스톱 치면서 상대에게 패를 보여 주는 것과 같더라 잘못된 인연은 흐르게 두고 좋은 인연은 최선을 다해 잡아 아름답게 꽃을 피우거라 삶은 만남이니까 [시인] 정상화 울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울산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제1시집 <스스로 피어짐이 아름다운 것들> 제2시집 <산다는 것은 한 편의 詩> 제3시집 <그러하더라도 사랑해야지> 제4시집 <아름다운 인연을 만나는 것은> 제5시집 <곱게 물들었으면> [詩 감상] 박영애 시인누군가와 아름다운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는 것은 행복이다. 살다 보면 좋은 인연도 있고, 나쁜 인연도 있지만, 좀 더 행복하고 유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가 배려할 줄 알고 상대방의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
서리꽃 당신 / 김수용 당신이 그리울 때면 가지 위에 울고 있는 하얀 서리꽃을 봅니다 햇살이 포근히 안아줄 때면 울보가 되고야 마는 하얀 서리꽃은 여린 당신을 닮았습니다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사랑을 속삭이며 뜨거운 눈물만 흘리던 당신 무심한 세월 속에 당신도 언제부터인가 울보가 되고 말았습니다 서러운 눈물 속에 사라지는 하얀 서리꽃처럼 [시인] 김수용 인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인천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 시집 <잊지 못할 그리움 하나> [詩 감상] 박영애 시인 하얀 서리꽃을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비유하여 풀어낸 시적 화자의 심상이 마음속에 스며듭니다. 따뜻한 햇살로 포근히 안아주면 사르르 녹는 서리꽃처럼, 삶이 고되고 지칠 때 깊고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주면 위로를 받고 흘리는 눈물에 행복이 느껴집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을 베풀 줄 알고 받을 수 있다면 그 삶이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겨울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서리꽃이 더욱 그리운 오늘입니다. [시인/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
옥탑방 하나 가슴에 두고 / 김희경 다시 돌아간다 해도 심장의 위치를 알게 하실 당신 애틋한 마음만으로 벅차했던 날들 기뻤다 인연이 다했노라 여길 무엇도 없이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닿을 옥탑방 하나 가슴 맑은 곳에 살게 함에 홀로 가득했다 이제는 외로워도 괜찮다 나만의 기쁨이다 하여, 아프게 찾지 않아도 된다 라고 홀로 다짐이라며 나를 다지면서도 나는 왜 당신을 뒤적이며 나를 허비하여 만나는 이 몹쓸 일이 일생이어도 좋은 걸까 [시인] 김희경 부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부산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 시집 “바람을 받아쓰기 하다”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며 지나온 삶, 세월이 흘러 이별했지만, 잊을 수 없는 애틋했던 그 사랑이 마음 한쪽 깊은 곳에 저장되어 나도 모르게 불쑥불쑥 찾아와 나의 마음을 휘젓는다. 세월 따라 그 사랑도 흘러갔으리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사라진 것이 아닌 모른 척 외면하면서 자신으로부터 사랑과 그리움을 밀어내었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 열정으로 사랑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 행복했던 흔적을 찾고 그리워하면서 아파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런 나에게 괜찮다 위로하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