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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전문가 칼럼] 대장 점막내암..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겪게 되는 불편한 진실

(조세금융신문=최윤근 손해사정사) 환자가 진료실에서 듣는 한마디, “대장 점막내암”. 낯설지만 “암”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순간, 누구나 본능적으로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이 진단이 곧바로 일반적인 암진단비 지급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의사의 진단 목적은 환자의 치료에 있으며, 보험금 지급 여부를 고려하지 않는다. 따라서 진단명과 코드는 환자에게는 삶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지만, 의사에게는 행정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 이 괴리 속에서 분쟁이 잦아지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대장 점막내암(Intramucosal adenocarcinoma)이다.

 

대장 점막내암은 대장의 점막층에 국한된 악성세포를 의미한다. 일반적인 악성종양은 점막을 넘어 근육층으로 침윤하며 전이 가능성을 가지지만, 점막내암은 점막층 이상으로는 침윤하지 않으므로 전이 가능성이 없다는 특징을 지닌다. 조직학적으로는 ‘adenocarcinoma(선암)’라는 표현이 사용되지만, 임상적으로는 전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일반적인 악성종양과는 달리 취급된다.

 

한편,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기준으로 한다. 이에 따르면 대장 점막내암은 제자리암(D01 코드)으로 분류된다. 보험사들은 이 분류 체계를 근거로, 대장 점막내암을 일반암이 아닌 소액암 지급 대상으로 처리한다. 또한 보험약관에도 점막내암은 일반암과 별도로 구분되어, 소액암 지급 규정이 명시되어 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진단서에 분명히 adenocarcinoma(선암)라고 기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로부터 “제자리암이므로 소액암만 지급한다”는 통보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환자가 겪은 치료의 현실과 보험사가 내세우는 지급 기준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요인을 살펴보면, 먼저 점막내암은 조직학적으로 선암임에도 불구하고, 분류상 제자리암(D01)으로 처리된다. 또한 전이 위험이 없다는 이유로 보험사가 일반암에서 배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험약관에 점막내암과 관련하여 소액 진단비만을 지급한다는 규정이 명시되어 있다. 이 세 가지 요인이 겹치면서 환자는 보험 실무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

 

실제 분쟁과 소송 사례에서도 결론은 엇갈린다. 일부 법원은 “제자리암(D01) 분류가 명확하므로 소액 지급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으나, 다른 법원은 “조직학적으로 선암이므로 일반암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전액 지급을 인정하였다. 즉, 동일한 진단이라 하더라도 어떤 근거와 논리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분쟁의 본질이다.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을 종종 손실로 인식하고, 환자는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러나 보험의 본질은 위험 발생 시 정당한 보상을 받도록 하는 사회적 장치이다.

 

서로 다른 의사와 서로 다른 환자들이 거미줄처럼 이어진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들에서 누군가는 이익을,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것이 보험금 보상 현장의 현실이 된다. 정확한 잣대가 없는 심사 기준이 명확한 정립을 이루기 전까지는 이러한 불합리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 보험 실무 일선에서 손해사정사는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프로필] 최윤근 손해사정사

- 現) ㈜손해사정법인더맑음 대표

- 前) 마에스트로 법률사무소

- 前) ㈜동부화재 사고보상팀

- 前) ㈜에이플러스손해사정

- 사) 한국손해사정사회 정회원

- 사)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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