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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정욱의 와인 랩소디③]와인에는 "완벽한 조화 없다"가 결론

육류-레드, 생선-화이트 인위적 구분에 불과

‘와인 세상을 이해하려면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아요?’
최근 와인 붐이 일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과연 정답이 있을까. 와인을 흔히 ‘문화 또는 역사’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와인 문화는 무척 낯설다. 일단 용어부터 어렵다. 맛과 향, 컬러 등 느낌을 대부분 서양 과일이나 음식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많이 마셔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의미로, 동서고금의 지혜가 담겨있다. 그렇다면 이왕 마실 바에야 어떻게 하면 보다 맛있게 마실 수 있을까. 그 답은 마리아주와 디캔팅에서 찾을 수 있다. 와인은 기본적으로 음식과 함께 먹는 술이다. 서로의 맛에 상당한 상호작용을 미친다. 보완재인 커피에 설탕을 넣어 함께 마실 때 효용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해 와인을 마신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함께 즐길 때 궁합이 잘 맞으면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지 못한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음식 신맛, 산도 높은 와인 균형감 유지

이처럼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마리아주(marriage)’라고 한다. 그러나 프랑스어로 ‘결혼’을 의미하는 마리아주의 절대 원칙은 ‘음식과 와인의 완벽한 조화는 없다’이다. 두 성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각과 감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험측면에서 볼 때, 음식의 단맛은 와인의 쓴맛과 떫은 맛, 신맛의 효과를 증가시킨다. 아무리 초보자라도 서로의 균형이 잘 맞았을 때 완벽한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다. 다만 단맛은 드라이 와인의 과일 풍미를 약화시켜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음식의 신맛은 산도가 높은 와인의 균형감을 높여 주고 과일 맛을 향상시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와인의 산도가 낮을 경우 음식의 높은 산도는 와인 맛과 구조감을 밍밍하게 만들어 효과를 떨어뜨린다.

 

음식의 짠맛 역시 와인의 바디감을 끌어올리는데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지만 떫은 맛과 쓴맛에 대해서는 역효과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와인의 종류, 즉 레드와 화이트를 기준으로 마리아주를 구분하기도 한다. 즉 붉은색 육류의 단백질과 레드 와인의 탄닌 성분이 조화를 이루면 와인이 좀 더 부드러워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때도 탄닌을 부드럽게 하는 요소로 고기보다는 고기 속에 함유된 염분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화이트 와인 역시 생선 지방과 어우러져 입안에 금속성의 맛을 오래 유지하는 등 조화를 이루지만 이 역시 사람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피노누아의 경우 레드 와인이지만 참치와 찰떡궁합이라는 의견도 많다.

 

어린 와인 탄닌 거칠고 향도 닫혀

음식과 와인의 완벽한 조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개별 성향과 맛
에 대한 반응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장소에서 누구와 마시느냐에 따라 와인과 음식의 조화가 달라지기도 한다.


한편 와인은 공기와 접촉하면서 훨씬 더 부드러워진다. 한마디로 이전과 다르게 오묘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불필요한 향을 날려보내고 탄닌의 떫은 맛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단 한차례 디캔팅으로 몇 년 동안 병에 담겨있던 숙성된 맛이 나타난 셈이다.


실제 장기 숙성용으로 만들어진 고급 와인을 무턱대고 내놓았다가는 자칫 손님에게 항의를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린 와인(병입 후 숙성이 덜된 와인)은 탄닌이 거칠고 향이 닫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공기와 접촉을 통해 어느 정도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디캔팅만 잘 하면 신맛은 사라지고, 그야말로 감칠맛 나는 부드러운 와인을 마실 수 있다. 특히 포도 품종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피노누아 와인의 경우 디캔팅을 통해 마치 수백만 송이 꽃밭을 무작정 달리는 듯한 몽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마디로 와인이 살아 숨쉬게 한다.

 

레드 와인 음용 온도 17∼18도 무난

그러나 디캔터는 초창기 침전물을 제거할 목적으로 영국에서 개발됐다. 장기 숙성된 고급 와
인은 오랜 보관 기간 동안 색소와 탄닌, 주석산염 등 침전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디캔팅 기본 요령으로 서브할 와인을 먼저 똑바로 세워놓고, 하루나 이틀이 지나야 한다. 이어 와인을 따른 후 병 입구에 모인 찌꺼기들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렇다면 과연 와인을 마시기에 적당한 온도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은 섭씨 8∼10도에서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단맛이 강해지고 산도가 떨어져 상큼한 과일 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샴페인과 같은 스파클링 와인은 상쾌한 탄산가스의 느낌을 즐기기 위해 최소한 섭씨 6∼8도를 유지한다.

 

반면 레드 와인은 섭씨 17∼18도 정도에서 마시는 것이 무난하다. 레드 와인의 경우 음용 온도가 내려가면 탄닌이 올라오면서 떫은 맛이 강해져 시음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 다만 부르고뉴레드 와인의 경우 조금 낮은 온도인 섭씨 16도에서, 보졸레와 같이 가벼운 레드는 섭씨 12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다.

 

그러나 와인 서브 온도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한들 온도계를 들고 다니며 일일이 체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레드 와인의 경우 입술에 살짝 적셨을 때 약간 시원한 느낌이 있으면 적정 온도로 봐도 무난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프로필] 안정욱

• 현) 와인 칼럼니스트
• 국제 와인소믈리에 자격증 보유
• 전) 대한항공 사무장, 기내 다양한 와인과 만남
• 고객만족 경영 ‘플립컨설팅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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