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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동식의 와인기행]떡국·갈비찜·전과 찰떡궁합인 와인이 있다? 있다!

(조세금융신문=김동식 와인 칼럼니스트) 겨울, 2월엔 많은 눈이 자주 내린다. 계절의 끝 무렵, 동장군이 막판 호기를 부리는 듯하다.


4일간의 긴 연휴가 낀 이번 설날엔 떡국이나 갈비찜, 전 등 명절음식을 안주 삼아 ‘와인타임’ 즐기는 건 어떨까. 짙은 루비컬러 혹은 풀바디 와인이 그리운 시간이다.


와인은 기본적으로 음식과 함께 먹는 술이다. ‘스테이크를 맛있게 먹기 위해 와인을 마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마리아주(marriage)’ 이야기다.


프랑스어로 ‘결혼’을 의미하는 마리아주의 절대 원칙은 ‘음식과 와인의 완벽한 조화는 없다’이다. 두 성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각과 감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역설적인 대목이다.


다만 그동안 경험을 감안해볼 때 붉은색 육류의 단백질과 레드 와인의 타닌 성분이 조화를 이루면 좀 더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 이때도 타닌을 부드럽게 하는 요소로 고기보다는 고기 속에 함유된 염분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비찜엔 카베르네 소비뇽
화이트 와인 역시 생선지방과 어우러져 입안 금속성 맛을 오래 유지하는 등 조화를 이룬다는 것. 그러나 이 또한 일반적이지는 않다. 실제 피노누아의 경우 레드 와인이지만 참치 등 생선과 함께 먹어도 찰떡궁합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처럼 술과 안주는 서로의 맛에 상당한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따라서 궁합이 맞으면 맛의 상승효과를 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음식의 단맛이 강할 경우 와인의 과일 풍미를 약화시켜 불쾌한 신맛을 느끼게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명절음식과 와인은 어떨까. 대표 선수격인 갈비찜은 양념이 진하고 약간 달콤한 맛을 지니고 있어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와인이 가지고 있는 강하고 묵직한 맛이 진하고 달콤한 갈비찜 맛을 감싸주기 때문이다.

 

설음식과 잘 어울리는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미국 와인 ‘로버트 몬다비 프라이빗 셀렉션 카베르네 소비뇽(Robert Mondavi Cabernet Sauvignon)’으로 눈길이 간다. 블랙 베리 또는 블랙 체리의 은은함과 과일 향, 깔끔한 과일의 끝 맛이 고기 맛을 잘 살려 준다는 것이 수입사의 설명이다.


좀 더 집중하면 바닐라 향도 쉽게 잡을 수 있다. 또 다른 설선물이다. 1만원대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고, 알코올 도수(15%)도 높은 편이어서 ‘설날 취하고 싶다’는 주당들에게 알맞은 와인이다.


우리나라 국민와인으로 통하는 ‘몬테스 알파 블랙라벨 카베르네 소비뇽(Montes Alpha Black Label Cabernet Sauvignon)’도 대열에서 빠지면 서운하다. 최근 큰 인기를 누린 몬테스의 신제품이다. 칠레의 콜차구아 밸리 내 프리미엄 구획 포도만을 사용해 양조했다. 그 품질은 자랑할 만하다.

 

기존 제품보다 수확 시기를 일주일 연장, 더욱 복합적인 과실 풍미와 부드러운 타닌감이 갈비찜과 잘 어울린다. 이 제품 역시 기존 몬테스 알파와 동일한 재배 방식을 따랐다. 즉, 물 사용을 최소화한 ‘드라이파밍’ 농법을 적용했으며, 프렌치 오크에서 16개월의 숙성과정을 거쳤다.


카베르네 소비뇽 100%로 빚은 ‘카르피네토 카베르네 소비뇽(Carpineto Farnito Cabernet Sauvignon)’은 부드러운 타닌감이 특징이다. 포도 수확 후 개별 탱크에서 10~15일간, 이듬해 봄 젖산 발효과정을 거치며, 블렌딩은 오크통 숙성 전에 이루어진다. 이 와인 역시 갈비찜과 잘 어울리고, 디캔터를 사용하면 더욱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떡국 먹을 땐 ‘샤도네이’ 함께 곁들여야

 

설날에 온 가족이 함께 먹는 떡국과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는 ‘샤도네이’ 품종의 화이트 와인을 꼽을 수 있다.

 

오크 숙성이 잘됐을 경우 진한 고깃국물과 환상적인 궁합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산 ‘케이머스 메르 솔레이 샤도네이(Caymus Mer Soleil Chardonnay)’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불어로 바다와 태양을 뜻하는 ‘메르 솔레이(Mer Soleil)’ 라는 일조량 풍부한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가 떼루아 특성을잘 반영했다.


첫 모금에서 감귤류와 무화과, 배, 파인애플, 메론 등 다양하고 풍부한 과일 향이 느껴진다. 집중하면 긴 여운과 함께 부드러운 바닐라 풍미, 응집된 다양한 맛을 잡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떡국의 부드러움과 일치하는 느낌이 든다.


 

‘리슬링’으로 깔끔한 느낌 유지 가능


떡국, 고기와 함께 설 명절 음식으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전’이다.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전에는 풍부한 과일 향과 깔끔한 느낌을 주는 ‘리슬링’ 품종이 함께 마시기에 가장 적합하다. 대표적인 독일 리슬링 와인 ‘발타자 레스 리슬링 트로켄 (Balthasar Ress Riesling Trocken)’을 살펴보자.


시트러스와 허브, 사과 향의 미네랄 느낌 때문에 전의 느끼한 맛을 줄여주는 역할은 한다는 것. 한마디로 이 와인을 함께 마시면 끈적거리는 입안이 개운해진다. 이는 깔끔하고 밝은 느낌의 리슬링 특유의 향 때문에 가능하다.


이태리와 스페인 토착품종인 산지오베제, 템프라니요도 우리나라 설음식과 환상적인 마리아주를 이룬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강렬한 태양과 열정, 척박한 떼루아 덕분이다.

 

산지오베제를 주 품종(70%)으로 사용한 ‘카르피네토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Carpineto Vino Nobile di Montepulciano)’는 이태리 토스카나 지방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먼저 잔을 들어보면 강렬한 붉은 느낌의 루비 컬러가 가장 먼저 반긴다.


이어 부드러운 바닐라와 오크, 산딸기 향이 설음식과 어우러져 맛의 진수를 만끽할 수있다. 끝부분에서는 벨벳 느낌의 부드러움도 잡을 수 있다. 특히 멧돼지 등 고기와 잘 어울린다고 하니 이번 명절에 한번 마셔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스페인 와이너리 토레스의 ‘셀레스테 크리안자(Celeste Crianza)’는 기본적으로 고기 류와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템프라니요를 100% 사용했으며, 초반 코코넛 파우더 향을 잡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두와 허브, 강렬한 블랙베리 향이 술술 올라온다. 파워풀한 풀바디 와인으로 설음식 전반과 잘 어울리고 긴 여운 또한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쯤되면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한 설 명절이 되지 않을까.

 

 

[프로필] 김 동 식
• 국제 와인전문가 자격증(WSET Level 3)

• ‘와인 왕초보 탈출하기(매일경제)’, ‘김동식의 와인 랩소디(헬스조선)’ 등 와인 칼럼 연재

• 서울시교육청 등 와인교육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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