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금융감독원이 증권선물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조치안 수정 요구에 원안고수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9일 ‘금융감독혁신 과제 발표’를 진행하고 기자들과 만나 삼성바이오 조치안 수정을 둘러싼 금융위와의 견해차에 대해 “절차적으로 2015년 문제까지 확대하는 것은 금감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슈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원안에 집중해 심의해줄 것을 당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조치안 요구에 대한 증선위의 견해와 논리는 이해한다”며 “요구 내용에 대해서는 참고자료 형식으로 작성해서 제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금감원은 삼성바이오 관련 4차 증선위에서 증선위가 요구했던 수정조치안을 보고하는 대신 기존 조치안에 대한 ‘올바른 회계처리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증선위의 요구에 대해 금감원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명하자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 양상에 대한 우려들도 제기됐다.
금감원 독립성 관련 질문에 대해 윤 원장은 “학자로 있을 때 감독기구의 독립성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표출한 것은 맞지만 원장이 되고 나서도 그 때 의견을 계속 고집할 수는 없다”며 “지금은 법과 제도적 틀 안에서 감독업무를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금융감독 체계개편 등은 금감원장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는 일이고 행정부나 국회 등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업무를 가급적 ‘감독’ 두 글자에 충실하도록 끌고 가는 것이 금감원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금감원 운영 철학에 대한 견해도 드러냈다.
윤 원장은 “끊임없는 사건사고로 인해 단기적으로 감독 기능 강화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IT발전으로 P2P대출 등 새로운 사업도 많이 생겨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소비자 보호 책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 강화가 어느정도 수준에 오른 후 금융산업 발전 이슈를 다뤄야 한다”며 “감독의 새로운 틀이 자리잡도록 한 후 자율을 토대로 한 산업 발전을 이끌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 후 첫 기자감담회를 진행한 윤 원장은 ▲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 ▲자영업자·서민 등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 ▲투명·공정한 금융시장 질서 확립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 ▲금융감독 역량 강화 등의 5대 부분에 대한 17개 금융감독 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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