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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기자수첩]‘전문직’ 보험설계사 시대 멀지 않았다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설계사의 고용보험 적용 의무화를 놓고 보험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설계사의 권익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대규모 ‘해고’가 발생할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가 한치의 양보 없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의 전국민 고용보험 가입 정책이 유독 보험업계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는 것은 고용보험 가입으로 인한 보험사와 GA의 보험료 부담 때문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책의 목표는 최종적으로 설계사의 권익 강화에 맞춰져 있다.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으로 이어지는 정부 정책은 결국 설계사의 노동3권 부여 여부로 귀결될 것이다. 4대보험 가입 의무화는 의무보험의 내부로 설계사를 끌여들어 우선 보호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시발점일 뿐이다.

 

40만이라는 숫자와 비교해 보험사와 GA에 대한 대항능력이 전무한 설계사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선 결국 설계사들의 조직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기실 설계사란 직종은 진입장벽이 낮은 대신 권한도 거의 없었다. 설계사는 계약 모집의 대가로 판매수수료와 비정기적인 시책만을 받는다.

 

‘일하지 않는자 먹지도 말라’는 경구가 바로 설계사의 현실이다. 3개월 이상 계약을 모집하지 못한 설계사는 가차 없이 내쳐진다. 모집한 계약의 관리 권한도 보험사에 존재한다.

 

설계사는 제아무리 많은 계약을 모집했더라도 이직하는 순간 대다수의 계약의 관리 권한 및 이에 따른 유지수수료 수입을 잃게 된다.

 

그 반대급부로 일하고자 하는 설계사는 순식간에 취직이 가능하다. 문제은행식 시험을 치고 설계사 코드를 받는데는 아무런 지식이 없는 가정주부도 몇주일의 시간만이 필요할 뿐이다.

 

‘하다 하다 시작하는’ 설계사는 소비자가 수십년간 납부하는 보험료의 금액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전문성을 지니고 있었다.

 

일선 영업 조직에선 설계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실제 상품설계를 전담하는 ‘실장님’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다. 설계를 할줄 모르고 단순히 많은 계약자만 끌어오는 것을 최고로 쳐주는 비정상적인 판매채널은 분명히 교정되는 순간이 온다.

 

이처럼 자영업자도, 고용자도 아닌 특고직 노동자인 설계사에게 고용주 포지션을 잡은 보험사와 GA에 맞서 수수료를 협상하고 ‘실력행사’에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정책의 최종 목적지인 셈이다.

 

물론 대가도 존재한다. 고정비용이 거의 없는 상태로 유지할 수 있었던 설계사 조직과 달리 향후 권익이 강화될 설계사 조직은 보험사와 GA가 현재 규모를 유지하기에 막대한 부담을 초래한다.

 

보험사와 GA는 능력 있는 설계사 위주로 채널을 재편할 것이 분명하다. 생존에 성공한 설계사들은 현 설계사가 기대하지 못했던 각종 권한을 누리며 수입도 증가할 것이다.

 

반대로 능력이 부족한 설계사나 코드만 발급한 유령 설계사, 보험업법을 위반한 설계사 등의 시장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진입장벽은 최종적으로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지나치게 방대한 설계사의 수는 줄어드는 것이 옳다.

 

일자리 감소를 무기로 현 체재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나, 이 또한 장기적으로는 힘을 잃을 것으로 판단된다. 큰 권한과 이득을 얻지만 하고 싶다고 아무나 손쉽게 할 수 없는 직업이 바로 전문직이다.

 

물론 문재인 정부의 지상 과제이기도 한 ‘일자리 확보’는 중요하다. 국민들의 안정적인 생계 유지를 위해선 ‘직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일자리는 어디까지나 제대로 된 권익과 권한이 보장된 ‘양질의 일자리’이어야 한다.

 

보험설계사 채널의 생존 또한 변화의 부정이 아니라 ‘설계사채널 만의 차별성’을 확보하는데 달려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토대는 결국 설계사가 얼마나 전문지식을 지니고 상품을 설계·판매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정부 정책의 최종 목표도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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