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지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했다.
한국감정원은 7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이 0.09% 상승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주까지 6주 연속 상승이고, 지난주(0.11%)보다 오름폭은 다소 둔화한 것이다.
감정원은 "이번 주 조사 결과는 10일 전세대출보증 제한 조치 시행과 정부의 7·10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 영향 일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잠실동이 있는 송파구(0.13%)가 지난주에 이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대치·청담동이 있는 강남구도 지난주(0.12%)에 이어 이번 주 0.11% 올라 규제 이후 오히려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서초구도 0.09% 올라 지난주(0.10%)부터 강세가 이어졌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규제지역 인근 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84.9㎡는 지난달 6일 23억1천만원(11층)에 매매된 뒤 규제 이후인 지난달 26일 23억5천만원(10층)에 거래됐고, 이달 3일 26억5천500만원(8층)에 계약서를 써 한달여만에 3억원 넘게 뛰었다.
잠실동과 인접한 신천동의 파크리오 전용 84.7㎡는 지난달 30일 16억원(20층)에 거래된 뒤 이달 2일 18억5천만원(12층)에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는 이달 4일 33억5천만원(13층)에 매매된 것으로 실거래 신고됐다. 같은 평형이 2월 33억7천만원(8층)으로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옛 공급면적(34평) 기준으로 보면 3.3㎡당 1억원 꼴이다.
해당 평형은 6월 이후 한달간 매매가 없다가 7월에 높은 가격에 다시 거래가 이뤄져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값이 잡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남 3구에 이어 고가 아파트가 많은 마포구(0.13%)·용산구(0.10%)·성동구(0.07%) 등 일명 '마용성' 지역도 전주와 비슷한 오름폭을 기록했다.
9억원 미만의 중저가·중소형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원구(0.11%)·도봉구(0.12%)·강북구(0.11%) 등 '노도강' 지역과 금천구(0.07%)·관악구(0.09%)·구로구(0.09%) 등 '금관구' 지역도 지난주와 비슷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감정원은 "서울의 경우 서부·동북선 등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이나 중저가 단지 위주로 아파트값이 상승했다"며 "6·17대책과 7·10 보완대책 발표 등 영향으로 일부 관망세를 보이며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인천은 이번 주 0.06% 상승으로 지난주(0.05%)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6·17 대책으로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매수세가 줄어들어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연수구(0.09%)와 계양구(0.08%)가 상승했고, 동구(-0.03%)와 중구(-0.02%)는 하락했다.
경기도는 지난주(0.24%) 상승률과 비슷한 0.23%를 기록했다.
정비사업 기대감으로 광명시(0.54%)의 강세가 이어졌고, 위례신도시가 있는 하남시(0.51%), 별내선 교통 호재가 있는 구리시(0.47%) 등이 올랐다.
김포시(0.38%)는 한강신도시 위주로 상승했고, 6·17대책 이후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광주(0.36→0.17%)ㆍ안산(0.10→0.06%)ㆍ평택시(0.24→0.03%) 등은 관망세가 짙어지며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됐다.
지방은 지난주(0.12%)보다 높은 0.1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시는 지난주 2.06%에서 이번 주 1.46%로 상승 폭이 줄었지만, 지난주에 이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감정원은 세종의 경우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충남대병원 개원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셋값도 계속 불안한 모습이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에 0.13% 올라 지난주(0.10%)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55주 연속 상승이다.
경기도는 지난주 0.24%에서 이번 주 0.20%로 상승 폭이 둔화했고, 인천은 지난주 0.02%에서 이번 주 0.04%로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에서는 강남권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률이 지난주에 이어 눈에 띄게 높았다.
강동구(0.30%)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0.24%)·서초(0.21%)·송파구(0.26%)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포구(0.19%)와 성동구(0.15%), 서대문구(0.14%), 성북구(0.12%) 등도 전셋값 강세가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은 "서울의 경우 신축 저금리에 풍부한 유동성, 2년 실거주를 채우려는 수요, 청약 대기 수요 등 영향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