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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길목 차단’ 부동산 정책, 여기저기서 아우성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이 혼란과 분노로 들끓고 있다.

 

폭발 조짐이 보이는 부동산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급기야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수습(사과)에 나섰고, 국회에서는 지난 달 30일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여당 의원들만 모여 부랴부랴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지난달엔 서울지역 집값을 잡기위해 그린벨트를 푸는 문제를 놓고 당정청간 엇박자로 혼란을 일으켜 국민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그린벨트를 지키겠다”고 발표하며 사태를 일단락 시켰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국토관리정책 중 하나로 1971년 지정됐다. 그린벨트 제도는 영국이 1938년 세계최초로 관련법을 만들어 도시가 무차별하게 팽창하는 것을 막고 그린벨트 밖 신도시에 인구와 산업을 분산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으로, 지금은 미국, 일본, 중국 등 많은 나라들이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을 잡기위해 수많은 정책들을 쏟아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시장은 마치 진화하는 바이러스처럼 면역력을 키워가며 대부분의 부동산 정책들을 무력화시켜 버렸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 상당수의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6·17대책과 다주택자에 대해 세금을 중과하는 7·10대책 등 한 달 사이 두 번이나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세금 압박을 통해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책은 집값만 올리는 꼴이 되어 국민들을 좌절 시켰다. 특히 전세가격은 역대 최대 폭으로 치솟았고, 집주인과 세입자들에게는 미묘한 신경전이 연출되고 있다.

 

또한 7·10대책에서 다주택자의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대폭 늘리기로 하자 서울에 똘똘한 집 한 채를 남기려는 심리가 확산 되면서 ‘매물 잠김’ 현상도 나타났다. 최근엔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급부상, 더불어민주당이 “행정수도완성추진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사회적 공론화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에 세종시 아파트값이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올해 들어 세종시 아파트 값 상승률은 20.19%에 달했다.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폭이다. 전문가들은 “행정수도 이전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인구를 분산하는 효과와 집값 안정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밖에 이번 부동산 정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달 청계천변 촛불 집회에 이어, 1일 오후에는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시민모임'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정부의 임대차 3법 처리를 '졸속‘이라고 주장, 오히려 전월세 값이 폭등했다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을 규탄했다. 또 정부가 올려놓은 집값에 다주택자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징벌적 세금 폭탄을 물게 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정부 정책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서명운동을 받아 헌법소원도 제기할 예정이라며 맞서고 있다.

 

임대차 3법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담고 있다. 또 윤호중 의원이 집주인들의 과도한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고자 발의한 '주거기본법,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합하면 임대차 5법이 된다.

 

서민주거안정을 위한다는 임대차 5법은 큰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실제 전세대란이 현실화되는 지역이 생겨나고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임대인을 잠재적 투기꾼 등으로 취급하고 차별한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 저항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규제들은 반드시 다른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규제는 대상자의 자율적 통제를 기대하기 어려울 때 사용하는 마지막 처방이어야 한다. 정부가 최근 2급 이상 고위공무원들에 대해 다주택 매각을 권고하고 나섰다. 여기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한술 더 떠 4급 이상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은 연말까지 실거주 외 주택을 모두 처분하라고 지시하는 초강력 승부수를 던졌다. 집회에서 나온 사유재산 침해라는 문구가 설득력이 없어보이지는 않는다.

 

수술대에 놓인 환자의 목숨은 오직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의 손에 달려있다. 만약 의사들이 환자를 수술대에 올려놓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환자의 불안은 극에 달할 것이다. 부동산 대책도 마찬가지다. 무슨 정책이든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완벽한 정책은 없다. 그동안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깊은 고민이 담긴 장기 정책이 요구된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꾼을 잡기위해 화력을 총 동원, 길목을 지키는 매복 작전을 선택했다. 과연 이번 작전은 통할 수 있을까? 그동안엔 왜 이런 정책들을 내놓지 못했을까? 막고 품는식의 너무 단순한 정책이라는 평가는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사가지대에 잘 숨어있으면, 다음 정권에서 소생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예기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우리의 부동산 정책들이 일관성 없이 즉흥적으로 추진되어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는 반증의 목소리다.

 

정부가 이번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당정청 협의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동안 설익은 정책을 발표했다가 혼쭐이 난 정부는 이번엔 좀 더 긴 호흡을 갖고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길 기대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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