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간호사와 임상병리사 등이 병원·자택 등에서 대기하는 '콜(호출) 대기'로 받는 수당을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으려면 병원의 실질적인 지휘·감독 아래 놓였는지가 입증돼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간호사 A씨 등 298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14일 원심판결을 깨고 최근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 등은 2016년 공단을 상대로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다시 산정하라며 소송을 냈다. 근로자는 통상임금 급여액을 기준으로 수당·퇴직금을 받기 때문에 통상임금 규모가 커질수록 유리하다. 당초 원고는 2천여명에 달했으나 8년 넘는 소송 과정에서 줄었다. 이들은 당직과 콜 대기 근무를 하며 받은 수당도 통상임금에 산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택이나 병원에서 대기 상태로 머물다가 병원 연락을 받고 출근하는 경우도 근로기준법상 근로 시간에 포함된다는 게 이유였다. 1, 2심은 당직 및 콜 대기 근무에 따른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게 맞다고 봤다. 2심은 "원고들은 야간 또는 휴일에도 평일 주간에 행하는 본래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상시 대기하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성범죄 피해를 봤다고 허위로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고 스마트워치 지급 등 보호 조치를 받았다면 무고죄뿐만 아니라 공무집행방해죄로도 처벌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무고와 위계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2년 11월 17일 배달원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허위로 신고해 무고하고 경찰력을 낭비하도록 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남성과 '강간 상황극'을 하기로 하고 영상을 촬영했는데, 도중 이상한 낌새를 느낀 남성이 현장을 떠나자 경찰에 거짓으로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찰차 6대가 출동해 사건을 수사했고 경찰은 A씨에게 임시 숙소와 스마트워치를 제공했다. 무고죄는 1심과 2심, 대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돼 A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반면 A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두고는 판단이 엇갈렸다. 1심 법원은 A씨의 신고가 단순히 대화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해 교통사고로 인한 처벌을 면제받더라도 도로교통법에 따른 범칙금을 내지 않았다면 별도로 처벌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지난 10월 31일 A씨에 대한 검찰의 공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4월 25일 서울 서초구에서 운전하던 중 도로교통법을 위반해 진로를 변경했다가 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종합보험에 가입된 상태였기 때문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라 처벌을 면했다. 특례법 4조는 뺑소니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종합보험 가입 운전자를 사고를 이유로 형사 처벌할 수 없다고 정한다. 다만 A씨가 다른 차의 통행에 장애를 줄 우려가 있는데도 진로를 변경했기 때문에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에 따른 범칙금 3만원과 벌점 20점을 부과했다. A씨는 범칙금을 한번 냈다가 한 달 뒤 돌려받고 그 이후로 다시 납부하지 않았다. 벌점 20점이 부당하다는 이유를 댔다고 한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면책 조항으로 처벌을 면하게 되면 도로교통법에 따라 범칙금 납부 대상이 되고, 납부하지 않으면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별도 문구 없이 대한민국 지도만 그려진 상표는 식별력이 없어 독점적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김 포장지에 한반도 지도를 사용한 S식품회사가 '상표 등록을 불허한 특허심판원 심결을 취소해 달라'며 특허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대법원은 "상표법 제33조에 따르면 '지도만으로 된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다"며 "정확한 지도나 이에 준하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일반 수요자가 사회 통념상 지도임을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형태를 갖췄다면 지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S사가 25년간 한국 지도 모양에 글자를 결합해 자사 김 제품 포장지에 사용해 왔지만 지도만 단독 사용한 실적은 찾기 어렵고 적어도 1개 이상 글자를 결합해 사용해 왔다는 이유를 들며 지도 부분만의 상표 등록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S사는 자사 김 포장지에 사용해온 한반도 지도 윤곽선 형태의 상표를 출원했으나, 특허청은 2020년 상표법상 등록이 불가한 '지도만으로 된 상표'에 해당한다며 등록을 거절했다. 회사는 특허심판원에 불복심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실손보험 가입자가 의료기관에서 이른바 '지인할인' 명목으로 의료비를 할인받았으면 할인받은 금액은 보험사에 청구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달 31일 삼성화재가 최모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2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에 따르면 최씨는 2005년 10월 삼성화재와 '상해 또는 질병으로 입원치료시 피보험자 부담으로 입원실료·입원제비용·수술비 전액 등을 보상한다'는 보험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수술비 등 전액을 보상한다'는 특별약관이 포함됐다. 최씨는 2016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서울의 한 한방병원에서 11회에 걸쳐 입원 치료를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지인할인으로 할인받은 1천895만원의 지급은 거부했다. 지인할인금은 실제 지출 금액이 아니기에 특약보상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삼성화재는 지불 책임이 없다는 소송을 냈고, 재판에서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수술비 등 전액을 보상한다'는 특약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가 문제가 됐다. 1심은 "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행정법원이 '일용직 근로자여도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유족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대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 징수결정 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의 아들 B씨는 일용직으로 2021년 6월 한 회사의 도급 외부 유리창 청소작업을 수행하다 로프가 끊어지면서 추락해 숨졌다. 근로복지공단은 그해 8월 A씨가 청구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지난해 3월 "고용노동부 재조사 결과 고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이유로 A씨에게 지급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반환하라고 했다. 이에 A씨는 B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고인은 회사에 대해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사람이었음이 인정된다"며 "산재보험법의 적용 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회사가 A씨에게 상당한 정도의 지시·감독을 한 데다, A씨가 회사가 지정한 작업의 일자·시간·장소에 구속되는 등 A씨의 근로를 회사가 통제했다는 점에 재판부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행정법원이 '경쟁업체와 담합한 사실을 스스로 신고했더라도 담합 자체를 이유로 해당 기업에 입찰 제한 조치를 한 것은 정당하다'판단을 내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양상윤 부장판사)는 최근 현대로템이 조달청장을 상대로 낸 입찰 참가자격 제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현대로템은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철도차량 구매 입찰에서 경쟁업체들과 담합했다는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인 '리니언시'에 따라 현대로템은 공정위에서 부과한 323억여원의 과징금을 감면받게 됐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조달청장은 같은 해 11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현대로템에 6개월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게 입찰 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다. 이에 현대로템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공익신고자에게는 불이익을 줄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달청의 입찰 제한은 자진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준 게 아니라 담합 자체를 이유로 불이익을 준 것이기에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공익신고자 등의 '공익신고 등' 행위 자체를 이유로 한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행정법원이 '옹벽이 설치된 서울 남산공원의 시유지를 자신의 땅과 연결할 수 있는 통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토지주의 신청을 서울시가 불허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중부공원여가센터를 상대로 낸 '토지사용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2년 8월 서울 용산구 임야 245㎡의 지분 절반을 취득한 뒤 그해 11월 인접한 서울시 소유 임야 22㎡를 5년간 사용하게 해달라고 신청했다. 해당 토지는 남산공원 보행로와 옹벽, 녹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A씨는 이를 통행로로 변경한 뒤 자신이 보유한 땅을 개발할 계획으로 파악됐다. 시유지를 관리하던 서울중부공원여가센터는 그해 12월 불허 처분을 내렸다. 당시 센터는 "사회적·생태적·경제적으로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위해 산림녹지로 유지·관리하고 있다"며 "신청인의 사권(개인적 권리)을 위해 통로(도로)로 구조 및 형질을 변경하는 것은 조례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A씨가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재판부는 "토지를 사용 허가할 경우 A씨는 자기 소유 토지로의 통행을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행정법원이 '고객과 사적인 금융거래를 하고 상습적 도박까지 한 은행 직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최근 한 시중은행 직원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2년 대출 거래처에 개인적으로 돈을 빌리고 갚는 부적절한 사적 금융거래, 상습도박 행위 등을 이유로 은행에서 징계 해직됐다. 사내 고등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부당 해고라며 구제를 신청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그는 중노위에 재심을 요청했으나 이 역시 기각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대출 거래처와 사적 금융거래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거나 특혜를 제공한 적이 없다"며 "도박 역시 업무시간 이후 PC게임의 한 종류를 했을 뿐이어서 비난 가능성이 크지 않고 게임상 가상화폐를 실제 현금화하지 않아 상습적 도박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은행의 행동 지침은 '임직원은 직무관련자 또는 직무 관련 임직원과 금전거래를 하거나 그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교도소 수용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이 적힌 징벌 보고서에 손도장 찍기(무인)를 거부한 것은 헌법상 기본권이어서 징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손도장이 보고서 내용과 합해 '진술'을 구성해 진술거부권의 대상이라고 봤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수용자 A씨가 대구교도소장을 상대로 낸 징벌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3월 2일 대구교도소에서 다른 수용자들과 이불을 정리하는 문제로 다투다가 욕설을 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를 발견한 교도관이 징벌 보고서를 작성해 발부한 뒤 A씨에게 손도장을 찍으라고 시키자 A씨는 고함을 지르며 2차례 거부했다. 교도소장은 최초 소란과 2차례 거부를 각각 사유로 금치 20일 징벌을 내렸다. 금치는 교정시설 수용자에게 가하는 가장 무거운 징벌로, 독거실에 수용하고 접견·서신 등 처우를 제한하는 조치다. A씨는 "보고서 기재 내용을 인정할 수 없어 무인을 거부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1, 2심은 무인 거부는 징벌 사유로 볼 수 없고, 최초 소란행위만으로는 금치 20일의 징벌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취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