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홍채린 기자) 소매유통업계의 경기전망지수(RBSI)가 두 분기 연속으로 기준치(100)를 하회하며 살아나던 소매경기가 다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96’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이하면 그 반대다.
오미크론의 확산에 따른 확진자 증가로 고강도 거리두기가 재개되면서 체감경기가 지난 분기에 이어 기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 온라인쇼핑(107), 백화점(102) ‘방긋‘...대형마트(88), 편의점(85), 슈퍼마켓(82) '울상'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107)이 2020년 4분기이래 6분기 연속으로 기준치(100)를 상회하며 기대감을 이어갔다.
대면채널에서는 백화점(102)만이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었고, 대형마트(88), 편의점(85), 슈퍼마켓(82)은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
온라인쇼핑(107)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보였다.
대한상의는 "코로나 장기화로 온라인 장보기, 모바일선물하기, 라이브커머스, 구독서비스 등 다양한 온라인 비즈니스모델이 빠르게 확산됐다"면서 "대형 오프라인유통기업의 온라인기업 인수, 전략적 제휴, 기존 온라인채널 강화 등이 온라인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백화점(102)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재개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분기 대비 4포인트 높아지며 지난 분기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코로나 재확산으로 해외여행, 공연관람 등이 어려워지면서 대신 명품, 가구 등 값비싼 상품에 대한 욕구가 폭발하는 보복심리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여기에 지난해 개장한 대형점포의 출점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도 경기 기대감을 키웠다.
◈ 대형마트, 방역패스 적용으로 내점고객 줄어...온라인과 식품경쟁 심화
대형마트(88)는 지난 분기 대비 3포인트 상승한 ‘88’를 기록했다. 다시 강화된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패스 적용으로 내점고객이 줄어들고 온라인과의 식품경쟁 심화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형마트는 비대면·온라인 트렌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도 점포 리뉴얼에 집중하며,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고객의 체험공간과 체류시간을 확대하면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됐다.
편의점은 지난분기 대비 3포인트 하락한 85로 집계됐다.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동절기인데다가 변종 바이러스 악재까지 겹치면서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유흥가, 오피스, 학교 등에 위치한 매장들은 매출 타격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슈퍼마켓(96→82)은 지난분기 대비 16포인트 하락하며 업태 중에서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출점 및 영업시간 제한으로 수년간 성장이 정체된 데다가 신선식품을 둘러싸고 이커머스업체, 대형마트, 편의점, 퀵커머스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기 기대감을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온·오프라인 연계 강화, 온라인사업 강화, 배송력 강화'
오프라인유통에서 온라인유통으로 옮겨가고 있는 유통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으로는 ‘온라인사업 강화’(24.5%), ‘온·오프라인 연계 강화’(24.0%), ‘배송경쟁력 강화’(15.7%), ‘점포 리뉴얼’(5.5%) 등을 차례로 꼽았다.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과 백화점의 경우 ‘온라인사업 강화’라는 응답이 각각 74.1%와 49.1%로 가장 많았고,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는 ‘온·오프라인 연계 강화’라는 응답이 각각 40.5%와 41.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 경영 애로요인으로 소비심리 위축, 비용상승, 물가상승 등 꼽아
경영 애로요인으로는 소비심리 위축(43.7%), 비용상승(20.2%), 물가상승(17.8%), 업태간· 업태내 경쟁심화(13.2%), 유통규제 지속(4.1%) 등을 들었다.
서덕호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코로나사태 장기화로 온라인·비대면소비 트렌드는 더 이상 특정 세대와 품목에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임기응변적 대응이 아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혁신만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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