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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진단] 2026년 정비사업 방향…민간은 핵심지 ․공공은 생활권

공사비‧금융비용 부담에 수익성 중심 재편…강남‧역세권 쏠림 심화
모아타운‧공공 확대로 공공‧민간 역할 뚜렷…전세‧이주 변수도 압력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2026년 정비사업 시장은 더 이상 ‘경쟁의 세기’가 아니라 ‘구조의 방향’으로 판이 갈릴 전망이다.

 

평당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이 상시화되면서 단지별 사업성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지고, 민간은 강남‧한강벨트‧역세권 같은 초우량 입지로 더 쏠리는 반면 생활권‧중저가 노후지는 공공이 메우는 투트랙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모아타운‧공공재건축‧역세권 고밀 같은 공공형 모델을 확대하는 흐름도 이러한 분리를 더욱 고착시키고 있다.

 

여기에 2026년 본격 이주 도미노와 전세시장 불안, 안전진단 조정 논의까지 겹치며 정비사업 속도와 지역별 온도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비시장은 결국 민간은 핵심지‧공공은 생활권을 맡는 ‘구조 분화의 원년’으로 굳어질 공산이 크다.

 

◇ 공사비‧금융‧입지가 사업성을 가르는 구조적 계급화

 

재건축 시장은 2026년을 기점으로 ‘가능한 단지와 불가능한 단지가 명확히 갈리는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여전히 입찰 경쟁이 치열하지만, 실제 시장 내부에서는 공사비‧금융‧입지라는 세 축이 사업성을 극단적으로 가르고 있다.

 

평당 공사비는 제로에너지 1등급 의무화, 내진‧화재 기준 강화, 안전관리 인력 배치 확대 등으로 2025년을 기점으로 고정 상수화됐다. 비용 부담이 장기 규제로 전환되면서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재건축 추진 여력이 단지별로 크게 갈린다.

 

강남‧한강벨트‧도심 핵심지처럼 분양 회수 여력이 확실한 곳은 오히려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외곽‧중소규모 단지는 기획 단계에서 속도가 떨어지거나 추진 동력이 약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 환경도 계급화를 심화하는 요인이다. 고금리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PF‧브릿지 대출 심사가 크게 강화됐고, 금융기관들은 입지‧조합 자금력‧분양성을 중심으로 정비사업 리스크를 평가한다.

 

이는 자금력이 탄탄한 대단지와 우량 입지에는 유리하게 작용하는 반면, 강북‧외곽 소규모 단지는 대출 한계와 자금 조달 부담으로 추진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입지 경쟁력도 재건축 계급화를 가속한다. 강남‧여의도‧용산‧성수 등 최상급 입지는 고가 신축‧전세수요가 뒷받침돼 안정적 분양성을 유지하지만, 외곽 지역은 전세 변동성‧인구 유출이 맞물려 리스크가 더 커지고 있다.

 

안전진단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장은 물리적 노후도보다 사업성과 분양 가능성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2026년부터 재건축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단지만 하는 사업’으로 성격이 완전히 바뀐다”며 “공사비와 금융 부담이 높아질수록 계급화는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수도권의 신축 부족은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 흐름”이라며 “공급 희소성이 커질수록 강남‧한강변‧과천‧성남 등 핵심지로 수요 쏠림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 랩장은 “이 같은 선호 집중은 초우량 입지와 외곽 단지 간의 격차를 더 넓히는 방향으로 작용해 재건축 시장 내 체력 차이를 확실히 드러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요인들이 겹치면서 2026년 재건축 시장은 단순한 양극화를 넘어 구조적 계급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강남‧한강벨트‧역세권 등 초우량 단지는 속도가 더 빨라지는 반면, 외곽‧중소규모 단지는 속도 저하와 지연이 반복되며 지역별 온도차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 수주전의 무게 중심 이동…‘총량전’에서 ‘정밀전’으로

 

정비사업 수주전도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2025년까지는 연간 수주 총량이 시장 경쟁력을 가르는 지표였다면, 2026년은 단순 물량전이 아닌 입지‧수익성‧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정밀전(精密戰)으로 전환되는 첫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함 랩장은 “2026년에는 대출 제한과 갭투자 금지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연간 거래량이 5만 건대까지 줄 가능성이 있다”며 “수요 기반이 약해지면 조합은 브랜드보다 사업추진력‧재무안정성을 더 중시하게 되고 이는 시공사 간 수주전의 기준 자체를 바꾸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대형사들은 이미 리스크 관리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대건설은 초대형 재건축 중심 수주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리모델링‧리뉴얼 등 후속 수익원을 강화하고 있고, 삼성물산은 초우량 단지 외 사업에는 보수적인 접근을 유지하며 ‘수익성 최우선 원칙’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리모델링‧안전 품질 분야에서 강점을 강화하고 있으며, GS건설은 선별 수주와 신에너지‧해외 부문 확대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다.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상시 높은 상황에서 적자 수주의 ‘유인’은 사실상 사라졌다. 입찰 단계부터 리스크 가격화가 본격화되며, 조합 역시 브랜드보다 재무안정성‧사업 추진력‧리스크 관리 능력을 우선 고려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김 소장은 “2026년 수주전은 단순한 물량전이 아니라 ‘어떤 단지를 어떤 조건에서 확보했는가’가 평가의 중심이 되는 시기”라며 “브랜드 경쟁에서 재무‧리스크 경쟁으로 판이 완전히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2026년 수주 경쟁은 ‘총량 경쟁의 끝, 질적 경쟁의 시작’으로 요약된다. 대형사는 우량 핵심지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고, 중견사는 역세권‧도심 중규모 사업을 선택적으로 공략하며 시장 구도가 세분화될 가능성이 높다.

 

◇ 공공‧민간 역할 분리…모아타운‧공공재건축으로 투트랙 고착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방향도 2026년 정비시장의 구조 변화를 가속한다. 서울시는 모아타운‧공공재건축‧역세권 고밀 등 공공 주도형 모델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고, 인허가 간소화‧공공지원센터 기능 강화‧저층 노후지 지원 체계 등 공공 기반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고 있다.

 

LH도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의 시행 참여 범위를 넓히고, 일부 노후지는 직접 시행자 또는 공동 시행자로 나서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이는 민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중저가‧저층 중심 지역을 공공이 메우고, 강남‧여의도‧용산‧성수 등 초우량 핵심지는 민간 프리미엄 중심 경쟁이 강화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투트랙 체제가 단기적 흐름이 아닌 ‘구조적 고착’ 단계로 넘어가는 이유다.

 

김 소장은 “민간이 수익성을 기준으로 초우량 입지 중심으로 움직이고, 공공이 생활권‧노후지 공급을 담당하는 구조는 단기 변수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굳어질 패턴”이라며 “2026년은 공공‧민간의 역할이 제도적으로도 다시 구획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다만 공공 참여 확대에는 명확한 한계도 따른다. 모아타운은 생활권 기반 노후지 개선에 효과가 있고, 역세권 고밀 사업은 도심 공급을 늘리는 장점이 있지만,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사업은 속도‧재정 부담‧의사결정 절차에서 민간 대비 효율성이 낮다.

 

초기 기획부터 사업시행인가까지 소요 기간이 길어지고, 주민 의견 조율 과정도 복잡해 민간의 ‘속도전’을 대체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김 소장은 “2026년은 정부 공급 정책과 시장 수익성이 맞물리면서 공공과 민간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분리되는 시기”라며 “공공 확대가 지역 균형에는 도움이 되지만 속도와 비용 면에서는 분명한 한계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결국 2026년 정비시장은 민간(초고가‧핵심지)과 공공(생활권‧중저가)의 역할 분리가 더욱 명확해지는 투트랙 체제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 전세‧이주‧안전진단 변수…2026년 시장 불확실성 키운다

 

향후 정비시장의 단기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는 전세시장과 이주 수요의 집중, 그리고 안전진단 조정 여부가 꼽힌다. 이 세 가지는 단기 시장 분위기를 크게 흔들 수 있는 민감한 요소들이다.

 

2024~2025년에 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를 통과한 주요 대단지들이 2026년부터 본격적인 이주 절차에 들어가면서, 송파‧강동‧노원‧동작‧성동 등 대단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단기간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주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전세가가 매매보다 먼저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인근 지역까지 번지며 정비사업의 추진 속도를 오히려 앞당기는 ‘전세–정비 사이클’이 재현될 수 있다.

 

함 랩장은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 매물 부족이 겹치면서 전세가격 상승 폭은 2025년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전세가가 선행 상승하면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되레 자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공급 공백 리스크가 겹친다. 2026~2027년 수도권 입주 물량은 감소세가 예상되고, 공공분양‧장기전세 등 정책 물량이 상당량을 흡수하면서 민간 전세 공급은 더욱 타이트해질 전망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전세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지역별 전세 격차를 확대시키는 원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전진단 조정 여부도 올해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지방 재건축 정체와 노후 단지 증가로 제도 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시장이 기대하는 대폭 완화 가능성은 낮다. 구조안전성 비중 조정, 주거환경 평가 항목의 기술적 조정 등 제한적 변화가 거론되며, 이는 “추진 가능 단지를 일부 늘리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김 소장은 “안전진단이 일부 조정되더라도 사업성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지역별 온도차는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2026년 정비시장은 전세 상승 압력, 이주 집중, 안전진단 조정이라는 복합 변수 속에서 안정과 변동성이 공존하는 혼합형 흐름을 띨 가능성이 크다. 속도전이 가능한 지역과 불가능한 지역의 간극은 더 벌어지고, 정비사업 추진의 명암이 지역별로 극명하게 갈리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 2026년은 구조가 바뀌는 해

 

2026년 정비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계급화’와 ‘투트랙’, 그리고 ‘정밀전’이다. 평당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이 단지별 사업성 격차를 극대화하고, 공공‧민간 역할이 분리되면서 공급 구조가 재편되며, 수주 경쟁은 질 중심으로 무게가 옮겨간다.

 

시장 흐름 전체를 종합하면, 올해 정비시장은 단순한 경기 흐름이 아닌 구조 변화의 원년에 가깝다. 핵심지는 더욱 빨라지고, 주변은 더 굼벵이가 되며, 공공은 생활권 공급을 메우는 방향으로 역할이 강화되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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