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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3 (금)


[전문가 칼럼] 인생은 타이밍

(조세금융신문=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수석연구원) 타이밍,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외래어 중 하나다. 우리말로는 ‘적기’, ‘때맞춤’ 정도로 순화해서 쓸 수 있는 말인데, 어떤 동작의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순간을 의미한다.


같은 동작이나 행위를 하더라도 언제 어느 시점에 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삶을 살다보면 타이밍이 참 중요할 때가 많다. 일례로 남자들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통상 두 가지 길이 놓인다.


대학에 가든 군대에 가든. 농을 조금 섞어서 이때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군대 가는 타이밍을 잘 못 맞춰서 일주일이나 하루 앞선 고참이 같은 부대에 있기라도 하면 제대할 때까지 고생을 각오해야 한다. 대학은 심지어 눈치작전을 통해서 경쟁률이 낮은 학과에 타이밍 좋게 입학원서를 제출할 경우 실력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도 있다.


단 한 번의 지원과 시험으로 대학에 입학했던 과거 학력고사 시절에는 특히나 눈치작전이 심했는데, 타이밍이 때로는 인생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우리 인생의 후반전인 노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타이밍이 중요한 순간이 세 번 있다.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타이밍, 시작한 이후 적절한 자산관리 타이밍, 최종적으로 은퇴 타이밍이 그것이다.


노후준비 시작의 타이밍은 ‘하루라도 빨리’

이 중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타이밍은 노후준비의 정도를 넘어서 그 자체의 성패까지 결정지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노후준비를 언제 시작하느냐에 따라 노후준비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좋은 타이밍이란 명쾌하다. 소득이 생기기 시작한 그 시점이 바로 노후준비 시작의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소득이 적다고, 다른 곳에 쓸 곳이 많다고 노후준비를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 뒤로 미룬다고 해서 노후준비를 시작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타이밍 잡기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결혼하고, 아이 낳고, 집장만하고, 그러다 보면 노후준비는 항상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설령 나중에 시작 타이밍을 잡더라도 그 때는 처음 소득이 생기기 시작한 시점보다 노후에 더 가까워진 관계로 더 많은 돈을 드려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돈을 많이 모을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투자 수익률을 높이든가, 자금을 많이 투자하든가, 혹은 투자기간을 길게 하든가.


이 중 투자 수익률을 높이거나 투자 자금을 늘리거나 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없을 뿐더러 노력한다고 해도 다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투자기간을 늘리는 방법, 즉 시간투자를 많이 하는 방법은 누구나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확률도 매우 높다.


같은 자금, 같은 수익률이라 해도 1년 투자보다 2년 투자가 더 많은 자금을 보장한다. 결국 돈이 없어서 노후준비를 하지 못할 때는 역설적이게도 하루라도 빨리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그나마 작은 돈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노후준비 시작의 가장 좋은 타이밍은 ‘하루라도 빨리’다. 노후준비 시작은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 부담도 적게 들이면서 더 많은 노후자금을 모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자산관리, 포트폴리오 변경 타이밍 잘 잡아야

노후준비의 시작 타이밍을 잡았다면 이제 자산관리의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노후 자산관리의 핵심은 연령에 따라 알맞은 포트폴리오를 잘 구축하고 조정하는데 있다. 젊었을 때 구축한 포트폴리오를 은퇴시점까지 변함없이 가져가는 것을 자산관리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설령 그렇게 유지를 할 수 있다 해도 이는 노후 자산관리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


젊었을 때는 은퇴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은 점, 위험 감내도가 높은 점 등을 고려해 통상 주식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자산의 비중이 높아야 한다. 그러다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그 동안 모은 노후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은퇴가 가까워졌는데도 욕심을 부려 고수익을 추구하다 자칫 손실이라도 보면 이를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없기 때문에 노후생활이 매우 힘겨워질 수 있다. 결국 연령에 따라, 그리고 은퇴까지 남은 시간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는 노후 자산관리 기간 동안 어떤 시점에서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변경해야 하는지 그 타이밍을 잡기가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타깃 데이트 펀드’ 혹은 ‘라이프 사이클 펀드’다.


미국 등에서는 이미 대표적 노후 자산관리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기도 한 이들 유형의 펀드는 펀드마다 특정 시점(은퇴시점)을 설정하고 그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적절하게 비중을 조절해간다. 목표를 설정한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주식자산은 줄이고 채권자산은 늘려감으로써 수익성과 안정성의 균형을 조절한다. 투자자는 자신의 은퇴시점과 유사한 시점을 목표로 설정한 펀드를 찾아 투자하면, 은퇴까지 펀드가 알아서 자동으로 비중을 조절해주므로 따로 포트폴리오 조절 타이밍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최대한 늦게 은퇴 타이밍을 잡을 것

노후준비를 함에 있어 마지막으로 고민할 타이밍은 은퇴시점에 대한 것이다. 언제 은퇴를 하느냐에 따라 노후준비의 양과 노후생활의 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은퇴를 늦게 할수록 준비해야 하는 노후자금의 양은 줄어들고, 노후 생활의 질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은퇴를 일찍 하면 그만큼 더 많이 준비해야 되고, 혹 준비가 미진할 경우 노후생활의 질은 당연히 낮아지게 된다. 결국 일반적인 경우라면 최대한 늦게 은퇴 타이밍을 잡는 것이 노후준비에 대한 부담도 덜면서 노후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다.


노후준비를 함에 있어 바람직한 타이밍은 시작은 최대한 빠르게, 은퇴는 최대한 늦게, 포트폴리오는 연령에 맞춰 잘 조정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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