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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2019 결산] '다중고' 시달린 생보업계 내년 영업 기상도도 '흐림'

실적 급감에 신음…우량사 매각설에 M&A 시장 ‘술렁’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생명보험업계는 올해 저금리와 투자영업수익의 감소, IFRS17 도입으로 인한 신계약 감소 등 연이은 악재로 유례없는 실적 한파에 시달렸다.

 

중소사는 물론 자산과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대형사도 역마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의 매각설이 불거지며 M&A시장이 다시 들썩인 한해였기도 했다.

 

보험영업 손실을 투자영업 수익으로 메우는데 한계가 다가왔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생보업계는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몸부림 칠 것으로 보인다.

 

역마진 직격탄…보험영업 손실 ‘위험수위’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4개 생보사의 올해 3분기 누적(1~9월) 당기순이익은 3조 5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3%(9811억원)나 줄었다.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와 국내시장 포화로 인한 신계약 감소로 보험영업 부분에서 18조 457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험영업을 통해 1조 1755억원이나 손해를 보면서 자산 투자를 통한 투자 영업 이익으로 ‘손실 메우기’가 불가능해진 것.

 

실제로 이 같은 이차 역마진 현상은 자산과 보유 시장점유율이 적은 중소사는 물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사도 피하지 못햇다.

 

삼성·한화·교보 등 이른바 생보업계 상위 3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 5809억원으로 전년동기(2조 4868억원) 대비 36.4%나 급감했다.

 

과거 실적 개선의 발판이 됐던 확정 고금리 상품이 저금리의 장기화로 인해 금리차로 인한 손실을 불러온 결과 수익성에 부메랑으로 돌아왔기 때문.

 

문제는 판매할 신규 상품과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에 걷어 들인 보험료를 투자해 영업 손실을 보전하는 ‘전통적인 대처법’이 막다른 길에 몰렸다는 점이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생보사 운용자산 이익률은 연 3~4%로 떨어졌다.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아 해마다 손실 금액이 쌓이는 난감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 기간 생보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의 3분기 누적 자산운용 수익률은 3.5%에 그쳤다. 반면 부담금리는 4.3%로 0.8%p 이차역마진이 발생했다.

 

확정금리 상품 판매가 적어 상대적으로 상황이 양호하다는 중소 생보사의 사정도 대형사와 비교해 그다지 나은 편이 아니다. 이차 역마진 규모는 적지만 보유한 자산 자체가 적어 수익 규모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역마진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6월말 기준 생보사 보험료 적립금 589조3000억원 중 5% 이상 고금리확정형 비중은 25.4%인 41조 5000억원에 달했다.

 

5% 이상 고금리확정형 상품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평균이율은 연 7.1%다. 연동형 상품의 이율인 3.1%와 비교해 2배나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상품이 전체 보유 계약의 4분의 1에 달했던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명보험사들은 부동산과 보유 채권 등 장기 자산을 매각해 급한 불을 끄고 있다. 생보업계가 3분기까지 판 누적 자산은 2조 500억원에 달한다.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채권과 부동산 매각을 놓고 일각에선 ‘농부가 종자 씨를 파는 격’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자산매각을 통해 손실을 보전하는데도 분명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확정금리 상품과 역으로 생보사들이 과거 발행한 채권을 매각하고 현 금리로 채권을 재발행하는 행태를 계속할 경우 이는 자연스레 향후 자산운용 이익률의 하락과 수익성 악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기 때문.

 

생보업계는 이미 한해 내내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순이익과 영업이익 등 경영 지표가 전년 대비 급격히 악화, 성장동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4분기 실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우세한 만큼 2019년을 통틀어 생보업계의 영업 자체가 ‘손해 본 장사’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우량사 매각설 솔솔…M&A시장 ‘들썩’

악화된 시장환경이 반영된 것이었을까? 올해 생보업계에선 우량사로 꼽혔던 생보사들의 ‘깜짝’ 매각설이 터지며 M&A 시장이 들썩였다.

 

최근 매각설이 불거진 푸르덴셜생명이 이 같은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견실한 재무건전성을 자랑하는 푸르덴셜생명마저도 한국 시장의 장래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푸르덴셜생명은 지금까지 시장에 나왔던 KDB생명 등 중소사와 비교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었음은 물론 보유 자산에서도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경영이 어려워 판매한다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아래 한국시장에서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되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았다.

 

푸르덴셜생명의 총자산은 생보업계 11위사로 21조에 육박한다. 당기순이익으로 생보업계 6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실적을 거둬들이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측의 공식적인 매각설 부정에도 불구, 시장에선 타 우량사 역시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의 직접 관리를 받고있는 안방보험 계열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대표적이다. 생보업계 중견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양사를 누가 인수하느냐 여부에 따라 시장 판도 자체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양사는 안방보험의 적극적인 자본확충에 힘입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크게 확대해왔으나 그룹사 회장이 구속된 이후 중국 금융당국이 조만간 회사를 매각할 것이란 소문에 한해 내내 시달렸다.

 

푸르덴셜생명 발 매각설로 다소 잠잠해졌던 동양생명과 ABL생명 매각설까지 다시 불이 붙은 셈으로, 한국 생보업계 시장 자체의 미래가 그만큼 불투명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해 넘긴 즉시연금 소송…소비자와의 관계도 싸늘

설상가상 올해 생보업계는 즉시연금 사태로 인한 소송전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와의 관계도 얼어붙었다.

 

즉시연금 상품 보험료 중 일부를 사업비로 차감하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약관과 상품설명서를 통해 사전에 설명했는지 여부를 놓고 촉발된 갈등이 금융당국의 중재에도 결국 법정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상품은 즉시연금 상속만기형으로 1억 원 이상 보험료 전액을 일시에 먼저 납입하고, 이후 적립금에 공시이율을 적용해 일정 기간 매달 연금을 지급받는 구조다.

 

만기가 되면 처음에 납입한 보험료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생보사가 사업비로 차감한 보험료 금액을 돌려줘야 하는지를 놓고 소비자와 생보사의 해석이 갈렷다.

 

금융감독원은 약관상 사업비 차감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 삼성생명을 비롯한 생보사들에게 차감 금액만큼의 보험금을 추가로 일괄 지급할 것을 권고했으나, 생보사들의 생각은 달랐다.

 

보유 계약이 가장 많은 삼성생명은 12월까지 이미 5차에 걸친 심리를 강행했다. 삼성생명은 가입설계서를 통해 기간별·유형별로 생존연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비교할 수 있는 표를 사전에 제공했다며 보험금 추가 지급 의무가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법정으로 향한 이상 해당 갈등은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최소 수년의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생보시장은 영업환경 악화로 실적이 크게 감소하고 매각설이 끊임없이 불거졌던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며 “내년도 문제점이 해결될 여지가 적은만큼 올해와 동일한 실적악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해결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각 생보사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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