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3.8℃
  • 맑음강릉 2.4℃
  • 맑음서울 -0.8℃
  • 맑음대전 -0.4℃
  • 맑음대구 2.6℃
  • 맑음울산 2.2℃
  • 맑음광주 2.0℃
  • 맑음부산 2.9℃
  • 맑음고창 -0.5℃
  • 맑음제주 6.3℃
  • 맑음강화 -3.9℃
  • 맑음보은 -2.6℃
  • 맑음금산 -2.3℃
  • 맑음강진군 1.4℃
  • 맑음경주시 -0.7℃
  • 맑음거제 0.8℃
기상청 제공

[전문가칼럼] ‘자고 일어나 아침에 주식주문 내기’ 규정?

(조세금융신문=오종문 동국대 경영학부 부교수) 2023년부터 시행될 주식 양도차익과세의 기본공제가 5천만 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늘었다. 결손금 이월공제 허용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됐다.

 

주식투자자의 97.5%는 여전히 비과세 혜택을 누리고 약 15만 명 규모인 상위 2.5%만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양도소득세 도입에 의한 세수 증가보다 증권거래세 감소 효과가 더 커서 8천억 원 이상 세수가 감소할 것이라 한다.

 

이러한 전망은 개인투자자 계좌의 과거 손익실적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한 것이어서 실제 세수 감소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앞으로의 투자패턴이 양도소득세가 없던 과거의 투자패턴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결손금 이월공제와 연간 5천만 원의 기본공제를 적절히 활용해 조세부담이 최소화되도록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평가손 종목의 손실을 실현하여 실현이익을 상계하려 할 수도 있고, 평가이익을 미리 실현함으로써 연간 이익이 기본공제 한도 5천만 원을 넘지 않도록 관리할 수도 있다.

 

종목에 대한 자신의 전망에 근거하여 거래하는 것을 넘어서 전망과 무관하게 세금절감만을 목적으로 처분했다 곧바로 되사는 거래도 할 수 있다. 세금절감효과에 비해 거래비용은 미미한 편이기 때문이다. 이러면 과거 투자실적을 기초로 한 세수 예측은 어긋날 수 있다.

 

IMF 외환위기 이전 기관투자자들은 결산실적 관리용으로 ‘자전(自轉)거래’를 했다. 평가이익이 난 종목을 매도하면서 그것을 스스로 다시 사들였다. 당시 회계기준은 시장성 있는 주식이라도 평가이익은 손익계산서에 반영하지 않았다. 영업실적이 부진하면 해묵은 평가이익을 실현시켜 부진한 실적을 벌충하곤 했다. 세율 30%를 훌쩍 넘던 법인세 부담은 경영자가 자신의 실적을 포장하는데 들인 대리비용(agency cost)이라 할 수 있다.

 

주식양도이익에 대한 과세가 실시되면 투자자들은 세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전거래도 마다하지 않을 수 있다. 연간 과세소득이 가급적 5천만 원을 넘지 않도록 손익의 기간분산을 꾀할 것이다. 세금효과를 고려하는 지극히 합리적인 투자행태이지만, 과세당국에서도 이를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수 있다. 투자자로서도 당연한 행동이지만 과세당국으로서도 당연한 대응이다.

 

미국에는 무려 1921년에 도입된 wash sale 규정이 있다. 납세자가 손실을 보고 증권을 매도하고 매도일 전후 30일 이내에 실질적으로 동일한 증권을 다시 매수하면 해당 손실은 세무상 부인된다. 예를 들어 취득가격이 18000원인 주식을 10000원에 처분하고 해당 주식을 다시 10200원에 취득하였다면 실현된 손실 8000원은 가공의 손실로 보아 세무상 인정하지 않는다. 8000원의 손실은 재취득한 주식의 원가에 가산되어 주식 취득원가는 18,200원이 된다. 경제적 실질은 동일한데 세금을 줄일 목적으로 손실을 인식하는 것을 막는 규정이다. 투자자의 배우자나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 명의로 매수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영국에서는 처분한 주식과 동일한 주식을 처분일에 다시 매수하면, 그 처분한 주식의 손익을 당일 매수한 주식의 원가와 대응시켜 산출한다(‘same day rule’). 앞에서 예시한 거래라면 10000원에 처분한 주식의 취득원가는 18,000원이 아니라 당일 매수분 10200원이다. 10000원에 처분함으로써 8000원이 아니라 200원의 손실이 실현됐고, 납세자에게 남은 주식의 취득원가는 여전히 18000원이다.

 

영국의 규정은 미국에서와 달리 손실 거래에만 적용되지 않고 이익이 실현된 경우에도 적용된다. 영국에서는 자본이득에 대해 연간 12300파운드(약 1500만 원)가 소득공제 된다. 5천만 원에 비해서는 매우 약소한 것이지만 이익 실현형 자전거래를 통해 손익을 기간별로 분산할 유인이 있으므로 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같은 날 매수하는 걸 피해 침대에서 잘 자고, 아침 잘 먹고 매수주문을 내면 어떨까? 이런 거래에 대비해 ‘bed and breakfasting rule’이 있다. 처분하고 30일 이내에 동일 종목을 매수하면 처분손익 산출 시 나중에 재매수한 취득원가를 대응시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단 주식을 처분하면 ‘same day rule’이 먼저 적용되고, 처분 주식이 당일 매수분 보다 더 많다면 ‘bed and breakfasting rule’을 적용한다. 그래도 처분 주식 수에 미달하면 비로소 처분 이전에 매수했던 주식의 평균원가가 대응된다.

 

 

[프로필] 오종문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경영학부 부교수
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운용본부장

• 전) 보다투자자문 대표 
• 공인회계사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