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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일본은 AT&T의 스핀오프를 어떻게 과세했을까?

 

(조세금융신문=오종문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AT&T 스핀오프로 받은 WBD 주식에 대해 시가를 배당소득으로 보고 원천징수하여야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원천징수를 하지 않았거나 WBD 주식 액면을 기준으로 원천징수했던 증권회사에서는 고객에게 연락해 원천징수를 진행 중에 있다고 한다.

 

AT&T 투자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다수이다. 시가총액이 100인 회사를 70과 30인 회사 둘로 분리한 것뿐인데, 왜 주주가 세금을 내야하는가를 묻고 있다. 직관적이고 설득력 있는 의문이다. 그러나 조세 문제에 대해서는 그 이유를 알아보기 전에 거친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회사법상 회사분할 제도와 그에 대한 세무 처리는 나라마다 다르다. 그러나 합병이든 분할이든 적격요건을 갖춘 구조개편에 대해서는 과세이연을 해준다는 발상은 대체로 동일하다. 

 

일본에도 AT&T 투자자가 있었을 것인데 일본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과세 했는지 궁금했다. 일본의 처리 방법이 우리의 해석에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 이유는 뒤에 언급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본의 과세처리도 우리나라의 해석과 동일하다. 의제배당으로 보고 WBD 시가를 기준으로 세무신고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스핀오프는 인적분할과 동의어가 아니다

 

흔히 스핀오프(spin-off)를 인적분할과 동의어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핀오프는 자회사 주식 전부를 모회사 주주에게 현물배당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자회사는 현물출자해 만든 신설회사일 수도 있고 이미 존재하는 기존회사일 수도 있다.

 

자회사가 신설회사라면 우리나라의 인적분할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스핀오프에는 이미 있는 자회사 주식을 분배한 경우도 포함된다. 문제는 기존 자회사 주식의 분배는 적어도 우리 상법상으로는 회사분할(인적분할, 물적분할, 분할합병을 포괄하는 상위개념)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회사가 현물출자로 자회사를 신설하여 그 주식을 현물배당한다고 하자. 상법상 인적분할 절차를 따르지는 않았지만 인적분할과 유사한 효과가 나타나는데, 그런 경우 (1) 인적분할로 보고 과세하여야 할지 (2) 현물출자와 현물배당 각각에 대해 별개의 법률효과를 주어야할지 명확하지 않다.

 

하물며 AT&T의 사례처럼 신설이 아니고 기존 자회사의 주식을 현물배당하는 경우라면 어떨까? 이를 분할로 간주하고 적격성을 따져 과세이연 혜택을 주어야 할까? 세법 규정을 따진다면 아마도 과세이연 혜택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내법에 따르면 그것은 분할이 아니라 그저 현물배당이고 이에 대한 세법상 특례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LG화학이 LG엔솔을 모두 현물배당한다면?

 

예를 들어 LG화학이 이제라도 마음을 고쳐먹고 LG엔솔 주식을 모두 주주에게 현물배당한다고 하자. 말이 많던 기존의 물적분할이 인적분할과 유사하게 바뀌는 셈이고 상상만으로도 흐뭇하다. 그러나 이것을 또다시 적격분할로 볼 수 있는 세법 규정은 없다. 과세이연 혜택을 받으려면 처음부터 인적분할을 했어야 했고 지금 나누어주면 그냥 현물배당으로 취급해 과세할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신설된 자회사 주식의 분배에 의한 분할은 물론이고 기존 자회사 주식의 분배에 의한 분할에 대해서도 적격성을 따져 과세이연이 가능하다. 다만 일본은 미국과 달리 기존 자회사의 분배에 대해서는 모회사가 지분의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 주식을 분배하는 경우에만 과세이연될 수 있다. (따라서 LG화학이 보유중인 LG엔솔 주식 82%를 전부 현물배당하는 경우 일본 세법을 적용하더라도 과세이연은 불가능하다. 미국 세법에서는 지분율 80% 이상이면 다른 요건을 따져 과세이연이 가능할 수 있다.)

 

정리하면, 우리와 달리 일본 회사법에서는 스핀오프 방식에 의한 기업분할이 제도화되어 있고 관련된 세법 규정도 있으므로 AT&T 사례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보다는 적격분할로 보아서 과세이연 거래로 취급될 여지가 조금이라도 높다고 보았다. 이것이 AT&T 스핀오프에 대한 일본의 과세방식을 살펴보는 것이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한 이유이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WBD 주식 분배를 비적격분할로 보고 시가를 적용해 과세한다고 한다. (2011년에는 미국 주식의 스핀오프로 취득한 주식이 배당소득이 아니라 비과세라고 주장한 개인투자자가 패소한 판결이 일본 최고법원에서 확정되었다. 다만 이 사건은 기존 자회사의 스핀오프 과세이연 세제가 일본에 도입된 2017년 이전의 사건이다.)

 

비적격분할로 판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국의 세제가 구조개편 거래의 경우 "내국법인"에 한해 적격성을 따져 과세이연 혜택을 주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법인"의 구조개편에 대하여 국내투자자에게 주는 과세이연 혜택은 그 "외국법인"이 국내법인의 해외자회사인 경우 등으로 극히 제한되어 있다.

 

이러한 내국법인과 외국법인 간의 차등은 다른 나라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체로 유사한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각국의 입법례에 대한 더 많은 확인이 필요하다.

 

과세당국의 해석

 

AT&T의 스핀오프에 대한 과세당국의 해석은 의제배당(소법 §17①3)으로 보아 시가(시행령 §27①1라)로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물배당으로 보았다면 소득세법 제17조제1항제6호와 제24조제2항이 적용되었을 것인데 의제배당으로 회신한 것으로 보아 현물분배의 경제적 효과에 주목해서 비록 우리 상법상의 분할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회사분할 자체는 인정하고 세법을 적용한 듯하다.

 

그러나 분할로 보더라도 세법상 적격성 요건은 충족하지 못하므로 과세이연은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현물배당으로 보든 의제배당으로 보든 시가로 과세되는 점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이상의 논의는 현재의 세법에 기초한 논의이고, 외국법인의 분할에 대해서는 국내투자자에게 과세혜택을 주지 않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각국의 세제 현실이 이러하므로 유사한 거래에 대해 과세이연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상호간 상대국의 적격 구조조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조세협약을 개정하거나 세법이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활성화된 만큼 각국의 과세당국에서도 제도 정비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

 

 

[프로필] 오종문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 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운용본부장

• 전) 보다투자자문 대표 
•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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