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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화)


관세법‧외환법상 조직범죄와 공동정범의 이해

 

(조세금융신문=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지난 1월 인천세관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 정품시가 1,200억 원 상당의 위조 상품을 국내로 유통하고, 범죄수익 165억 원을 타인 명의의 계좌로 은닉·세탁한 총책 A씨를 관세법·상표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인천지검에 구속 송치하고, 관련자 3명은 공모 혐의로 불구속 송치하였다고 밝혔다.

 

또 서울세관도 지난 1월 국내외 가상자산을 이용해 지난 4년간 외국인 성형수술 비용, 수출대금, 유학자금 등 총 1,489억 원 상당을 중국 등 해외로부터 불법 영수 대행한 국제 환치기 조직(중국인 1명, 귀화 중국인 1명, 한국인 1명)을 적발하고, 외환법위반(무등록 외국환업무) 혐의로 송치하였다고 밝혔다.

 

 

조직범죄 vs. 범죄단체조직

 

이처럼 최근 세관 당국이 적발한 관세법 또는 외환법 위반사건에서 그 범죄 형태가 조직범죄의 양상을 띤다. 조직범죄(Organized Crime)란 일반적으로 특정 범죄 실행을 목적으로 다수인이 결합하여 체계적·계속적으로 활동하는 집단 범죄란 말한다.

 

이는 특정 범죄 실행의 목적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외견상 형법상 내란죄(제87조)와 소요죄(제115조) 등과 같이 여러 명(2인 이상)이 동일한 방향으로 공동작용 하는 집합범(集合犯)의 형태로 보이지만 조직범죄는 개념상 ‘조직적 구조(3인 이상)의 존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집합범과 구별된다.

 

‘조직적 구조(3인 이상)의 존재’는 또한 조직범죄가 형법상 특수절도(제331조), 특수강도(제334조), 특수도주(제146조) 등과 같이 2인 이상이 시간적·장소적 협동 관계(현장성)를 이루어 범죄를 저지르는 형태인 합동범(合同犯)과도 다르게 취급하는 요소(기준)가 된다.

 

우리 형법은 제114조(범죄단체 등의 조직)에서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범죄단체’란, 특정의 공동 목적을 가진 특정 여러 사람의 계속된 결합체로서 그 결합의 정도가 일종의 범죄단체로서의 단체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는 통솔체제를 갖춘 계속적인 결합체에 이른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조직하거나 이에 가담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조직범죄’ 또는 ‘범죄단체조직’과 유사한 용어를 우리나라가 가입한 “국제연합 초국가적 조직범죄 방지 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against Transnational Organized Crime)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협약 제2조는 ‘조직범죄단체’(Organized criminal group)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금전적 또는 그 밖의 물질적 이익을 얻기 위하여 하나 이상의 중대범죄 또는 이 협약에 따라 규정된 범죄를 범할 목적으로 유기적으로 행동하며 일정 기간 존속하는 3명 이상의 구조화된 집단”으로 그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중대범죄’(Serious crime)란 법정형이 장기 4년 이상의 자유형 또는 이보다 중한 형벌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를 구성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구조화된 집단”(Structured group)이란 즉각적인 범죄의 실행을 위하여 임의로 구성된 것이 아니며, 공식적으로 정의된 구성원의 역할, 구성원 자격의 계속성 또는 발달된 구조를 가질 필요가 없는 집단을 뜻한다.

 

개념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 형법 제114조(범죄단체 등의 조직)의 ‘범죄단체’의 규율 범위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적용 범위에서 차이가 있다. 즉, 협약상 적용 범위는 그 범죄가 성질상 초국가적이다.

 

최근 우리 경찰이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로맨스스캠·노쇼 및 금융감독원 사칭 등 피싱 사기 범죄를 벌인 조직 2개를 적발하고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들을 무더기 검거한 사건이 바로 협약상 ‘범죄단체조직’의 일반적 사례일 것이다.

 

또 지난 2월 이명구 관세청장이 프놈펜에서 쿤 념(Kun Nhem) 캄보디아 관세총국장과 ‘한-캄보디아 마약단속 상호협력 합의서’를 체결하고 초국가범죄 척결을 위한 국제공조 확대방안에 대해 논의했는데, 이 합의서상 주요 상호협력 대상인 국제마약밀수는 오늘날 협정상 조직범죄단체의 가장 대표적인 유형이다.

 

조직범죄와 범죄 조직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 개념이지만 동일한 개념이라 할 수 없다. 전자는 일반적인 공범(共犯)과 구별되는 범죄유형을 가리키는 것이고 후자는 개인과 구별되는 범행 주체로 어느 정도 공통적 기준을 갖는다. 이론상으로나 실무상으로도 이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조직범죄 vs. 공동정범

 

그러면 3인 이상의 다수인이 관여하는 범죄인 조직범죄가 2인 이상이 참여하는 공동정범과는 어떠한 기준으로 구별되는가?

 

자기의 범죄를 스스로 행하는 정범(正犯)은 단독정범·공동정범·간접정범을 포함하는 개념이고, 공범(共犯)은 교사범·방조범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공범의 행위는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지만, 정범의 행위를 야기시키거나 촉진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된다.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해 죄를 범하는 것으로써 공동 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 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한다.

 

여기서 공모(共謀)는 반드시 사전에 이루어질 필요는 없고, 사전 모의가 없었더라도 우연히 모인 장소에서 수인이 각자 상호 간의 행위를 인식하고 암묵적으로 의사의 투합, 연락하에 범행에 공동 가공하면 수인은 각자 공동정범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최근 외환사건의 판례를 본다. “가상자산사업자의 영업에 관하여 자신의 독자적인 권한이 없이 상급자의 지시에 의하여 단순히 노무제공을 한 직원이나 보조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상자산사업자의 영업활동에 지배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미신고 가상자산거래 영업으로 인한 구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관여자 역시 공동가공의 의사가 인정되는 한 구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의 공동정범으로서 죄책을 진다”(대법원 2025.9.4. 선고 2025도4431 판결)고 판시하고 있다.

 

우리 관세형벌법규나 외환형벌법규에서 독일 조세형벌법규(AO 제373조)상 “영업적 밀수, 폭력적 밀수, 그리고 폭력단에 의한 밀수”(Gewerbsmäßiger, gewaltsamer und bandenmäßiger Schmuggel)와 같은 조직범죄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다.

 

다만, 특정범죄가중법 제6조제9항은 “단체 또는 집단을 구성하거나 상습적으로 관세법 제269조부터 제271조까지 또는 제274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은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율하여 조직적 관세 범죄의 가중처벌을 지시하고 있다.

 

[프로필] 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 성균관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 서울시립대 일반대학원 법학과 석사과정/박사과정(행정법전공)

· 독일 Giessen대학교 경제형법연구소 객원연구원(2001.4∼2001.9)

· 관세청 FTA집행기획관실·조사감시국 관세행정관

· 서울본부세관 조사국 외환조사팀장

· 법무법인 화우 관세팀 파트너 관세사

· 관세사 자격시험 출제(34·38회)·채점(34·35·37·38회) 위원

· 국세공무원교육원 외환조사기법 및 사례연구 담당 외부교수

· 건국대(글로캠) 경제통상학과 겸임교수/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 (현) 한국관세법판례연구회 사무총장/(사)한국FTA원산지연구회 사무총장

· (현) 법무법인 『린』 관세통상팀장

 

[주요저서]

·FTA원산지이야기(2022)

·관세행정법 with 관세형사법(2023)

·외국환거래법 with 외환형사법(2024)

·관세평가의 법리와 판례연구(2024)

·국제통상법(공저,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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