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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교수의 관세 이야기] 독일의 관세범죄에 대한 법리 해설(5)

 

(조세금융신문=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독일 조세형벌법규는 (다른) 조세(관세)범죄를 비호(庇護)하는 행위(Begünstigung)도 조세(관세)범으로 취급하고 있다.

 

비호행위를 조세(관세)범으로 취급하는 규정의 연혁은 “조세(관세)포탈의 범행자(정범) 또는 그 범행참가자(종범)에 의해 얻어진 (세금)혜택은 조세(관세)위반행위다”란 법문을 보충적으로 규정한 종전 독일 조세기본법(RAO 1919)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규정에 따라 자신의 이득을 위해 조세(관세)포탈을 비호한 자 또한 조세(관세)포탈죄가 적용되었다.

 

비호행위가 선행(先行)된 조세(관세)포탈행위의 불법성에 연결된다는 점은 독일 형법상 접속범인 비호범죄에 대한 형벌이 선행된 다른 범죄행위에 처해지는 형벌보다 무겁지 않아야 한다는 법리에 비유하는 방식으로 오늘날 명백히 입증된다.

 

여기서 ‘접속범’이란 시간적·장소적으로 서로 극히 근접한 조건하에서 수개의 동종 행위가 동일한 법익을 침해한 경우 형벌법규상 포괄일죄로 평가되는 범죄를 말한다.

 

다음의 관세법 판례(대법원 1984.06.26. 선고 84도782 판결)가 접속범의 예를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1일에 이루어진 수회의 반출행위 만큼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아래 이루어진 것으로서 포괄하여 1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한날에 이루어진 수회의 범행까지도 각 반출행위별로 쪼개어 실체적 경합범이라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선행된 조세(관세)포탈행위에 의해 합법적으로 침해된 상황(세금혜택)에 대한 회복의 (국가적) 법익은 보호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비호범죄의 보호법익이 된다.

 

독일의 학설에 따르면, 선행된 조세(관세)포탈행위의 불법성과의 연결에서 비호행위의 전제조건은 선행된 다른 조세(관세)범죄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 조세(관세)범죄의 객관적 구성요건 뿐만아니라 주관적 구성요건의 해당성이 반드시 필요하고, 위법성을 조각하는 정당화 사유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그 조세(관세)범죄의 행위자가 유책(비난 가능)할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선행된 다른 범죄행위가 공소시효 소멸의 예와 같이 형사법적으로 소추가 가능한지 여부도 상관없다. 하지만 조세(관세)질서위반행위는 비호범죄의 선행된 (다른) 범죄행위로 간주되지 않는다.

 

비호범죄를 비호하는 이른바 종속비호행위(Kettenbegünstigung)는 최초의 비호범죄가 존재하는 경우에만 조세(관세)범죄가 될 수 있다.

 

선행된 다른 범죄행위로서 조세(관세)포탈행위의 교사범과 방조범도 고려되지만, 이 경우에는 조세(관세)범죄의 이득인 (세금)혜택이 이미 발생되었다고 할 수 없다.

 

비호행위가 성립되려면 그 범행시점에서 선행된 다른 조세(관세)범죄에서 기인한 직접적 이득인 (세금)혜택이 반드시 발생되어야 한다.

 

조세(관세)범죄의 이득은 재정적 이득으로서 세금축소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조세(관세)법규에 반하여 세금이 전혀 확정되지 않았거나 너무 낮게 확정되어 있는 경우, 이러한 “세금축소”는 범행자에게 조세(관세)포탈의 이득이 된다.

 

이득의 직접성은 비호행위를 행한 시점에서 얻어진 세금축소가 가치적으로 선행 범행자의 행위에서 기인한다면 인정된다.

 

부정한 세금거래나 이른바 ‘검은돈’으로 인한 소득의 경우에서 이전 조세(관세)포탈에 기인한 이득은 수취된 돈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가령, B씨에 대해 세무조사관이 부정한 세금거래로 거액의 돈을 적발했다. B씨는 세금조사관으로부터 그 돈을 낚아채 창밖으로 뛰어내려서 “도망쳐라”는 말과 함께 동생 A씨에게 돈을 건넸다.

 

B는 처음에는 자신의 행동을 부인했고 나중에는 일부만 공개하여 총금액에 대해 세무조사관을 속이려고 했다. A는 형을 위해 돈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이 모든 일을 했다.

 

독일 연방법원(BGH)은 돈 자체가 조세위반으로 인한 세금혜택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세금부정거래로 발생한 소득은 납세의무에서 비로소 근거되기 때문에 조세범죄를 통해 단순하게 취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소득이 은폐되고 세금이 너무 낮게 확정된 경우에만 비호범죄에 따른 이득이 발생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관세포탈과 소비세포탈의 경우에도 포탈의 대상과 그로 인해 얻는 이득을 구별해야 한다. 관세포탈 또는 소비세포탈의 이득은 관세 부과대상 물품이나 소비세 부과대상 제품 그 자체가 아니다.

 

범행의 이득은 이러한 물품 및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 및 소비세를 축소할 수 있다는 점이며, 더욱이 관세부과 대상물품 및 소비세부과 대상제품이 해당 상품에 대한 세금에 대한 보장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선행된 다른 범죄가 금령위반행위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득은 금지명령을 위반하여 반입, 반출 또는 통과된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처분 권한이다.

 

소유자로서 마음대로 물건을 처분할 수 있는 가능성은 해당 금지법령에 의해 방지되도록 의도되었다. 예를 들어, 금지명령을 위반하면 밀수품을 국내에서 이익을 내고 판매할 수 있다는 이점이 생긴다.

 

[프로필] 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 졸업 

•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석사 및 박사과정) 졸업, 법학박사

• 독일 Giessen대학교 경제형법연구소 객원연구원(2001.4.∼2001.9.)

• 관세청 FTA집행기획관실·조사감시국 관세행정관

• 법무법인 화우 조세그룹(관세팀) 관세·외환·FTA원산지조사 전문 

• 한남대학교 무역학과 관세법 및 HS·관세품목분류 담당 외래교수

• 관세사 국가자격시험 출제(제34·38회)·채점(제34·35·37·38회) 위원

• 국세공무원교육원 외환조사기법 및 사례연구 담당 외부교수

• 세무TV 『세무컨설팅최고전문가과정』 전임교수

• (현) 『(사)한국 FTA Rules of Origin 연구회』 사무총장

• (현) 『한국 관세법판례연구회』 사무총장

• (현) 건국대학교(글로컬캠퍼스) 경제통상학과 겸임교수

• (현) 덕성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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