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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교수의 관세 이야기] 독일의 관세범죄에 대한 법리 해설(7)

 

(조세금융신문=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독일 조세형벌법규에 따르면 ▲조세에 관한 중대한 사실에 대하여 재무관청 기타 관청에 부당한 또는 불충분한 신고를 한 자 ▲의무에 반하여 조세에 관한 중대한 사실에 대하여 세무관서가 알지 못하게 한 자

 

▲의무에 반하여 납세증지 또는 납세증인의 사용을 하지 않은 자, 그리고 그로 인하여 조세를 경감시키거나 또는 스스로 부당한 조세이득을 얻는 자, 또는 제3자에게 부당한 조세이득을 얻게한 자에 대해 조세(관세)포탈죄가 적용되어 5년 이하의 자유형 내지는 벌금형에 처해진다.

 

우리 관세법도 ▲세액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과세가격 또는 관세율 등을 거짓으로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아니하고 수입한 자(구매대행업자를 포함함)

 

▲세액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거짓으로 서류를 갖추어 관세법상 특정물품에 적용되는 품목분류에 대한 사전심사·재심사를 신청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한 관세액의 5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독일과 우리의 관세포탈죄 구성요건으로 기술된 법문을 비교해보면, 독일 조세형벌법규는 ‘불충분한 신고’ 또는 ‘조세를 경감’이나 ‘부당한 조세이득’이란 문언을 사용하여 결과반가치(법익침해)를 중시하는 것으로 보여지고, 우리 관세법은 ‘세액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거짓으로’란 문언을 사용하여 행위반가치(의무위반)를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독일 조세형벌법규는 ▲현저한 사리사욕에 의해서 대규모로 조세를 경감시키거나 부당한 조세이득을 얻은 경우 ▲(자신의) 공무원으로서의 권한 또는 지위를 남용한 경우

 

▲(자신의) 권한 또는 지위를 남용한 자의 조력을 이용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된 영수증을 사용하여 계속적으로 조세를 경감시키거나 부당한 조세이득을 얻은 경우

 

▲조세(관세)포탈범죄를 계속 실행하는 범죄단체의 구성원으로서, 판매세 또는 소비세를 경감하거나 부당하게 거래세 또는 소비세 이득을 얻는 경우

 

▲자신이 단독으로 또는 외국세법(Aussensteuergesetz)상 동업자와 함께 직접 또는 간접으로 지배 또는 결정하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제3국 회사를 이용하여 조세상 중대한 사실을 은폐하고,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해서 조세를 축소하거나 부당한 조세이득을 얻는 경우를 특히 중한 경우로 취급하여 6월 이상 10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이에 반하여 우리 관세법에는 관세포탈죄의 가중처벌 규정이 없고 대신 특정범죄가중법에서 포탈한 세액이 2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포탈한 세액이 5천만 원 이상 2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각각 가중처벌하고 있다.

 

관세포탈죄의 가중처벌에서 독일 조세형벌법규는 포탈행위의 중대성에 따라 그 죄책을 무겁게 취급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특정범죄가중법은 포탈한 세액의 금액을 기준으로 무겁게 처벌하도록 규율하고 있다.

 

이러한 관세형벌정책의 차별성은 독일 조세형벌법규가 조세(관세)범죄의 법익침해성 및 비난가능성에 비추어 일반형사범과 동일시하는 책임주의 법리를 중시하는데 반해 우리 관세형벌법규는 관세범죄를 처벌하는 것이 오직 재정상 손실을 보전하려는 재정정책적 차원에서 관세범죄의 본질을 파악하는 국고주의 법리를 중시하는 입장의 소산으로 보인다.

 

우리 관세형벌정책에서 국고주의사상을 중시하는 입장은 관세포탈죄의 법정형에서 벌금형을 포탈한 관세액의 5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하거나 관세포탈죄의 가중처벌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특정범죄가중법은 포탈한 세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하도록 규율하고 있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그런데 독일 조세형벌법규나 우리 관세형벌법규 모두 관세포탈죄의 미수범에 대해 공히 처벌규정이 명문화되어 있지만, 우리 관세형벌법규가 그 정을 알고 본죄에 따른 행위를 교사하거나 방조한 자와 본죄를 범할 목적으로 그 예비를 한 자에 대한 처벌을 명시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반면에 독일 조세형벌법규는 그러한 명시적 규정이 없다.

 

아울러 독일 조세형벌법규에는 우리 관세형벌법규가 규율하고 있는 양벌규정이 없어 형법상 책임주의 원리를 보다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조세(관세)포탈죄에 대한 형벌체계에서 독일 조세형벌법규가 우리 관세형벌법규와 극명한 차이점은 독일 조세형벌법규가 조세(관세)포탈죄를 적용하는 경우에 만일 “부당한 또는 불충분한 신고를 한 자가 세무서에 이를 정정하거나 보완하거나 불이행 신고를 추완한 경우”에는 그 점에 관해서 형이 면제한다는 규정이다.

 

즉, 관세(수사)당국이 탈세를 발견하기 전에 조세(관세)포탈에 대한 자진신고자는 형벌이 면제된다. 다만, 해당 자진신고는 공소시효가 소멸되어 있지 않으면서 적어도 지난 10년 동안의 모든 세금에 관한 조세범죄에 대한 신고이어야 한다.

 

그리고 조세경감이 이미 발생되었거나 조세이득을 얻었다면, 그 행위에 관여한 자에 대해서는, 행위자가 그 자신을 위하여 포탈한 세금을 정해진 적절한 기간 안에 납부한 경우에 한해서 형이 면제된다.

 

여기서 독일 조세형벌법규는 특정한 경우 조세(관세)포탈에 대한 자진신고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자세히 소개할 것이다.

 

[프로필] 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 졸업 

•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석사 및 박사과정) 졸업, 법학박사

• 독일 Giessen대학교 경제형법연구소 객원연구원(2001.4.∼2001.9.)

• 관세청 FTA집행기획관실·조사감시국 관세행정관

• 법무법인 화우 조세그룹(관세팀) 관세·외환·FTA원산지조사 전문 

• 한남대학교 무역학과 관세법 및 HS·관세품목분류 담당 외래교수

• 관세사 국가자격시험 출제(제34·38회)·채점(제34·35·37·38회) 위원

• 국세공무원교육원 외환조사기법 및 사례연구 담당 외부교수

• 세무TV 『세무컨설팅최고전문가과정』 전임교수

• (현) 『(사)한국 FTA Rules of Origin 연구회』 사무총장

• (현) 『한국 관세법판례연구회』 사무총장

• (현) 건국대학교(글로컬캠퍼스) 경제통상학과 겸임교수

• (현) 덕성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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