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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교수의 관세 이야기] 관세법상 밀수입죄의 구성요건적 실행행위

 

(조세금융신문=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관세청은 지난 8월 9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해 미배송된 통관 물품을 국내에서 재판매하는 경우 관련자들을 관세법위반 혐의로 조사하여 강력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관세청은 해외직구를 통해 자가소비 목적으로 세금이나 수입 허가 사항 등을 면제받고 국내에 반입한 물품을 상용 판매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강조했다.

 

관세청이 ‘티메프 사태’로 인해 미배송된 통관 물품을 국내에서 재판매하는 경우 관련자들을 관세법위반 혐의로 처벌하려면 그 재판매행위가 관세법상 밀수입죄의 구성요건적 실행행위에 포섭되어야 한다.

 

관세법상 밀수입죄의 구성요건적 실행행위는 적법한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국물품을 국내로 반입행위이다. 적법한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는 수단이나 방법은 고전적 행위태양과 진화된 행위태양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고전적 행위태양에는 외국물품의 무단 관세국경유월 또는 외국물품의 무단 반입통로이탈과 보세구역이나 자유무역지역으로부터 외국물품의 무단반출이 있다.

 

진화된 행위태양은 수입에 관한 관세행정절차의 적법한 이행으로 가장하여 ‘해당 수입물품(실제로 반입한 물품)과 다른 물품’으로 신고하는 행위를 말한다.

 

‘해당 수입물품과 다른 물품’으로 신고하는 범행수법에는 품명위장 및 명의도용 수법, 신고물품에 혼적하거나 은닉하는 수법, 신고수량을 축소하는 행위 등이 있는데, 최근 세관당국에 검거된 사건에서 이러한 수법의 실례를 살펴본다.

 

범행자는 송품장 등 상업서류를 위조하고 수입화물 반입예정 보세창고에 거짓으로 수입신고할 대체품(Pants)까지 준비하여 세관검사에 대비하면서, 실제 보세구역에 반입하는 물품은 위조명품 및 비아그라 등으로 확인되었다.

 

범행자는 세관에 수입신고한 전동킥보드와는 별도로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전동킥보드용 배터리를 은밀하게 혼적(속칭 커튼치기)하여 밀반입하였다.

 

범행자는 명품 구매대행 사이트를 개설한 후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SNS를 이용해 사전주문을 받고 가족, 지인, 직원 등과 함께 유럽 현지에서 가서 사전주문을 받은 명품을 구매한 후, 명품 케이스는 특송화물로 반입하고, 입국 시 반입한 명품의 일부만 세관에 자진신고하고 나머지는 여행자휴대품을 가장하여 밀반입하였다.

 

범행자는 자신의 업체 직원 및 관계사 직원 50여명에게 세관으로부터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발급받도록 지시·수집하고 이들 명의로 해외지사 직원을 통해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셋톱박스(Set-top Box)를 주문했다.

 

이어 국제특송을 이용해 반입하면서 상업서류에 물품명을 컴퓨터 부품(Computer Parts) 등으로 기재하고, 상용물품임에도 개인이 자가사용하는 물품인 것처럼 위장해 밀반입하였다.

 

판례(대법원 2011.11.10. 선고 2009도12443 판결)는 ‘해당 수입물품과 다른 물품’이란 수입신고한 물품 또는 그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물품을 제외한 모든 물품을 의미하는데, 동일성이 인정되는 물품은 동종의 물품으로서 수입신고수리의 요건이 동일한 물품을 말하고, 동종의 물품이라고 하더라도 수입신고수리의 요건이 다르면 동일한 물품이라고 할 수 없다는 수입물품의 동일성 인정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관세법상 수입신고서에 신고한 물품과 실제로 수입한 물품의 관세율이나 과세표준이 달라 양자의 관세액에 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수입신고수리의 요건이 달라져 양자를 동일성이 인정되는 물품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동 판례의 입장이다.

 

또한, 동 판례는 사전세액심사 대상물품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입신고수리 이전에 반드시 세액심사를 거쳐야 하고 세액심사 이전에 물품을 반출하기 위해서는 담보를 제공하고 세관장의 승인을 얻어야 하므로, 사전세액심사 대상물품으로 지정된 물품과 그렇지 않은 물품은 수입신고수리의 요건이 달라 양자를 동일성이 인정되는 물품이라고 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판례(대법원 2008.6.26. 선고 2008도2269 판결)는 상용물품을 수입하는 경우에는 여행자휴대품신고서를 제출하는 방법의 간이수입신고를 통하여 면세통관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설령 상용물품이 여행자휴대품신고서를 제출하는 방법의 간이수입신고를 통하여 면세통관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법하게 통관된 것으로 볼 수 없어 그 수입행위는 관세법상 밀수입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나아가, 동 판례는 관세법상 간이통관절차의 대상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 상용물품을 수입하는 경우에, 법정 일반수입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부정한 방법을 이용하여 간이통관절차를 거쳐 통관하였다면, 이러한 수입행위는 적법한 수입신고 절차 없이 통관한 경우에 해당하여 관세법상 밀수입죄를 구성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관세법은 우리나라로 반입하거나 보세구역에서 국내로 반입하는 외국물품이 휴대품·탁송품·별송품, 우편물, 관세면제 물품 등에 해당되면 정식통관절차가 아닌 간이통관절차(가령, 통관목록의 제출)로 수입신고를 허용하고 있다. 이것은 이러한 물품의 성격이 상용물품이 아니라 주로 자가소비용물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물품이 정식통관절차의 신고대상인 상용물품이나 수입구비조건에 대한 세관장확인대상 물품으로 반입되었음에도 정식통관절차가 아닌 간이통관절차로 수입신고를 이행하였다면 관세법상 적법한 통관으로 인정될 수 없다. 바꾸어 말하면 동종의 물품이라도 관세법령상 그 물품에 대한 수입신고수리의 요건이 다르다면 밀수입죄의 행위객체로 인정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티메프 사태’로 인해 미배송된 수입통관 물품이 간이통관절차로(자가소비용물품으로) 수입신고된 물품임에도 그 물품을 재판매한다면 그 물품은 적법하게(상용물품으로) 수입통관된 물품이 아니므로 관세법상 밀수입죄의 구성요건적 실행행위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프로필] 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 졸업 

•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석사 및 박사과정) 졸업, 법학박사

• 독일 Giessen대학교 경제형법연구소 객원연구원(2001.4.∼2001.9.)

• 관세청 FTA집행기획관실·조사감시국 관세행정관

• 법무법인 화우 조세그룹(관세팀) 관세·외환·FTA원산지조사 전문 

• 한남대학교 무역학과 관세법 및 HS·관세품목분류 담당 외래교수

• 관세사 국가자격시험 출제(제34·38회)·채점(제34·35·37·38회) 위원

• 국세공무원교육원 외환조사기법 및 사례연구 담당 외부교수

• 세무TV 『세무컨설팅최고전문가과정』 전임교수

• (현) 『(사)한국 FTA Rules of Origin 연구회』 사무총장

• (현) 『한국 관세법판례연구회』 사무총장

• (현) 건국대학교(글로컬캠퍼스) 경제통상학과 겸임교수

• (현) 덕성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주요 연구논문 및 저서>

• FTA 원산지 이야기 (도서출판 두남, 2022) 
• 관세행정법 with 관세형사법 (도서출판 두남, 2023)
• 외국환거래법 with 외환형사법 (주식회사 부크크, 2024)
• 관세평가의 법리와 판례연구 (도서출판 두남, 2024)
• 무역관계법규 (도서출판 두남,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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