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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교수의 관세 이야기] 독일의 관세 범죄에 대한 법리 해설(14)

 

(조세금융신문=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독일 조세 기본법(AO) 제370조 제1항 제1호에서 정범(正犯)과 공범(共犯)의 구분은 독일 형법총칙에 근거한다. 이러한 구분은 간접정범과 교사범(敎唆犯), 그리고 공범과 방조범(幇助犯)의 관계에서 특히 중요하다.

 

정범성(正犯性)의 인정과 관련해 ‘범행의 의지’(Täterwille), 즉 범의(犯意)가 결정적 기준인지 아닌지를 살펴본다.

 

독일 형법 제25조 이하 법문은 누가 정범이고 누가 공범으로 간주되어야 하는지를 이론적으로 규정하려는 시도에 대해 구속력 있는 한계를 설정한다.

 

독일 형법 제25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범행을 직접 실행한 사람은 누구나 정범으로 간주되므로, 어떤 사람이 범행을 직접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범의(犯意)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정범성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반대로, 단순한 범의(犯意)만으로는 어떤 사람의 정범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즉, 그 사람이 범행―예컨대 AO 제370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허위 또는 불충분한 신고를 하는 행위’―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 단지 범의만으로는 정범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독일 학설에서 순전히 주관적인 정범(범행자) 이론은 법적으로 근거를 상실했다는 점에 대해 의견이 일치한다.

 

그 입장은 더 이상 판례법에서도 지지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정범과 공범을 구별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기준은 더 이상 단순히 누군가가 범행을 자신의 행위로 의도하는지, 아니면 타인의 행위로 의도하는지만은 아니다.

 

따라서 오늘날 누군가가 고의 행위로 피해자를 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범의(犯意)가 없다는 이유로 정범(범행자)이 아니라고 보는 견해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독일의 밀수 행위 사례를 본다.
A는 Z에게 매주 국경을 넘을 때 자신이 준 밀수품이 들어 있는 작은 꾸러미를 가져가도록 시켰다. Z는 그 꾸러미의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친구 A를 돕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

 

A에게는 범행의 의지가 있으므로 정범이라고 하고, 반대로 Z에게는 범의가 없으므로 단순 방조자라고 보는 견해는 오늘날에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이것은 단순히 ‘범행의 의지’(Täterwille) 유무만으로 정범과 공범을 가르는 이론이 현대 형법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문제는 오직 누가 물품을 신고할 의무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AO 제370조 제1항 제2호).

 

즉, 조세(관세) 포탈죄 논의에서, 정범이 누구인지를 판별할 때 “물품을 신고할 법적 의무를 진 사람이 누구인가”만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물품을 실제로 국경(관세선)을 넘어 운반하는 자는, 어쨌든 그것을 수입하거나 반입하는 자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형식적인 소유자나 지시자가 아니라 직접 물품을 운반하는 자가 법적으로 수입·반입행위를 한 것으로 본다는 취지이다.

 

Z가 꾸러미의 내용을 모르고 선의로 행동한 경우, 이는 수입 또는 반입과 관련하여 간접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도대체 무엇이 ‘범행의 의지’(Täterwille)를 구성하는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왜냐하면 일정한 의미에서 (고의로 행동하는) 교사자나 방조자 역시 범행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그가 왜 범행에 가담하는지가 설명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범적 이익’(täterschaftliche Interesse)이 ‘종범적 이익’(Teilnehmerinteresse)과 어떻게 구분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어쨌든 범행의 의지를 오로지 또는 주로 범행 결과에 대한 개인적 이익에만 근거 지으려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AO 제370조 제1항은 이러한 자기 이익을 범죄 성립의 결정적인 불법의 전제 요건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타인을 위해 정당하지 않은 조세 이득을 얻고자 하여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자기 자신의 재정적 이익이 아닌 방식으로 행동하는 자 역시 처벌되기 때문이다.

 

“자기이익이라는 관점만으로는 범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에 귀속될 수 있는 하나의 동기에 불과하며, 범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에서 요구되는 공동서명자( Mitunterzeichner)의 작위 또는 부작위가 입증되어야 한다.”(BGH v. 5.9.2017 - 1 StR 198/17; BGH v. 29.9.2015 - 3 StR 336/15)

 

이것은 형법적 맥락에서 ‘자기이익’(Eigeninteresse)을 단독 기준으로 삼을 수 없고, 그것은 단지 범죄의 주관적 구성요소에 해당하는 동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독일 판례의 견해도 (적어도) 학설의 다수설에 가까워졌으며, 범행의 지배 여부가 결정적이라는 점에 동의하게 되었다.

 

[프로필] 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 성균관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 서울시립대 일반대학원 법학과 석사과정/박사과정(행정법전공)

· 독일 Giessen대학교 경제형법연구소 객원연구원(2001.4∼2001.9)

· 관세청 FTA집행기획관실·조사감시국 관세행정관

· 서울본부세관 조사국 외환조사팀장

· 법무법인 화우 관세팀 파트너 관세사

· 관세사 자격시험 출제(34·38회)·채점(34·35·37·38회) 위원

· 국세공무원교육원 외환조사기법 및 사례연구 담당 외부교수

· 건국대(글로캠) 경제통상학과 겸임교수/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 (현) 한국관세법판례연구회 사무총장/(사)한국FTA원산지연구회 사무총장

· (현) 법무법인 『린』 관세통상팀장

 

[주요저서]

·FTA원산지이야기(2022)

·관세행정법 with 관세형사법(2023)

·외국환거래법 with 외환형사법(2024)

·관세평가의 법리와 판례연구(2024)

·국제통상법(공저,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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