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민주 변호사) 2018년 1월 1일부로 쉐도우보팅(Shadow voting)이 폐지되었다. 어쩌면 2018년 바뀌는 자본시장 법령 중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데, 그림자 투표라고도 불리는 이 제도는 주주총회 출석 주주가 부족하더라도 찬반 의결권 행사 비율을 그대로 유지한 채 출석 주식 수를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 상법상 보통결의 성립을 위해서는 찬반 투표에서 과반이 넘어야 함은 물론 찬성표가 전체 주식의 1/4 이상이 되어야 한다. 후자의 요건을 만족시키려면 최소한 25%의 주주가 주주총회장에 출석해야 하는데, 대주주 지분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면 주주총회가 매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상장회사의 경우 이 요건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그림자투표로, 쉽게 말하면 예탁결제원이 찬반 비율을 유지한 채 의결권을 행사하여 출석 주식수를 높여 주는 것이다. 주식의 본래적 의미는 회사의 일부를 소유한 것인데, 생각해 보면 주식 투자자들은 시세차익과 배당에만 관심이 있을뿐 회사의 주인 대접을 받아본 경험은 드물 것이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적다. 물론 소유 지분이 미비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림자 투표도 이러한 무관심의 커다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2016년 조세법 중요 판례 중에 포인트 할인과 부가가치세법상 에누리액에 관한 것이 있다(대법원 2016.8.26. 선고 2015두58959 전원합의체 판결). 거래할 때마다 적립한 포인트(마일리지)로 할인해 결제할 경우, 그 할인액이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에누리액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를 긍정하였는데, 곧바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이 개정되어 보다 자세한 지침을 제시하였다. 한 사업자의 다른 사업장, 할인받을 수 있을까? 모든 마일리지 할인이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라, 마일리지를 적립한 사업자와 사용한 사업자가 같은 경우로 한정한 것이다. ‘같은 사업자’임은 어떻게 판단할까? 예를 들어 A 커피 전문점의 강남 점포에서 적립한 마일리지를 홍대 점포에서 사용한다면 같은 사업자에 해당할지에 대한 질문이다. 한 사업자가 여러 사업장을 둘 수 있음에도 법문에 ‘사업장’이 아닌 ‘사업자’라고 되어 있으므로 설사 다른 사업장이라도 동일한 본점을 둔 단일 법인격이라면 같은 사업자로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홍대 점포에서 할인받은 마일리지는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 된다. 직영점과 가맹점 동시에 존재하는
최순실 사태로 1년 반 전의 삼성물산 합병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참고로 필자는 엘리엇을 대리하여 일부 업무에 관여하였는데, 그 당시 절대 다수의 언론과 평론가들은 삼성물산을 외국 기업 사냥꾼인 엘리엇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투표권 행사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자 삼성을 비난하는 여론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 당시 합병의 최대 이슈는 합병비율이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주들이 신 삼성물산에서 어떤 비율로 주식을 배분받는지의 문제로, 한쪽이 유리하면 한쪽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제로섬(Zero Sum) 게임과 유사하다. 공정한 합병이라면 각 회사의 가치를 잘 공정히 반영하여 합병비율을 정했어야 하는데, 과연 그랬는지가 쟁점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복잡한 의견들이 많지만 의외로 삼성물산 반대편인 제일모직 주주총회에서는 만장일치로 합병을 찬성했다는 사실은 간과되고 있다. 비유하자면 물건을 살 때 매수인이 어떤 가격을 제시했더니 매도인이 쌍수를 들고 환영한 상황인데, 일반적으로는 그 가격이 매도인에게 유리한 높은 가격이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왔을 것이다. 삼성물산 측에서는 상대방인 제일모직 주주들이 합병비율
회사의 대주주가 주식매도방식으로 M&A를 할 경우, 매수인은 시세에 의한 주식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해서 지불하는 것이 관례이다. 그런데 이 경영권 프리미엄의 가격이 만만치 않고, 매수인들은 ‘이럴 바에는 장내에서 주식을 매집해서 대주주가 되는 게 더 저렴하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바로 이것이 적대적 M&A로, 단순하게만 생각하면 장내에서의 매수가격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장외매수가격보다 낮다면 우호적 M&A 보다 적대적 M&A가 경제적이다. 하지만 실제 적대적 M&A를 시작하면 추가로 고려해야 할 점들이 많은데, 여기서는 그 중 대표적인 사항들만 언급하려고 한다. 첫째, 생각보다 지분이 많이 필요하다. 적대적 M&A는 이사진을 장악하는 작업이고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보통결의로 선출하므로, 이론적으로는 상대방보다 1주만 많아도 이사 선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주주총회는 본인의 지분으로만 승부하는게 아니라 다른 주주들의 위임장을 받아 지분을 보강할 수 있다. 결국 위임장 확보가 상당히 중요해 지는데, 대부분의 주주들은 방어자인 회사의 현 경영진에게 우호적인 입장임을 명심하자. 특히 높은 지분을 가
(조세금융신문=방민주 변호사) 흔히 주식이라고 하면 투자수단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주식의 가장 기본적인 정의는 ‘회사의 주인으로서의 권리’이다. 회사 중요 결정사항에 대한 의결권, 이사를 포함한 임원진들의 선임·해임권한, 배당을 받을 권리 등이 결집된 권리이고, 그렇기 때문에 주식에 가치가 부여된다. 거꾸로 말하면, 아무리 주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런 권한들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없다면 그 가치는 크게 반감될 수밖에 없다. 대다수 회사의 경영진들은 대주주의 영향력 하에 있고,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 소액주주 보다는 대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두드러지는데, 외국의 논의에서는 회사의 주된 갈등구조를 경영진과 주주간의 갈등이라고 소개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대주주와 소액주주 사이의 갈등에 대한 논의가 많다.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상장회사 대주주들의 지분은 보통 20~30% 수준에 그치므로, 이론적으로는 여러 소액주주들이 합심한다면 대주주와의 지분 경쟁에서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우선, 소액주주들 대부분은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