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 / 심선애 총천연색 빛깔로 옷을 지어 입고 깊게 잠든 산야가 새벽이슬에 뒤척이면 머리에 화관을 쓴 왕골 논에 전등불이 환했다 아침 햇살이 왕골 위로 나붓이 앉으면 겉피를 벗기고 볕에 말려 돗자리를 만들면 매끈한 감촉에 기쁨이 찾아들었다 일손을 돕던 아이들은 수수께끼 끝말잇기로 지루함을 달래고 쉼 없이 고갯짓하는 낡은 선풍기와 먼지 낀 카세트에서 흐르는 음표는 왕골 위에서 줄넘기를 했다 밥 익는 냄새가 덜그럭거리고 너나들이 이웃의 정성으로 담아낸 점심은 고량진미와 견줄 수 없이 맛깔났다 여름이 다가오면 아버지의 흙 묻은 바지 위에 내리는 햇살 고샅길 가득 왕골을 말리던 기억이 무성한 풀 향에 실려 아슴아슴 피어난다 [시인] 심선애 광주광역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농촌은 사계절 내내 바쁜 삶이지만, 그래도 파종을 앞둔 봄이 되면 더욱 분주하고 시기에 맞게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어야 하기에 정말 중요하다. 필자의 어릴 적에는 서로 품앗이하면서 시끌벅적 어우렁더우렁 함께 일하면서 잔치를 벌였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을 보기가 드물다. 손으로 심던 모는 대부분 기계로 심고 많은
(조세금융신문=마현수 와인소믈리에) 안녕하세요, 와인과 미식을 사랑하는 구독자 여러분! 이번에는 특별한 와인 여행의 일환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빛나는 보석과 같은 레스토랑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예술과도 같은 채소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곳,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아르페쥬(Arpège)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저에게 잊지 못할 깊은 감동과 꿈을 꾸게 해주었고, 그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부터 아르페쥬의 매력 속으로 함께 빠져보시죠. 셰프 알랭 파사르(Alain Passard) 셰프 알랭 파사르는 ‘채소 요리의 마술사’로 불립니다. 어린 시절부터 요리에 대한 열정을 키우며 14살에 요리사로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당시 가장 유명한 셰프인 Gaston Boyer와 Alain Senderens 밑에서 경험을 쌓게 됩니다. 이후 1896년 자신의 멘토 알랭 상트랑(Alain Sanderens)이 운영하던 레스토랑을 인수해 프랑스 파리 7구에 문을 열었습니다. 파리의 청담동으로 불리는 7구는 예로부터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식의 중심지로 유명했으며 에펠탑과, 오르세 미술관이 위치하고 있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첫해에 미슐랭 별 1스타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내게는 성(姓)이 다른 형이 두 명 있다. 어림잡아 올해 칠순이 넘었을 첫째 형이란 사람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내가 태어나기도 전 이미 서울로 입양 보내졌다고 하니 얼굴 한번 본 적이 없다. 네 살 터울 또 다른 형은 면 소재지가 있는 남원시 인월이라는 곳에서 본인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태어나 천덕꾸러기 신세로 유년기를 보내야 했다. 외갓집이 인월에서 멀지 않은 산내면 백일리란 곳이다 보니 외갓집을 갈 때마다 인월을 지나야 했는데, 이곳을 지날 때마다 나는 네 살 터울 성(姓)이 다른 형이 저절로 떠올랐고,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형을 생각하면 늘 그의 삶을 안타까워하며 마음 아파했다. 술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전국의 유명한 국밥집을 찾아다니는 것이 하나의 취미가 되었다. 언젠가부터는 여행 다닐 때면 필수 코스처럼 국밥집을 일정에 넣고 있다. 인월 전통시장 안에 있는 시장 국밥집도 몇몇 해전 지리산 부근 여행을 계획하며 국밥집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여느 장터 국밥집처럼 순댓국이 기본 메뉴지만, 이 집만의 흑돼지 국밥이라는 시그니쳐 메뉴가 따로 있었다. 돼지국밥 하면 뽀얀 국물의 경상도식 돼지국밥을 떠올리게 된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에세이 ‘축구의 시대’를 통해 그간 우리 대표팀 경기와 관련해 소회를 밝혔다. 정몽규 회장은 ‘축구의 시대’를 통해 가장 먼저 올해 초 열렸던 카타르 아시안컵 경기 당시 느꼈던 감정을 전했다. ‘축구의 시대’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올해 1월 10일 카타르 현지에 도착하면서 선수들과 지원스태프를 포함한 57명의 대규모 선수단 앞에서 “50명이 넘는 혈기왕성한 젊은 남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감정의 기복도 있고 예민한 일도 발생한다”며 “짜증도 나고 마음에 안 드는 일도 있겠지만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면서 응원해야만 좋을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옆의 선수가 나의 모자라는 것, 나의 실수를 막아줄 수 있다는 신뢰가 필요하다”며 “선수뿐만 아니라 스태프, 장비담당, 전력분석관, 운동치료사, 요리사 등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고 각자의 기분이나 느낌을 그대로 표출하지 않고 절제되고 성숙한 태도를 보여야만 원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우리 대표팀이 무기력한 경기 끝에 2-0으로 패배하고 준결승전 전날 대표팀 내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간 불화가 있었던 것을 뒤늦
상사화 / 김보승 그대 향한 불꽃같은 사랑 하늘이 갈라놓은 운명인가요 무심한 神이시여 긍휼히 여겨 주소서 숨결 같은 사랑 목숨인 양 그리다가 혈관 같은 꽃대 상사화 피웠었나니 진정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면 애타는 사모의 정 구천의 원귀 되리 오! 일편단심이여! [시인] 김보승 부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부산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상사화는 꽃과 잎이 다른 시기에 피어 같이 만날 수 없는 꽃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연인 사랑을 주로 빗대어 표현한다. 사랑하면서도 함께할 수 없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죽어서 꽃으로 피어나 그립고 애타는 마음을 나타내었을까? 경제적으로나, 기후적으로 힘든 시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음이 더욱 소중함을 깨닫고 하루하루가 행복한 삶이 되길 희망한다. [시인/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영화 관람권 가격 인상을 짬짜미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18일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코로나19 시기 이후 가격 인상 과정에서 담합행위를 했는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국 영화산업 위기 극복 영화인연대(영화인연대)와 참여연대 등은 3사가 영화관람권 가격을 담합해 공정거래법을 어겼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들은 멀티플렉스 3사가 2020∼2022년 한두 달 간격으로 1만2천원인 영화관람권을 1만5천원으로 인상했다며 담합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내용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법 위반이 있으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더존테크윌(대표·김진호)이 ‘2024년도 개정세법 반영, 상속‧증여세 실무편람’ 16번째 개정판을 출간했다. 저자인 김완일·고경희 세무사는 상속세, 증여세를 다루는 세무사, 공인회계사 등 조세전문가를 비롯해 국세청 등 과세관청의 공무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좋은 출판사와 좋은 저자가 함께 만들어 내는 도서는 오랜 기간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게 되듯이 이 책이 ‘스테디셀러’로 정평이 나 있다는 것이 관련 출판업계의 평가다. 저자들은 국세청 현직시절에 상속세와 증여세 실무를 수행했으며, 국세종합상담센터에서 다년간 서면상담을 통해 얻은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공동저자들은 상호 보완적 관계에서 독자들에게 다양한 사례와 해설을 통해 납세자뿐만 아니라 과세관청의 조세행정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저자로서의 철학을 담고 있다. 국세청 세무조사관을 비롯해 기업체 실무자, 세무사, 회계사 등의 조세관련 전문가들에게 오랫동안 인정받고 사랑받아온 이유들이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개정판(2077 Page분량)은 ▲상속세와 증여세의 납세의무와 관련된 민법규정을 대폭 보완해 실무적용을 완벽하게 할 수 있도
봄의 연가 / 신향숙 내가 사랑한 황혼의 노을 느린 걸음 어설퍼 보여도 목련꽃 동산으로 초대한 당신 사랑합니다 사랑의 끈에 바람의 벗을 묶어 구룡산 마루 소나무 옆에서 온종일 미소 짓는 고운 당신 사랑합니다 시들어 가는 꽃 벚꽃이 곱게 핀 철쭉공원 소풍 길에 기꺼이 나서준 청룡 같은 당신 사랑합니다 흰 눈 소복이 쌓이는 날 발자국 희미해진다 해도 우리의 소풍이 끝나는 날까지 소중한 당신을 사랑합니다. [시인] 신향숙 경기 안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기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살면서 좋은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지만, 그 모든 과정을 헤쳐 나가며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동행할 수 있음이 행복이고 기쁨이다. 언제나 내 편이 되어 힘이 되어주는 사람, 흘러가는 세월 속에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물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오늘, 내 곁에 가까이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다. [시인/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子曰; “中庸之爲德也 其至矣乎 民鮮久矣.” 자왈; “중용지위덕야 기지의호 민선구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중용中庸의 덕德이 실로 지극하구나! 사람들 중에 이러한 덕이 드문지 너무 오래되었구나.” - 옹야雍也 6.27 여러분은 ‘중용(中庸)’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중용은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다는 뜻으로,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는 ‘과유불급’과 뜻이 비슷합니다. 다만, 중용은 조금 더 큰 의미로 해석이 됩니다. 즉 어떤 상황에서 ‘최적의 선택’을 하는 것을 중용이라고 보면 됩니다. 꼭 중간이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공자는 중용의 덕이 지극(至極)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중용의 덕을 실행하는 사람이 드물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당시 위정자들은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는 것에 골몰했고, 뜻이 있는 선비들은 잘못된 세상을 한탄하고 은둔했기 때문입니다. 공자는 그 중간에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세상을 바르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비록 우둔한 위정자나 마음에 들지 않는 세도가가 정치에 대한 자문을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제자들도 정계로 보내어 자신의
(조세금융신문=이현균 회원권 애널리스트) 최근 골프장 내장객이 감소하면서 골프산업의 피크아웃(peak out)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이하 협회)’가 전국에 운영 중인 6홀 이상 522개(회원제 152개, 비회원제 370개) 골프장의 2023년 내장객을 조사하여 2022년도와 비교한 자료를 보면 이러한 변화가 명확하게 감지된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골프장 내장객은 전국적으로 4772만여 명으로 2022년 5058만여 명에 비해 5.7%가 감소한 가운데, 지역별로는 전북이 –10% 하락한 것을 비롯해서 전남이 –7.6%, 강원도도 –6.5%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고 특히, 제주도는 –15% 하락으로 위기감이 남다른 처지인 듯하다. 그런데 협회의 자료를 지역별로 분별해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서울, 인천이 포함된 경기권은 –4.5%와 부산, 울산이 포함된 경남권은 –1.6% 내장객 감소로 전국 평균의 수치보다 비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타 지역권에 비하면 우려할 정도의 수준은 아닌 듯 하기 때문이다. 물론, 서울을 비롯한 지역 대표도시에는 골프인구가 집중되어 있고 중견 대기업들이 밀집되어 있다.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