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4.5℃
  • 맑음강릉 9.8℃
  • 연무서울 5.3℃
  • 맑음대전 8.7℃
  • 맑음대구 11.9℃
  • 맑음울산 11.9℃
  • 연무광주 9.0℃
  • 맑음부산 11.8℃
  • 구름많음고창 6.9℃
  • 맑음제주 11.0℃
  • 구름많음강화 2.9℃
  • 맑음보은 9.0℃
  • 구름많음금산 8.4℃
  • 구름많음강진군 10.6℃
  • 맑음경주시 12.2℃
  • 맑음거제 10.9℃
기상청 제공

식품 · 유통 · 의료

[단독] “최저가 아니면 행사 제외”…알리익스프레스, ‘갑질’ 의혹 [알리의 민낯①]

행사조건 ‘알리 내 최저가’ 명시…뒤에선 ‘다른 플랫폼 최저가’ 요구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 회사의 온라인 담당자 김모(36)씨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로부터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알리는 김씨 회사의 다른 플랫폼 판매 가격을 구체적으로 나열한 뒤 “행사에 참여하려면 무조건 다른 플랫폼보다 가격을 낮추라”고 압박했다. 알리는 가격 인하가 될 때까지 행사 참여를 막았다. 김씨는 “당초 알리가 제시한 행사 참여 조건은 알리 플랫폼 내의 최저가”라며 “규정에도 없는 다른 플랫폼 최저가를 강요하는 것은 ‘갑질’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중국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이하 알리)가 국내 e커머스 시장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상 ‘갑(甲)’의 지위를 가진 알리가 ‘을(乙)’인 입점 업체를 상대로 가격 결정에 관여하는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저가 강요’는 경영간섭행위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 요기요, 카카오, 쿠팡 등 국내 유통 플랫폼들이 시장을 독식하기 위한 과거의 ‘반칙 행위’를 중국 기업 알리가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조세금융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알리는 일부 입점 업체를 상대로 ‘천억 페스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네이버, 쿠팡, G마켓, 11번가 등 국내 e커머스 플랫폼과 동일 혹은 더 낮은 수준의 가격을 맞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업체들은 준비했던 행사 참여를 미루거나 알리의 압박에 가격을 낮췄다. ‘을’인 입점업체 입장에서 ‘갑’인 알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격 인하를 요구 받지 않은 업체도 ‘무자격’ 등 불분명한 사유로 행사 참여에 제한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행사 배제를 내세워 다른 플랫폼보다 무조건 가격을 낮추라는 일종의 ‘갑질’이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 행사조건 ‘알리 내 최저가’ 명시…뒤에선 ‘다른 플랫폼 최저가’ 요구

 

‘천억 페스타’는 알리의 주력 행사다. 알리는 한국 전문관 ‘K-Venue(케이베뉴)’에 입점한 삼성전자, CJ제일제당, 유한양행, 농심, 동원, LG생활건강 등 국내 주요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자사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면 누구나 ‘천억 페스타’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문제는 알리가 명시적으로 밝힌 행사 조건에는 다른 플랫폼보다 가격이 낮아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는 점이다.

 

알리의 판매자 계정 및 프로모션 가이드에 따르면 ‘천억 페스타’ 참여 조건은 ▲최근 90일 스토어 평점 92% 이상 ▲최근 90일 DSR 상품 평점 4.2 이상 ▲무료배송 ▲(알리 내) 최저가 등이다.

 

입점 업체들이 주목하는 건 ‘최저가’ 부분이다. 알리 내부 행사 규칙 및 웨비나에 참석한 업체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최저가는 ‘알리 내 최저가’로 명시되어 있다.

 

알리가 다른 플랫폼 최저가를 요구했다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 알리의 ‘최저가 강요’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면 관련 사안을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플랫폼, 행사 조건 충족 시 누구나 참여 가능

 

유통업계는 플랫폼 기업이 공식적으로 공지한 행사 참여 조건을 무시하고 다른 조건을 내건 사례는 드문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행사 조건에 대한 공지는 플랫폼 기업과 입점 업체(소비자) 간 일종의 약속으로, 이를 어기는 것은 위법 여부를 떠나 신뢰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달 초 유사한 행사를 진행한 G마켓‧옥션의 ‘빅스마일데이’ 참여 조건은 집계 기간(8월 19일~8월 25일) 내의 최저가 유지다. 여기서 최저가는 G마켓‧옥션 플랫폼에서의 최저가를 뜻한다. 비슷한 시기에 ‘2024년 추석 프로모션’을 진행한 11번가는 행사 신청 기간 3주전에 11번가 플랫폼 내 평균가만 유지하면 누구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국내 e커머스 플랫폼과 달리 유독 알리만 규정에도 없는 행사 조건을 제시하며 입점 업체를 상대로 횡포를 부리는 모습이다.

 

알리 관계자는 “알리는 판매자들이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천억 페스타', '그룹딜' 등 다양한 프로모션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셀러들에게 시장 가격 이하로 가격을 책정하도록 강요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