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태효 기자) 두산이 ‘동대문 상생’을 면세점 사업의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면세점에서 나오는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두산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K브랜드 글로벌화를 면세점 운영의 두 축으로 삼겠다”며 “5년간 거둘 영업이익의 10%는 순수 기부금으로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별도 재원을 들여 중소·중견기업을 비롯해 협력사 및 중견면세점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동 사장은 “동대문 상권은 한 때 시장 규모가 18조~20조원에 달했는데, 어느덧 12조원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며 “주변에 밀리오레와 광장시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같은 좋은 재료가 살아있기 때문에 면세점 영업이익을 투자하면 인근 상권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대문 상권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연간 710만명으로 명동의 80% 가량인데 반해, 이들이 실제로 쓰는 돈은 명동의 30% 수준”이라며 “이 지역만의 특색있는 상품이나 브랜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매년 국내 브랜드를 30개 이상 발굴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K브랜드를 알릴 계획이다.
동 사장은 “그동안 두타가 발굴한 국내 신진 디자이너가 160명에 이른다”며 “두산이 선택한 유망 디자이너 브랜드를 면세점에 입점해 외국 관광객에 선을 보이고, 이 브랜드가 인기를 얻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면세사업의 책임을 맡은 이천우 두산 부사장도 “기존의 면세점과는 달리 전혀 다른 콘셉트의 면세점을 우리나라에 보이려 한다”며 “기존 면세점은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판매하는 영업구조인데, 두산면세점은 뷰티·컬쳐·푸드 등 국산 브랜드를 40%(면적비중) 가량 배치해 세계시장에 내놓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부사장은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큰 만큼 독점 여부를 따지지 말고 수출기업으로 봐달라"는 롯데 이홍균 대표의 호소에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롯데가)면세사업을 수출사업이라고 하는데, 진정한 수출은 국내 제품을 발굴하고 개발해 해외관광객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면세점들은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영업 구조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국산브랜드 글로벌 판로 지원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 외에도 두산은 신규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일자리를 잃게 될 경쟁사 직원들에 대한 고용 및 특허를 잃은 사업장 관련 협력사의 인력·설비를 최대한 흡수할 계획이다.
동 사장은 “면세사업부 직원은 전원 정규직으로만 채용할 것”이라며 "소외·취약 계층을 10% 이상 채용하고 청년 고용 비율을 46%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존 사업자와 거래하던 협력사와 최대한 이어서 거래를 함으로써 협력사들의 비즈니스 손실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기존 물류사업자의 설비와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안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입찰에서 사업권을 따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8월 발족한 태스크포스(TF)팀은 해체되지 않을 방침이다. 동 대표는 또 “이번에 두산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지 못하더라도 될 때까지 도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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