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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이슈체크] 교보생명, 교보문고에 역대급 ‘현금실탄’ 충전...배경은?

8년 만에 자본투입…마이데이터 신사업 강화 교두보될까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교보생명이 자회사인 교보문고에 15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서점들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인 교보문고도 고전을 면치 못하자 결국 모회사인 교보생명이 실탄을 긴급수혈한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교보생명의 자본 투입을 두고 두 가지 시선이 공존한다. 교보문고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의 ‘급한 불 끄기용’이라는 해석과 마이데이터 사업 확장을 위해 발편 마련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달 23일 교보문고에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교보생명이 교보문고에 출자하는 것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교보문고는 통합물류센터 구축 목적으로 2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 수익보다 공익성에 무게…선친 유훈 담겨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점업계에 닥친 위기감은 매우 커진 상태다. 서점업계 3위인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던 서울문고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결국 지난 6월 부도처리 됐다.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교보문고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올해 상반기 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역시 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재무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더 큰 문제는 오프라인 서점 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교보생명은 지금 같은 시점, 교보문고에 통 큰 지원을 결정한 걸까.

 

두 가지 이유가 추론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교보문고가 그룹 내 상징적인 의미를 담당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교보문고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부친인 故 신용호 창업주의 신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신 창업주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철학에 따라 교보문고가 적자를 내더라도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문고 운영 자체가 수익성 보다는 공익성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 ‘문화+금융’ 마이데이터 추진

 

하지만 비단 교보생명이 교보문고에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한 것은 해당 자회사가 신 회장 부친의 유훈이 깃든 ‘아픈 손가락’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7월 보험사 중 최초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았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보험, 카드사 등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아 스스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허가를 받은 업체는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상품 추천, 투자자문, 대출 중개 등 개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교보생명은 일찍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에 공을 들인 만큼 청사진도 확실한 상태다. 오는 2022년 1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때 다른 금융사와의 차별점으로 강조하는 것이 바로 ‘문화적 DNA’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본허가 획득에 대해 “본업에서 갖고 있는 금융·건강 분야의 경쟁력 외에 교보문고, 문화·교육 재단, 광화문글판 등 당사가 보유한 문화적 DNA를 활용한 차별화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교보생명이 교보문고를 활용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화와 금융을 아우르는 마이데이터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번 대규모 투자가 마이데이터 신사업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교보문고는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된 자금을 이용해 온라인 사업 기반을 확충하는데 적극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류센터 등 기존 사업의 인프라 확충은 물론 디지털 기반 미래사업 추진에 자금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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