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교보생명이 내년 하반기 금융지주사 설립을 목표로 속도를 내는 중이다.
그러나 교보생명의 2대 주주인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풋옵션’ 분쟁 관련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이런 상황이 결국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교보생명은 대체자산운용사인 파빌리온자산운용 지분 100%를 인수하고 인수대금 전액 납입을 완료했다.
파빌리온자산운용은 ‘교보AIM자산운용’이라는 사명으로 새출발하며, 초대 대표는 부동산‧대체투자 전문가인 강영욱 전 교보리얼코 대표가 맡았다.
파빌리온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 설립됐으며 바이아웃투자, 부동산, ESG 등 다양한 영역에서 투자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특히 파빌리온자산운용은 부동산 개발은 물론 대출형펀드 및 금융자문에 이르는 부동산 관련 투자 영역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교보생명은 파빌리온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그룹 계열사와 운용 노하우를 공유, 펀드상품과 특화 서비스를 개발하고 향후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 시장에서 그룹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간 교보생명은 관계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각종 사업포트폴리오 확정에 주력해 왔으며 이번 운용사 편입 역시 결이 같다.
강영욱 교보AIM자산운용 초대 대표는 “교보생명의 경영철학을 구현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산운용사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지속성장 가능한 회사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취임 포부를 전했다.
◇ 교보-어피니티 갈등 '숙제'
금융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2월 9일 정기 이사회에 지주사 설립을 추진하는 안건을 상정하며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교보생명은 2005년부터 지주사 전환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적으로 논의를 시작한 것은 18년 만인 셈이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주요한 배경은 인구구조변화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각종 법규상의 제약이 생겨나면서 현재의 교보생명 중심 지배구조로는 그룹의 장기성장전략 수립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생명보험을 중심으로 증권, 자산운용 등을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관계사간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먼저 인적 분할을 실시, 보유 자회사 주식 및 현금 등을 분할해 지주사를 신설하고 기존 교보생명 주주에게 신설 지주사의 신주를 교부한다. 이후 교보생명을 지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지주사가 유상증자를 결정해 신주를 발행하고 해당 신주에 대한 납입금 대신 교보생명 주식을 현물로 출자받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을 결정하면 주주총회 특별결의에서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내야 하는데, 현재 교보생명과 법적 분쟁중인 어피니티컨소시엄의 재무적투자자(FI)가 교보생명의 지분 24%를 가지고 있다.
컨소시업에는 어피니티, IMM PE, 베이링PEA, 싱가포르투자청 등이 참여했고,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할 때 지분을 매입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교보생명이 투자금을 유치한지 3년째인 2015년 9월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했고 이후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교보생명 측은 옵션가격을 두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현재까지도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즉 어피니티컨소시엄의 동의를 받아야만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이 가능하다. 현재로선 동의를 받아내기가 녹로치 않은 상황이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을 목표한 기한 내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교보생명은 금융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 추진이 시작 단계에 있으며 어피니티 측 동의 및 협조가 꼭 필요한 만큼 관련 사안에 집중하고 있고, 어피니티를 비롯해 다른 주주들도 설득해 나가겠단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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